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에서 사람들을 만났는데 가리는 음식이나 상황 등이 여의치 않아 연남동 한식 포장마차? 이자까야? 채윤희로 이동합니다. 채윤희는 이 가게 차린 사장님 이름이라는데 정작 그 분은 여기에서 손 떼셨다는. 마치 박근혜 없는 친박연대 같은 이름이군요 ㅡ,.ㅡ


연남동 수협은행 골목에 위치합니다. 이 동네 요즘 뜨고 있죠. 하하 홍복 이런 화상 중국집들에 이어 커피 리브레 이심 같은 훌륭한 커피하우스들이 자리잡았고 그 뒤로 이노시시니 툭툭누들타이니 하는 이른바 인터넷 맛집들이 들어왔습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채윤희도 이노시시 2호점이 업태를 바꾼 것이니 '인터넷 맛집' 카테고리에 넣어야겠죠.


큰 길가는 아니고 잘 보이지도 않는 골목 안에 위치합니다. 간판도 크지 않아서 지나치기 딱 십상.

외부 사진은 구글에서 퍼왔습니다. 나오면서 찍으려고 했는데 박대리 LTE 급으로 퇴근 퇴근 퇴근. 저 앞의 오늘의 요리에는 해삼멍게 - 꼬막 - 시메사바 이렇게 적혀있었던 듯.


포스팅하면서도 이 집을 뭐라 불러야 할 지 헛갈리고 있는데 아래 메뉴판을 보면 어떤 집인지 짐작이 가실런지.

시메사바가 있긴 하지만 일식이 그것 뿐이니 이자카야라기는 좀 그렇고, 그냥 포장마차라기엔 포장마차 필수아이템인 오돌뼈나 꼼장어 류가 없고, 해물 포차라기엔 메뉴 맨 위에 있는 등갈비 닭구이가 걸리고. 어쨌건 평소엔 이런 걸 먹을 수 있는 술집입니다. 중요한 건 소주와 국산 생맥주가 있다는 것.


셰프라고 하긴 좀 어색한 젊은 두 분이 운영하십니다. 저렇게 카운터 앞에 다찌 비슷한 자리가 있고 앞에는 둥근 포장마차 테이블 대여섯개가 가게 전부. 테이블 의자 역시 포장마차 간이 의자. 아기자기하고 깔끔하긴 하지만 자리 상태는 딱 포장마차.


기본 세팅. 물잔 소주잔 기본안주인 미역국.


평범한 미역국. 


생맥주 한 잔 씩. 자랑찬 별이 반짝이는 삿포로 맥주 전용잔이지만 설마 삼천원에.. 국산맥주겠지요. 

그런데 이 집 생맥주 맛있네요. 전에 꼬치다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약점이 안 보이는 크림생맥주. A PUB과 겨룰만한 맛있는 국산생맥주입니다. (용량은 좀 적어요. 300cc 좀 넘으려나)


기본안주 라기보단 밑반찬인 배추 겉저리. 봄이 오니 여기저기서 배추가 맹활약 하네요.


등갈비. 요새 식으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쪽갈비죠. 주문 받고 바로 그릴에 구워내서 불맛 납니다. 달달한 소스도 적당하고 좋네요. 좀 뜨뜻미지근하게 쓰긴 했는데 사실은 먹어보고 깜짝 놀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가격에 비해 먹을 게 없다는 생각은 들지만 쪽갈비가 다 그렇긴 하죠.


그리고 소주 안주로 시킨 꼬막. 참꼬막은 아니지만 적당히 잘 데쳐서 맛있습니다. 먹을 땐 몰랐는데 사진 보니 껍질 한쪽을 다 따 주셨네요. 어쩐지 집어먹기 편하더라니.


권커니 잣커니 하는 동안 등갈비가 떨어질 듯 하여 미리 시킨 닭구이가 딱 등갈비 떨어질 때 쯤 나왔습니다. 이건 너무 김이 나는 사진 ㅡ,.ㅡ


한 김 빠지고 한 방 더. 보기에도 그렇지만 바삭한 치킨이 아니라 촉촉한 그릴구이입니다. 등갈비와 비슷하지만 좀 다른 양념을 쓴 듯 하고, 어찌됬건 이것도 맛있습니다. 분명 가슴살을 집어도 퍽퍽하지 않아요. 이 집 굽는 솜씨 있습니다.


안주 세 접시 먹었는데 전부 맛있고 분위기 좋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인터넷 유명세는 차치하고 (그런데 어제 저희 있는 동안 다른 손님은 없 ㅡ,.ㅡ) 아늑한 분위기 맛있는 안주에 소주 한 잔, 혹은 생맥주 한 잔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가끔 민어 지리 같은 특별요리도 준비되는 모양인데 그런 게 없이 메뉴판에 있는 것만으론 안주 종류가 심하게 적은 점, 적당한 식사 메뉴가 없어서 1차로 가기엔 좀 애매한 점, 요리 가격이 싸지는 않은데 양이 적어서 안주빨 세우다간 의외로 견적이 많이 나온다는 점 정도가 유의점이 되겠네요.



그러고 2차는 다시 홍대로 돌아갔습니다. 마땅히 2차 할 곳이 주변엔 또 없더라구요. 이것도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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