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설고기집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홍대입구역에서 걸어가니 꽤 머네요. 


보보호텔 사거리에서 성서초등학교까지 이르는 길을 잔다리로 라고 하더군요. 서교동의 북쪽을 반으로 나누는 이 길이 어쩌면 이 동네에서 가장 개발이 덜 되고 있었는데 이제 진진을 비롯해 감각있는 카페들도 들어서고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컨테이너로 지은 카페 건물 보고 깜짝 놀랐다능. 이 길의 강점은 길가에 유료노상주차장이란 것.


공통된 부분은 지난 사진 재활용.





이 집 배추김치 맛있다던데 다 떨어지신 듯.


오늘은 안심을 시켜봅니다. 2인분.

1cm 조금 안 되는 두께로 나옵니다. 여전히 하얀 가루 ㅋㅋ


숯은 여전히 좋았고, 구워봅니다.

정~말 연합니다. 살짝 불판에 붙었는데 그거 떼어내다가 고기가 찢어질뻔. 창고 고기보다 더 연한 듯. 등심과 마찬가지로 싱겁지 않아요.


갈매기살 2인분.


미국산이긴 한데 별 냄새 없고 씹는 맛 적당하고 좋네요.


여기에 주물럭 2인분 + 김치찌개로 4명이 마무리. 미국산 차돌박이는 별 관심없으므로 이제 이 집에서는 치마살 정도 제외하곤 다 먹어본 듯 합니다.


접근성/분위기를 제외하면 한우 등심 안심, 미국산 주물럭 모두 훌륭한 고기집입니다. 정작 동네 아저씨 분들은 오셔서 다들 삼겹살 드시는 거 보니 삼겹살도 나쁘지 않을 걸로. 동네에 이 정도 양과 질의 한우를 파는 곳이 복받은 거겠죠.






 






양재역의 포스넘치는 치킨집, 양재닭집을 오랜만에 다녀왔습니다.


양재역 5번출구로 나와 200미터 정도 걸어 양재우체국에서 우회전하면 왼쪽으로 양재시장 건물이 보입니다. 아파트도 없는데 아파트 상가 형태인 독특한 시장.

과거 사진 재활용입니다. 방문한 날은 태풍 노을의 영향으로 바람불고 비오고 난리.


이쪽 입구로 지하로 내려가시면 양재닭집. (이 사진도 재활용)


지하 내려가는 길.

이미 사람들 기다리고 있지요? 저는 일행이 먼저 기다린 덕분에 바로 들어갔습니다만. 평일 7시쯤이면 이삼십분 기다리는 건 예사.


내부. 시장 건물 지하에 다른 집은 다 퇴근하고 이 집만 영업합니다. 

4인테이블이 최소 15개는 있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줄을 선다는 놀라운 사실. 물론 줄을 서는데는 자리 문제도 있지만 닭 튀기는데 오래 걸린다는 이유도 있지요.


안에 자리잡고 입구 쪽 찍어봅니다.

왼쪽에 보이는 찬장 같은데는 치킨무, 양념소스, 소금 등등이 있습니다. 세팅부터 술까지 풀 셀프 서비스. 유일한 예외는 닭과 생맥주.


옛날 아파트 상가 가면 흔히 그렇듯 칸막이 없습니다. 방앗간은 오늘 일 마치고 퇴근하셨네요. 


메뉴판

치킨은 천원 올랐고 병맥주/소주/생맥주 500CC 공히 500원씩 올랐습니다. 아래 닭냉장고도 보이는군요.


아예 옛날 메뉴판 사진.


셀프서비스 다이.

위생 깔끔 이런 거 따지는 분께는 권하기 좀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음식이 지저분하고 그런 건 아니고.


옛날 사진 중에 닭 냉장고 사진 재활용.

닭 크기가 일반 치킨집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적어도 1킬로 짜리는 되는 듯. 생닭 가격 여쭤보니 6천원이라고 하시네요. 염지 안 된 거겠죠?


양념소스와 치킨무

둘 다 직접 만드시는 거라 공장제와 다릅니다. 양념소스는 덜 달고 안 끈적거리는데 미제 콩 통조림 맛이 조금 납니다. 치킨무는 공장제보다 아삭하고 새콤해서 제 입엔 훨씬 맛있습니다. 사진은 없지만 가게 구석에 무우 포대도 있고 막 그렇다능.


생맥주. 이 집 생맥주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오늘은 제대로된 필스너 맛까지 약간 나네요.


그리고 치킨 나왔습니다. 천원 올라서 만삼천원!

한마리가 대체 몇조각이야.


한 방 더. 사진 찍고 있는데도 기름이 막 푸슉푸슉하고 숨어들어갑니다. 맛이야 말할 나위도 없지요.


싸고 양 많은 걸 떠나 배달 않고 가게에서 먹는 치킨으로는 제가 먹어본 중 최고. 다리 날개는 물론이고 가슴살까지 맛있는 최고의 치킨입니다. 삼십분 기다린게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6시부터 8시까지는 포장 안 된다는데 포장하지 마시고 자리에 앉아 드시기 바랍니다. 이런 치킨을 포장한다는 건 죄악임.





 


예고해드린 바와 같이 (-_-;;) 도봉역 인근의 순대국집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도봉역에서 길 건너에 보면 음식점들이 많은 골목이 있습니다. 시장통이라긴 좀 그렇고, 그렇다고 먹자골목이라기도 좀 그렇고. 골목 중간에 위치한 순창순대국.


보기에는 그냥 저렴한 순대국집입니다.


그러나 이 집이 얼마나 ㅎㄷㄷ한 위치에 있냐하면..

바로 요새 난리난 무수옥 설렁탕의 옆옆집. 무수옥 내부가 왼쪽으로 (그러니까 도토리 김밥 뒤쪽으로) 살림집을 확장한 것 생각하면 사실상 바로 옆집입니다.


무수옥 줄 서서 기다리며 주변 어슬렁거리다 삘이 와서 들어가봅니다.


깔끔한 주방 쪽. 사장님 한 분이 꾸려가십니다.


안쪽에서 찍어본 주방 쪽. 역시 깔끔하지요?


이런 테이블 6~7개 가량. 가운데 테이블엔 가족이 식사중이셔서 안 찍었습니다. 가게 크기는 대략 짐작되실듯.


메뉴. 순대전골이 두번 나오는 듯 하지만 기분 탓 이겠죠.

이게 바로 이 동네 물가입니다. 질과 상관없이 무수옥 설렁탕이 8천원 한다는 건 이 동네 기준으로는 엄청 고가의 음식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무수옥의 이만원 짜리 수육이 이 동네 물가에 맞을 듯.


무수옥에 줄 서던 참이라 순대국 두개 포장해 옵니다. 개인 취향으로 순대는 빼달라고 부탁드렸더니 - 순대를 못 먹는 게 아니라 다른 부위를 더 좋아해서 - 순대국 뚝배기에 썰어놓은 고기를 꽉 채워 담으시더니 그걸 다 포장해 주십니다. 평소에도 국물 반 고기 반이란 얘기.


집에 와서 뚝배기에 데웁니다. 음식점에서 쓰는 뚝배기보다 훨씬 큰 찌개용 뚝배기로 두개 넘게 나오네요.

국물은 뽀얗습니다. 돼지 사골이라 하는데요, 포장하며 소 사골 국물 더 넣어 섞어도 괜찮겠냐고 여쭤보니 사장님이 당신도 가끔 그런다는 쿨내 쩌는 답변이.


청양고추, 새우젓, 다대기. 이 외에 들깨와 파 듬뿍 포장해 주십니다.


파 투하.


들깨 투하.


내장 위주로 건져서 찍어봅니다.


전 순대국이 국물이 아닌 건더기로 승부하는 음식이라 생각합니다. (돼지국밥은 또 달라요) 순대국 국물로 제가 최고로 치는 곳은 이수역의 남성집인데 이곳 순창순대국은 그곳의 팔천원짜리 순대국에 거의 필적하는 국물에 훨씬 건더기가 풍성하네요. 고기 질과 삶은 정도도 딱 적당합니다.


그 동네 사시는 분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가실 일은 없겠지만 무수옥 가셨다가 시간적 심리적 압박으로 대기줄을 이겨내실 수 없을 때의 대안으로 추천드립니다. 예산은 무수옥의 절반이라 보면 되겠죠 ㅋㅋ. 혹은 무수옥에서 드시고도 술이 부족할 때의 2차로, 아니면 어차피 무수옥은 포장 안 되는 거 포장 용으로 추천합니다. 이상 무수옥에서 기다리다 건진 무수옥 옆 순대국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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