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해드린 바와 같이 (-_-;;) 도봉역 인근의 순대국집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도봉역에서 길 건너에 보면 음식점들이 많은 골목이 있습니다. 시장통이라긴 좀 그렇고, 그렇다고 먹자골목이라기도 좀 그렇고. 골목 중간에 위치한 순창순대국.
보기에는 그냥 저렴한 순대국집입니다.
그러나 이 집이 얼마나 ㅎㄷㄷ한 위치에 있냐하면..
바로 요새 난리난 무수옥 설렁탕의 옆옆집. 무수옥 내부가 왼쪽으로 (그러니까 도토리 김밥 뒤쪽으로) 살림집을 확장한 것 생각하면 사실상 바로 옆집입니다.
무수옥 줄 서서 기다리며 주변 어슬렁거리다 삘이 와서 들어가봅니다.
깔끔한 주방 쪽. 사장님 한 분이 꾸려가십니다.
안쪽에서 찍어본 주방 쪽. 역시 깔끔하지요?
이런 테이블 6~7개 가량. 가운데 테이블엔 가족이 식사중이셔서 안 찍었습니다. 가게 크기는 대략 짐작되실듯.
메뉴. 순대전골이 두번 나오는 듯 하지만 기분 탓 이겠죠.
이게 바로 이 동네 물가입니다. 질과 상관없이 무수옥 설렁탕이 8천원 한다는 건 이 동네 기준으로는 엄청 고가의 음식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무수옥의 이만원 짜리 수육이 이 동네 물가에 맞을 듯.
무수옥에 줄 서던 참이라 순대국 두개 포장해 옵니다. 개인 취향으로 순대는 빼달라고 부탁드렸더니 - 순대를 못 먹는 게 아니라 다른 부위를 더 좋아해서 - 순대국 뚝배기에 썰어놓은 고기를 꽉 채워 담으시더니 그걸 다 포장해 주십니다. 평소에도 국물 반 고기 반이란 얘기.
집에 와서 뚝배기에 데웁니다. 음식점에서 쓰는 뚝배기보다 훨씬 큰 찌개용 뚝배기로 두개 넘게 나오네요.
국물은 뽀얗습니다. 돼지 사골이라 하는데요, 포장하며 소 사골 국물 더 넣어 섞어도 괜찮겠냐고 여쭤보니 사장님이 당신도 가끔 그런다는 쿨내 쩌는 답변이.
청양고추, 새우젓, 다대기. 이 외에 들깨와 파 듬뿍 포장해 주십니다.
파 투하.
들깨 투하.
내장 위주로 건져서 찍어봅니다.
전 순대국이 국물이 아닌 건더기로 승부하는 음식이라 생각합니다. (돼지국밥은 또 달라요) 순대국 국물로 제가 최고로 치는 곳은 이수역의 남성집인데 이곳 순창순대국은 그곳의 팔천원짜리 순대국에 거의 필적하는 국물에 훨씬 건더기가 풍성하네요. 고기 질과 삶은 정도도 딱 적당합니다.
그 동네 사시는 분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가실 일은 없겠지만 무수옥 가셨다가 시간적 심리적 압박으로 대기줄을 이겨내실 수 없을 때의 대안으로 추천드립니다. 예산은 무수옥의 절반이라 보면 되겠죠 ㅋㅋ. 혹은 무수옥에서 드시고도 술이 부족할 때의 2차로, 아니면 어차피 무수옥은 포장 안 되는 거 포장 용으로 추천합니다. 이상 무수옥에서 기다리다 건진 무수옥 옆 순대국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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