여차저차해서 저녁 때는 처음으로 방문한 모래내시장의 전라도 식이네집. 


6시 반 쯤 넘어 도착했는데 이미 판 정리해 가시는 고수들의 테이블이 두어개. 한 테이블은 홍어삼함이고 한 테이블은 옻오리탕인 듯.


가격이 조금씩 올라 이제 전체적으로 한 그레이드 올라가버렸습니다. 멀쩡히 있는 가격표가 별로 없네요.


저녁에 왔겠다 두려움 없이 삼겹살 시킵니다. 이게 3인분.

워낙에 뚝뚝 잘라 고기덩이가 크긴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깔리는 게 기본.


깻잎, 젓갈로 삭힌 고추, 총각김치, 배추짐치(O) 김치(X).


처음본 이 반찬은 고추 튀김? 볶음? 매운 땡초 고추를 말려서 볶은 듯 매콤한 뒷맛이 일품입니다.

아아 이런 반찬 정말 쓰러지죠.


가지나물. 나중에 더 청했더니 다 떨어져서 없다고.


그리고 청국장 따라 나옵니다. 이러고 보니 뭔가 일미집과도 비슷한 느낌적 느낌. 그러나 터프함의 차원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청국장이 엄청 쏘고 냄새나고 그렇단 얘긴 아님.


삼겹살은 가마솥뚜껑에


준 프로의 솜씨


그리고 이 집 삼겹살을 먹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인 파무침이죠. 파란 부분 안 쓰고 총백만 곱게 썰어 매콤하게 무쳐냅니다.


다른 메뉴를 시킬까 닭내장탕 집 같은 데로 2차를 갈까 하다가 결국 삼겹살 1인분 추가. 어째 추가해주신 데가 더 때깔이 곱네요.


그리고 식사 아구탕 하나 시켰더니 새로운 반찬이 또 등장.


열무 좋죠. 열무도 오이소박이도 최근 담근 상큼한 맛.


아이고 1인분 아구탕이 이렇게 멋지게..


잘 먹는 저희가 이뻤는지 배웅까지 나와주신 이모님. 서빙 보시는 이 분만 뵈었었는데 알고보니 안 쪽 주방 보시는 두 분 사장님이 연배도 그렇고 포스도 만땅이시더군요.


이제 다 이루었도다. 아 홍어애탕 빼고요.




홍콩에 왔으면 홍콩식 바베큐를 먹어야죠. IFC 몰에서 바로 길 건너 블록에 있고 평도 좋고 해서 점심으로 찾았던 캄와.


그런데 가게 안이 정전 -_-;;


그래서 점심은 침차이키에서 국수 먹고 이번엔 저녁에 왔습니다. 한글식으로 읽으면 금화, 무려 유한회사네요. 캄와샤오라, Golden china restaurant 등 이름도 많습니다만 여튼 주빌리 스트릿의 캄와 바베큐입니다. 캄와 카페 아니예요.


좋은 위치에서 다양한 바베큐를 취급합니다. 의외로 이런 집들은 뉴욕이나 샌프란 차이나타운이 더 한 군데 모여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갈색은 바베큐, 노란색은 찐 거죠.


내부는 그냥 중국집 분위기. 에어컨은 나옵니다.


수없이 많은 메뉴 중 가장 중요한 페이지. 121과 122 시켰는데 오늘은 애저 (Suckling pig) 가 없다고.. 그래서 119번의 거위 다리에 찐 닭 추가하고 122번 시켰습니다. 덮밥 한그릇에 8천원에서 만사천원까지 하니 싼 곳은 아닙니다.


그래서 나온 거위다리와 닭고기 덮밥.


딱 적당히 밥 다 먹을 수 있을만한 간과 소스양으로 나옵니다. 

거위도 거위지만 스팀드 치킨 참 맛있네요.


이건 다섯가지가 올라간 덮밥. 피딴이 아니라 소금계란이 나온 게 특이.


이것도 좋네요.


완탕과 새우만두가 들어간 누들도 시켜봅니다. 이 누들 가격만 봐도 침차이키보다 조금 더 비싼 집이란 걸 알 수 있죠. 국물은 좀 더 마일드하고 시원한 느낌.


다음번엔 완차이 가서 Kam's Roast Goose 를 꼭 가봐야 겠습니다. 그 전에 이 집 애저 먼저 먹어보고..




엄청 더운 와중에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더 덥다고 하는 홍콩과 싱가폴에 다녀왔습니다. 


홍콩에서 점심은 누들. 홍콩역에 내려서 IFC 지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타고 두어칸 올라갑니다.


소호의 아래쪽인 웰링턴 스트릿에 있는 침차이키 沾仔記. 딱 점심시간이긴 한데 일요일이라 줄이 그렇게 길진 않았습니다. 줄도 빨리빨리 줄어드는 편.


바로 건너편의 맥스 누들은 널널하네요. 여긴 싱가폴에도 똑같이 있어서 어디서 먹을까 했는데 결국 못 먹고 말았다는.


미슐랭이 줄줄이.


알았어 알았다고.


가게 내부는 아주 좁지는 않으나 아주 빼곡하고 합석은 기본.


그렇다고 지저분하고 그렇진 않아요. 딱 봐도 주인아저씨가 귀에 리시버 꽂고 정리 딱딱 하셔서 그런지 서빙도 매끄럽습니다.


원래 수저용으로 나온 통은 아마도 아닌 듯 한데.. 뭔가 딱딱 맞아들어갑니다. 한 테이블에 비치된 스푼과 젓가락 양이 ㅎㄷㄷ.


영문/일어 메뉴.  완탕/어묵/쇠고기의 세가지 토핑과 에그누들/넙적한국수/가는국수 의 세가지 조합으로 보시면 됩니다. 토핑 하나면 오천원 안 쪽. 두가지나 세가지 토핑도 가능하고 그럴 때마다 7-800원 쯤 추가.


음료수는 1,400원씩. 뭔가 미묘하게 한국스러운 가격이네요.


반찬으로 시킨 유채 굴소스.3천원 좀 넘는 가격인데 저는 원래 이런 중국식 야채 좋아하는지라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볶음 요리가 없는 가게 특성상 육수에 데쳐 소스 얹어 나옵니다.


어묵 토핑 누들. 저는 무조건 에그누들.

생각보다 어묵이 너무 커서 약간 놀람. 어묵 맛이 한국 시장 어묵이랑 아주 많이 비슷해서 깜놀.


쇠고기 토핑입니다. 중국집에서 우육 주문했을 때 나오는 몰랑몰랑한 느낌의 쇠고기. 질기지는 않아요.


정작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완탕면은 미처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그런데 슬쩍 본 한자 메뉴가 뭔가 외국어 메뉴와 다른 느낌이 들어서 자세히 살펴봤더니

상탕면이라고 쓰인 16불짜리 메뉴가 있네요.


시켜봅니다.


역시나 외국인 메뉴에 빠져있었던 것은 토핑 없는 기본 국수입니다. 16불이니까 우리돈으론 2300원 쯤이고 토핑 있는 놈들의 절반 가격. 간식으로 먹기엔 일인당 이거 하나면 충분할 듯. 3명 이상 가면 저는 완탕 토핑 하나하고 나머지는 이거 시켜서 완탕은 나눠먹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 에그누들로 만든 완탕 누들 숲 정말 좋아해서 뉴욕/샌프란시스코/시카고 등 차이나타운 있는 온갖 도시에서 먹어봤는데, 이제야 홍콩 원조를 먹어봅니다. 국물이 어떨 땐 진하고 어떨 땐 어떻고 하지만 이 가격에 이 퀄리티면 뭐 당연히 훌륭하죠.


바로 앞에 요새 날린다는 커핑룸. 하지만 점심엔 2층을 식사 손님에게만 열어주는 관계로 테이크아웃만 가능합니다. 이 더위에 소호에서 뜨거운 커피 들고다닐 이유는 없으니 패스.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는데 합정 동무밥상에 냉면 먹으러 갑니다.


이 사진은 초봄의 방문 사진. 


사장님 얼마전 방영된 냉면 다큐멘터리에도 나오시더군요. 요즘 보면 이 때보다 훨씬 살이 빠지셨어요.


12시 어림에 도착하니 10분 정도 줄을 서서 입장했습니다. 당연히 만석이긴 한데 생각보단 그래도 극악의 줄서기는 아니네요. 요샌 너무 더우니 아예 웨이팅 예상되는 냉면집은 아무래도 좀 덜 가게 되는 건가.

가게가 좁아서인 듯 한데 기다리는 분들이 가게 실내로 들어오는 걸 아주 싫어하십니다. 누가 나 밥 먹는데 언제 일어나나 쳐다보고 있는 게 기분 좋을 사람은 없겠죠.. 아무리 더워도 기다리는 건 밖에서라는 건 각오하고 가셔야 할 듯.


안쪽으로 주방이 있습니다. 사장님 가장 안쪽에 자리 지키고 계십니다.


메뉴. 문배주 가격이 약간 오른 외에는 겨울과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어찌 보면 동무밥상의 가장 큰 미덕이 나름 저렴한 가격일지도. 냉면 가격이야 딱히 싸다고 하기 그렇지만 이런저런 곁들임이 저렴한 편이죠.


8천원짜리 만두는 여섯 알.


크기도 적당하고 피는 아마도 공장제일 듯? 그런데 소의 간과 육향이 꽤 셉니다. 전 마음에 들었고 슴슴한 만두는 절대 아님.


평양냉면 곱배기 (12,000원) 얼마전 경향신문에서 낸 인터랙티브 기사 랭면의취향 에 보면 여기가 염도는 거의 탑에 가깝게 세고 당도는 평균 아래로 나오던데 실제로 짠 맛이 도드라지는 육수입니다. 단맛 감칠맛 다 적고 신 맛도 거의 없어요.


육수는 그렇다 치고 면발은 정말 제 취향 아님. 까슬까슬하거나 구수한 느낌이 제게는 적고 그냥 중면같은 느낌. 오늘 확인해보니 지난 방문에서는 좀 덜 삶아진 게 맞는 듯 하네요.


취향의 차이가 있는지라 제 발로 가라면 다른 떠올릴 곳이 많지만 누가 가자면 별 불만 없이 따라갈만한 곳입니다. 그건 그렇고 최근 몇 년 새 평양냉면집이 정말 많이 생기긴 생겼더군요. 



현지인 덕분에 방문했던 티그리스에 미슐랭 마크가 붙어있는 걸 보고 주변에 있는 미슐랭 레스토랑을 찾아보다 눈에 띈 곳에 점심하러 갑니다.


페스트에서 슈체스니 다리를 건너 부다 올드타운 아래쪽 다뉴브 강변입니다. 보시다시피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BOR 는 헝가리어로 와인이라지요.


오늘의 목적지는 이곳입니다. 하필 가로등에 상호가 가려서 안 보임. 


ZONA 라는 곳입니다. 영어로 하면 ZONE 이란 뜻이라네요. 차양을 보니 비라도 오면 좀 더 펴는 듯.


한 달에 한 번은 재즈 공연도 있는 모양. 옆에 있는 칠판의 reggeli 는 아침식사란 뜻입니다.


내부는 생각보다 높고 넓고 합니다. 흔들린 사진 죄송.


안쪽으로 꽤 깊게 건물 반대쪽까지 모두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날씨엔 자리가 있으면 밖에 앉아야죠. 웨이터 외모 수준과 딱 봐도 관광객인 손님들.


테이블 위에 메뉴.


퀵런치라고 해서 각각 세가지 요리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디저트까지 하면 14,000원 정도이고 디저트 빼면 12,000원 정도. 전 디저트 빼고 주문합니다.


그리고 스타로프라멘 생맥주 한 잔. 큰 잔이긴 했지만 오천원 가까이 했으니 자리값도 들어간 듯.


스타터로 고른 삼겹살과 염소치즈구이, 파프리카 샐러드.


허브 향이 생각보다 잔잔하고 좋습니다. 염소치즈는 향이 강하진 않고 살짝 구워진 불맛이 인상적.


삼겹살은 우리나라 족편처럼 차게 냈네요.


그리고 메인은 푸아그라 쇠고기 포르치니 버섯의 리조토.


리조토스럽게 우리 기준으로 살짝 덜 익혀 낸 밥은 따로 조리해서 냈습니다.


푸아그라를 익히니 아무래도 식감은 좀 퍽퍽하긴 하네요.


뭐 잘 보이진 않지만 다뉴브 강가 입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부다페스트 물가에 비해 저렴한 곳은 아니지만 유럽 관광지 중심부에서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식사면 나쁘지 않은 듯 합니다. 주변에 있는 여러 식당들도 이런 저런 특색은 있겠지만 큰 차이는 없을 듯 싶어요.




굴라쉬도 딱 한 번 먹은 부다페스트에서 제가 유일하게 두 번 먹은 음식은 베트남 쌀국수입니다. 처음엔 호텔 부근의 Quan Non 이란 곳에서 먹었는데 사진은 없고 여기가 두번째로 간 압솔루트 포.


그 유명한 Goszdu Udvar 주변에 있고 딱히 대단한 간판이나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러고보면 이 주변이 타코집이니 쌀국수집이니 케밥집이니 하는 게 많은 나름 먹자골목. 서울로 치면 홍대 외곽 합정역 정도 되려나요.


이 부근 가게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많이 캐주얼하고 연남동 스러운 실내. 강변과 올드시티 주변은 안 이렇죠.


공간도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이 때가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손님도 별로 없고 상관은 없지만 저는 쫄딱 젖은 상황이었습니다. 갑자기 비를 피하러 들어갔던 szimpla 란 곳이 참 멋지긴 했어요.


6시까지의 메뉴. 대략 곱하기 4 하시면 원화로 나옵니다. 13번이 소고기 쌀국수인데 큰 게 7천원 정도 하는 거죠? 


77번 제육볶음??


저녁 6시가 넘으면 팔린카 라는 헝가리 술을 주로 파는 모양입니다. 이 동네가 술 안 팔 리가 없지요.


7천원짜리 쌀국수.


레몬 고수와 아주아주 매운 고추.


고기 실하게 들었습니다. 대짜라지만 우리 식으로 치면 보통보다 약간 많은 정도.


면발은 약간 우리나라 칼국수에 더 가까운 느낌.


고기 양도 고기 양이지만 국물이 장난 아니네요. 여기에 고추 탁 털어넣어 먹으니 해장 만빵입니다.


부다페스트 쌀국수가 한국보다 맛있는 듯.




내부순환로 길음램프 주변에 위치한 동일하이빌 1층에 못 보던 치킨집이 생겨 한 번 가봤습니다.


바른치킨이라는 프랜차이즈인데.. 


기름 한 통으로 치킨 58마리만 튀긴다고 홍보중이네요. 그래서 58.


지하에 이마트도 있고 한 큰 주상복합의 1층인데 여기가 유일한 통로라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여름엔 바람길이 명당. 물론 에어컨 빵빵한 실내도 좋지요.

이 주상복합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는 듯.


이런저런 메뉴들.  저가로 승부하는 집은 아니고, 배달은 잘 모르겠네요.


하이네켄 댓병이 오천원이면 카스와 같은 가격. 아래 행사도 꽤 괜찮을 수도.


떡 뻥튀기가 특이.


기대만큼 시원하진 않던 하이네켄. 허긴 하이네켄은 시원한 맛에 퍼 마시는 맥주는 아니니깐..


반반입니다. 순살은 안 먹는 관계로 16,900원


감자튀김도 먹을만해요.


겉은 바삭하면서 안은 촉촉. 기름이 깨끗하고 말고를 떠나서 잘 튀겨진 치킨입니다. 널린 게 치킨 집이지만 이 정도로 맞춤하게 잘 튀겨진 치킨은 또 오랜만. 파우더/튀김옷이 그렇게 두껍지는 않은데 현미라고 하는 쌀 알갱이가 들어가서 조금 느낌이 독특합니다. 이건 고소하다고 느끼실 분도 있고 거칠다고 느끼실 분도 있을 듯.


저녁에도 더운 요즘 바람 선선하게 불고 치킨 잘 튀기고 가게 깔끔하고 원한다면 하이네켄 병맥도 마실 수 있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뭔가 고기를 먹자 라고만 하고 저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가자는 대로 가게 된 합정뒷고기.


뒷고기하면 전에 한남동에서 우연히 들른 곳에서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삼겹살이니 목살이니 하는 유명한 부위는 아니지만 구워먹을 수 있는 자투리 고기들을 모아서 내면서 '뒷고기'라고들 하지요. 


http://binaural.tistory.com/302


위치는 합정옥과 가깝습니다. 합정옥의 앞집 옆집 정도. 

빌딩 이름 좋네요. 코너 양면으로는 벽이 없는 시원한 구조. 그래도 냉풍기도 있고..


메뉴는 이게 거의 다 입니다. 심지어 술은 메뉴 자체가 없음. 소주 4천 맥주 4천 클라우드 5천 칭따오 7천입니다.


밑반찬 깔립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파무침.


제일 비싼 이베리코 모듬 한 판. 그래봤자 4만원 돈 정도 되나요. 6백그램이라는데 달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오른쪽 넓은 것도 그렇고 왼쪽 위도 그렇고 갈비쪽 살인 것 같죠? 가운데 위쪽은 정말 뒷고기 타입이고.. 아래 가운데가 삼겹살이고 왼쪽 아래가 목살이라는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돼지와는 크기 자체가 차이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고기 상태는 해동으로 보임. 냉동상태나 살짝 녹은 상태에서 커팅한 걸로 보이죠?


목살과 삼겹살 올립니다. 갖고 오시면서 자동 기계로 뭘 갈아서 뿌려주십니다. 


이베리코 돼지가 4대 진미 어쩌구는 다 마케팅이자 구라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냥 '수입 돈육' 보다는 좀 나은 맛입니다. 

사실 도토리만 먹여 키운 스페인 토종 흑돼지 이베리코 베요따 여도 삼겹살 갈비살 이런 냉육 못 만드는 부위는 현지에선 저렴하지요. 최고급 돼지도 삼겹살은 백화점에서 백그램 오백원 남짓 합니다. 그래도 스페인 사람들 돼지는 목숨걸고 키우기 때문에 겁나 맛있어요.


요는 '이베리코' 어쩌구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았다는 말씀.


이건 그냥 뒷고기 한판 600그램 29,000원. 이건 딱 봐도 냉장이네요. 그러나 뒷고기라고 할 만한 건 몇 점 정도고 삼겹살 목살 갈매기 항정살 등의 모듬. 그냥 돼지 모듬 한 판이군요.


이렇게 남녀 포함 4명이 식사도 찌개도 추가 안 하고 풍족하게 먹었으니 가격도 그렇게 나쁘지 않고 맛도 나쁘지 않은 듯 합니다. 가게 분위기도 그렇고 이 동네에서 돼지고기 구우려면 생각날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동네가 돈사돈에 합정옥에 합정고깃집에.. 강자들이 줄줄이 있는 곳이라는 점도 포인트.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치면 네이버 검색에 주르르 나오는 까마귀 식당 (정식 이름을 번역하면 '장님 까마귀' 더군요) 이니 멘자 니 갈 생각은 없고.. 현지인 추천으로 찾아간 레스토랑입니다. 모던 헝가리안 퀴진 정도라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리 모던하진 않았던 Tigris. 호랑이라는 뜻이랍니다. 위치는 다뉴브 강에서도 가깝고 이슈트반 성당에서도 가깝고 한 올드타운 중심가의 이면도로변.

위치가 위치인지라 항상 주차 차량이 많습니다. 외관 사진 제대로 나온 게 별로 없어요.


2009년부터 10년째 미슐랭 추천. 별을 받거나 그런 건 아닌 듯 하고요.


저녁이 되니 만석이 되는 실내. 저 서버 여성분이 저희 테이블 담당해 주셨는데.. 미인이셨는데 사진이 잘 못 나왔네요. 


예약해 둔 테이블에 앉아 입구 리셉션 쪽을 찍어봅니다. 약간 흐리고 가끔 빗방울도 뿌리는 날씨였어요.


메뉴판입니다. 딱 보면 나오지만 푸아그라가 가장 장기인 식당. 헝가리는 프랑스에 이어 전세계 2위의 푸아그라 생산국이고 그래서 거위나 오리의 생산량도 많답니다. 가격이야 당연히 프랑스보다 싼 거고.

9만원짜리 풀 코스 메뉴가 있지만 저희는 단품으로 갑니다. 맨 아래 써 있지만 와인리스트도 나름 이 집의 자랑입니다.


빵. 안 먹어서 맛은 모릅니다. -_-;;


서비스 아뮤즈 부쉬. 뭐였더라..


헝가리 와서 굴라쉬를 한 번도 못 먹어봐서 굴라쉬를 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먹은 게 헝가리에서 먹은 유일한 굴라쉬.

나름 고급식당이라 건더기만 접시에 담아 낸 후 자리에서 수프를 부어줬는데 수프 부은 후에 사진을 찍었네요.


대충 요런 건더기가 들었습니다. 굴라쉬의 풍미를 내는 파프리카 자체가 우리 고추랑 친척인지라 한국 음식과 비슷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맛은 맵지 않은 고추장 찌개 맛? 발효 단계가 없기 때문에 그런 맛도 없습니다.

호기심에서 이거 맵게도 되냐고 하니 엄청 매울 거라며 빻은 물고추 비슷한 걸 조금 주셔서 섞어봤습니다. 농담으로 '죽지 말라'고 하던데 정말 맵긴 맵더군요. 매운 맛을 더하니 발효된 장맛이 없는 차이가 좀 더 확실해집니다.


오늘 페어링은 모두 토카이 글라스로 했습니다. 드라이한 푸르민트도 마시고 좀 더 단 아쑤도 마시고 했는데 사진으로 남긴 것은 이 사모로드니. 아쑤는 100% 귀부포도 (세균으로 말라붙은 포도) 로 만들고 사모로드니는 아쑤와 일반 와인을 섞는다는데 사모로드니 중 좋은 것은 가성비가 아쑤보다 월등하다고 하네요.


태극기 아니고요.. 나름 272 병 중에 고유넘버 92번.


푸아그라 셀렉션 22유로. 이 4가지가 모두 푸아그라입니다.

각각의 조리법으로 나온 푸아그라의 맛도 맛이지만 천상 궁합인 토카이와 만나니 입 안에서 맛이 폭발합니다. 뭐라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핑크' 라고 표현한 정도로 나온 오리 가슴살. 제가 먹어본 오리 중 가장 훌륭한 뀌숑. 


테이블 바로 옆에 줄지어 있는 토카이들. 보통 로컬 주류의 경우 면세점보다 현지 샵이 더 비싼데 헝가리 사람들은 토카이도 해외 나갈때 면세점에서 산다네요. 가지고 들어오는 건 자기 능력 -_-;;


혹시라도 토카이 와인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푸아그러, 혹은 미식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부다페스트에서 꼭 들러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일단 프랑스에 비해 말도 안 되게 저렴하니까요,.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다시 갑니다. 도착한 것은 토요일 늦은 밤.


체크인하고 대충 정리하니 벌써 일요일로 넘어온 새벽 1시. 잠도 안 오고 해서 바와 술집 많다는 곳으로 나가보니 세상에 여긴 사람 바글바글하기가 홍대보다 더 하네요.

고즈두 우드바르. 부다페스트 방문하시는 분들은 저기 이름 꼭 외워서 가세요.


길거리 구경 사람 구경 하며 돌아다니는 와중에 어디서 많이 본 가게가 보입니다. 레스토랑 스피노자.

박정현 별로 안 좋아해서 제대로 보진 않았는데 이 길은 오며가며 본 듯.


스피노자 카페/레스토랑 지하에 있는 람파스가 문제의 그 곳.


맞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갑니다.


새벽 한 시 넘어서 테이블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라이브도 이 시간엔 안 하는 듯.


그러나 카운터엔 사람이 바글바글합니다. 사진 오른쪽으로는 피아노도 있습니다.


바텐더 이름은 마씨. 엄청 바빠요.

여기서 술 사서 계산하고 홀에 가건 바에 가건 스툴에 가건 자유롭게 마십니다.


무대는 이쪽이 아니라 홀 쪽으로 있습니다. 프로그램 중의 공연 장면 캡처.


1포린트가 4원 정도입니다. 생맥주 오백 한 잔에 헝가리맥주는 2천원, 체코 맥주는 2천4백원.

안주 이런건 시킬 분위기도 아니고 주문도 안 받습니다. 나중에 또 왔을 때 보니 한 봉지 오백원에 짭짤한 막대 과자 같은 거 팝니다.


제가 평생 마셔본 생맥주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던 스타로프라멘. 이게 2,400원.


스피노자 카페랑 뭔가 연관은 있는 듯.


머나먼 부다페스트에서 만난 반가운 가게였습니다. 부다페스트 있는 동안 몇번 더 다닌 참새방앗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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