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도 끝났고 다시 서울 포스팅으로 돌아옵니다.


지난번 양재 치킨의 2차, 큰길을 건너 양재역 4번 출구로 나옵니다.


첫 골목에서 좌회전 후 바로 우회전하면 이런 골목.


2차 목적지 이자카야/이자까야 타이쇼 입니다. 작지만 깔끔한 외관. 보이진 않지만 클 대 자에 처음 초 자를 써서 타이쇼랍니다. 흔한 이름은 아니네요.


정말 분필로 쓴 흑판 메뉴. 사시미 종류는 없는 평범한 동네 이자카야 음식들입니다. 숯불장어구이? 특이하네요.


내부는 이렇게 다찌 하나로 끝. 열몇명이나 들어갈까요.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로 깔끔.


자리 잡고 앉아서 본 주방. 요리사 두 분이 바쁘게 일하고 계십니다.


오토시 양배추. 이거 대박입니다. 양배추 달며 연하고 옆에 있는 된장 달달하면서도 풍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일본된장일 수도 있고 아니면 땅콩버터 같은 걸 약간 섞은 듯도 합니다. 

여기를 소개해준 분은 이 안주가 제일 맛있다고 ㅡ,.ㅡ


앞에 보니 따로 오늘의 안주가 적혀 있네요. 이런거 좋아합니다. 1차 양재닭집에서 치킨과 똥집 튀김을 배 터지게 먹은 터라 많은 안주도 무리, 닭도 꼬치도 노 땡큐.


1인당은 아니지만 이런 세팅과 양념통이 자리 앞에 있고요,


양배추에 맥주 마시며 안주 나오길 기다립니다. 맥주잔도 한국보다 약간 작고 주둥이가 무광으로 마감된 일본 맥주잔. 저 저런 마감 정말 좋아합니다. 한 때 CD도 저런 마감이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뒤쪽 벽 공간에는 월계관 / 겟케이칸 다루사케가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뒷쪽 공간은 사람지나다니고 하기에 좁진 않지만 여유있지도 않아요.


금연업소는 아닌듯 ㅡ,.ㅡ


안쪽에 따로 있는 화장실 쪽 문에서 찍은 사진. 아홉시 좀 넘으니 가게 꽉 들어찹니다. 강남 이자카야 치고 여성비율 매우 낮고, 남자 손님들 스타일이 좋은 게 눈에 띄네요. 아 사진 상엔...


첫번째 안주 바지락 술찜. 겨울도 다 가고 바지락 철도 끝나가지만 그래도 이런 조촐한 안주 참 좋습니다. 일본 이자카야처럼 싼 가격에 조금씩 나오는 거 맘에 듭니다. 저희처럼 배부른 손님들에게도 좋을테고 위장에 여유가 있다면 여러가지를 맛볼수도 있지요.


나중에 명태알 구이도 그렇지만 간이 의외로 짭짤합니다. 몇 개 덜어다 까먹습니다.


다음은 명란구이. 정확히 말하자면 명란젓 구이.

간단하기 그지없는 요리지만 어느 정도 불에 어느 정도 구워내느냐가 그 가게의 색깔이 되지요. 마찬가지로 바지락 같은 조개류를 찔 때도 어느 정도의 간으로 어느 정도 익혀 내느냐가 그 가게의 색깔. 이 집, 규모상 여러가지 안주나 복잡한 요리는 불가능해보이지만 괜찮은 가게라는 걸 간단한 요리 두 개만 봐도 알겠어요.


짭짤한 것과는 별도로 바다냄새 나는 안주가 나와서 술을 바꿔봅니다. 자기 잔은 아니지만 예쁜 잔에 주시네요. 맥주 세병 겟케이칸 나마죠조 한병에 안주 저렇게 해서 4만원 안 나온 듯. 약간 너무 가벼운 듯한 느낌도 있지만 시간도 되었고 하니 일어섭니다. 


정작 이 집의 주력인듯한 꼬치는 못 먹어보고 다음 기회를 기약합니다.  


역시나 거리의 압박은 있지만 분위기 좋고 솜씨 있는 좋은 이자카야인 '듯' 합니다. 가격도 꼬치 열개에 만오천원 정도라 하니 나쁘지 않은 편, 메뉴에 소주가 없다는 건 단점이네요. 머지 않은 시일에 방문하긴 할 것 같은데 과연 양재닭집의 유혹을 물리치고 빈 배로 갈 수 있을까... 가 관건입니다.



누가 뭐래도 양재역이지만 행정구역상으론 도곡동.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의 초장집 한 집 소개해드립니다. 조금 고민했는데 일단 단골집인지라 다른 분들이 가셔도 꼭 같으리란 보장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생각 끝에 그래도 밑반찬 좋고 음식솜씨 좋은 집이니 소개하기로.


시장 정면에서 왼쪽으로 올라와 첫 집, 범이네로 갑니다.


입구에서 찍은 내부. 테이블 여섯개가 다인 작은 집. 건물 코너에 있어서 밝습니다.

가운데 서 계신 분이 사장님. 


왼쪽에 있는 주방. 밑반찬과 매운탕 정도만 하는 곳이라 주방이 크진 않습니다. 좀 번잡하죠? 가게 분위기도 좀 그렇긴 합니다.


메뉴판이 있긴 한데 찍어봐야 별 소용 없고 벽에 이런게 붙어있습니다. 훨씬 실속있는 정보. 가격이 정 궁금하시다면 아래에서 사오거나 부탁하면 되는 주재료 빼고 1인당 만원 정도 생각하면 어느 정도 맞을겁니다. 


2월에서 3월 넘어가는 시기이니 쭈꾸미와 새조개. 1층 시장 물건도 대략 그렇습니다. 3월부터 꽃게가 시작하고  자연산 광어 우럭이 올라오겠군요. 해물파전? 새로 시작하셨네요.


밑반찬 깔립니다. 예전엔 전도 있었는데 해물파전이 데뷔하며 밑반찬에서 빠진 듯 ㅡ,.ㅡ


오늘 밑반찬 중에 주인공. 잘 삭은 꼴뚜기 젓입니다. 처음에는 매콤하고 짭짤한데 제대로 절여 질기기까지 한 꼴뚜기 살을 씹다보면 쿰쿰한 삭은내가 올라옵니다. 제대로 절이지도 않고 조미료와 설탕으로 범벅한 백화점식 젓갈과는 비교 불가. 


봄의 맛이죠. 배추속 무침과


얼갈이 겉절이.


겨울 묵은 시래기도 초봄의 입맛.


이건 광어 1킬로 반짜리 회 떴더니 생선가게에서 주신 쯔끼다시. 이 시장의 특징은 회건 샤부샤부거리건 활어집에서 사면 이렇게 쯔끼다시를 싸 줍니다. 몇개 집어먹어서 두개만 남은 가리비와 멍게. 가리비 씨알은 작지만 살짝 와사비 얹어 먹으니 그 달고 향긋한 바다맛이 끝내줍니다. 멍게야 뭐. 맘먹고 한 잔 할땐 이 쯔끼다시만으로도 좋은 안주.


광어 한마리 했는데 1.5킬로가 조금 안 되어서 우럭 한마리를 껴 주셨습니다. 광어 한마리 잡아 살이 두꺼운 등 쪽은 포만 떠서 숙소로 싸가고 바닥쪽만 회 뜬 건데 이 정도 나왔네요. 일부러 넓게 썰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회값만 삼만오천원에 할복비 따로 없음.

오른쪽에 보이는 게 이 집에서 반찬으로 내어주는 뺑돌이 조기찜. 포스팅 첫번째 사진에 보면 이 조기가 박스로 앞에 놓여있는 거 보이실 겁니다. 한동안 그렇게 귀하다던 조기도 지구 온난화 영향인지 씨알 그렇게 크지 않은 놈들은 적당한 가격에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샤부샤부할 새조개. 껍질 포함 1킬로면 열두어마리 된다시더니 두명 먹기에는 충분해 보입니다. 


한 장 더. 오른쪽은 생선회에 쯔끼다시로 따라온 키조개.


쭈꾸미 만오천원 어치. 바다 밑바닥 긁어잡지 않고 물위에서 잡은 거라 대가리도 안 으직거린다는군요. 노리끼리한 빛깔이 상태 좋아보입니다. 반 킬로 조금 넘는다는데 한 여덟마리 되려나요.


샤부샤부 국물입니다. 무와 파 적당히 넣고 봄이라 냉이 듬뿍 넣고


정작 떠먹어보면 간이 없어 '뭐야' 싶지만 샤부샤부해먹기 좋은 국물입니다. 봄에 오면 매운탕에도 저렇게 냉이를 듬뿍 넣어주는 게 이 집 특징. 또 하나는 생선 맛 가린다고 매운탕에 마늘을 안 쓰는 것.


일단 먹기 시작하면 사진을 잘 안 찍는지라 샤부샤부된 새조개는 사진이 없지만 쭈꾸미는 한 번 찍어봤습니다. 국내산 쭈꾸미 특유의 처음에는 단단한 듯 하다가 보드랍고 호들호들한 식감. 낙지에 비하면 분명 아랫길인 쭈꾸미지만 이런 맛에 봄이 온 걸 느낍니다. 몇마리는 머리에 벌써 알도 들었더군요.


이렇게 먹고 맥주 두 병 음료수 두 병 해서 치른 셈이 육만오천원. 새조개 쭈꾸미값 삼만오천원 빼면 삼만원 받으신 셈. (회 삼만오천원은 별도입니다) 여쭤보면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허공 잠깐 보다 얼마라는 걸 보면 아무래도 사람 수랑 먹은 거랑 대충 봐서 달라시는 듯. (어른 숫자가 많아지면 가끔 많이 부르는 경우도) 비싸봐야 싸봐야 만원 이만원 차이니 기분 좋게 드리고 언제든 이 쪽 오기 전엔 '요샌 뭐 먹을 거 있나요' 전화드리고 옵니다. 


앞에도 얘기했지만 맛집이라고 자신있게 추천드리기엔 제가 너무 단골인지라 꺼려지지만 시장 초장집 중엔 스타일 있고 맛있는 집인 건 사실입니다. 이 집이 안 하거나 할 때 다른 집도 두어번 가 본 결과, 범이네는 한 번 들러보실 가치가 분명히 있습니다. 가끔 주시는 조개탕과 여름 서대매운탕은 정말 일품이예요.


지도 좀 잘 못 나왔네요. 서천 수산물 특화 시장 2층입니다.

낮 기온이 10도를 훌쩍 넘어 봄날같던 2월 마지막 날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서천을 향합니다. 서천은 쭈꾸미를 비롯해 서해안 수산물이 모이는 곳 중 하나입니다. 비 오는 날이 적어서 발전한 서천 건어물은 옛날부터 유명하고 철이 맞으면 자연산 광어 우럭이 양식산보다 싼 곳.


그 명성을 만들어낸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서천읍 외곽에 있던 수산물 재래시장에 불과했는데 6-7년 전 서천군에서 역점사업으로 싹 리모델링 했습니다.  청과물 시장도 붙어있어서 꽤 규모가 큽니다. 주말엔 대전 전주 등지에서까지 손님이 몰려든다고 하니 성공했다고 봐야할 듯. 참고로 서천군수는 2002년부터 내리 삼선 중. ㅡ,.ㅡ


주 출입구에서 왼쪽 오른쪽으로 찍어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해안이 아닌 멀쩡한 서천 읍내에 있는 수산물시장입니다. 바다까지 급수관을 깔아서 바닷물을 공급한다죠. 왼쪽 오른쪽이 음식점/초장집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도 이렇게 널찍하게 주차장이 있지만 주말에는 여기 차 대기 쉽지 않습니다. 옆쪽 뒷쪽에 있는 주차장으로 가야죠. 예전엔 서천읍 외곽이었는데 수산물 시장이 유명해지며 병원 있는 빌딩도 올라가고 목하 번창 중인 동네입니다.


처음엔 그냥 바닥만 있다가 얼마 전에 지붕을 씌운 건조장. 어찌보면 여기가 이 시장의 심장부입니다. 시장 안에 좌판 하나씩 깔고 앉은 아주머니들이 조기 박대 서대 장대 부터 고등어 삼치 가오리까지 국내산 수입산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말려댑니다 ㅡ,.ㅡ 

말린다고 해서 동해안 오징어처럼 바짝 말리는 건 아니고 밑간을 해서 적당히 촉촉하게 말리는데 이 밑간과 말리는 정도가 그 가게의 노하우더군요. 가게 따라 맛이 다르고 그 우열도 분명히 있습니다.


읍내 반대쪽은 그냥 도로와 논, 야산. 


2층 식당가를 먼저 보시죠. (왠 미장원 회전등이..) 수산물시장을 둘러싸고 빙 둘러가며 식당이 위치합니다. 


뜨내기 상대가 반 이상이라 홍보가 요란합니다. 


아직 연휴 하루 전인데도 관광객 많더라구요.


1층으로 내려옵니다. 이렇다는군요. 장날에는 옆쪽 주차장에 장이 섭니다.


주 출입구로 들어가서. 모든 수산시장 가장 목좋은 곳에는 단가 높은 활어집부터 위치합니다. 

동해안과 서해안의 특성이 다른 탓인지 광어가 한참 많이 나오는 5~6월 서천 시장에선 자연산 광어가 양식광어보다 싸지곤 합니다. 킬로 2-3만원 대에서 가격이 형성되는데 한 3킬로 넘는 자연산들 보면 광어가 무슨 호랑이처럼 생긴 놈도 있다능 ㅡ,.ㅡ 이 날은 계절도 그렇고 물때도 안 좋아서 자연산이 거의 없었다는 게 함정. 서햅니다 서해.


왼쪽에 활어집이 줄지어 있으니 시계방향으로 도는 게 정방향인듯. 


좀 들어가봅니다. 왼쪽에는 일반 좌판이, 오른쪽으로는 수조 있는 활어집이 보입니다.


어째 광어들 생김새가 다들 얌전하고 범생이 같죠. 양식산입니다. 심지어 윗쪽 수조에는 서천에서 보기 힘든 점성어까지 들어앉아있더라능. 생선 없단 이야기죠.


요즘 끝물 맞은 새조개는 껍질 포함 1킬로에 이만원, 제철 다가오는 쭈꾸미는 일킬로에 이만오천원. 새조개는 지난 겨울 내내 별로 비싸지 않았던 반면 쭈꾸미는 올해 꽤 비쌀 듯 하답니다. 원래 쭈꾸미는 한 해 싸고 한 해 비싸고 하는데 작년에 많이 싼 편이었죠. 아직 2월인데 벌써 알 품은 놈들이 있습니다.


2층에서 찍어봅니다. 수산물부는 거의 다 들어오네요. 초장집 중 한 곳과 광어회, 쭈꾸미 새조개 샤부샤부 구경은 다음 게시물에서 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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