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주문진-양양 쪽 갈 때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나가 진고개를 넘어가는 길이 있습니다. 물론 오토바이라서 고속도로를 못 탈 거 아니라면 당연히 영동고속도로를 계속 타고 가는 게 빠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고개를 넘는다면 들러볼만한 가치가 있는 식당, 송천휴게소입니다.


고개 정상임에도 전망이라곤 하나도 없는 진고개정상휴게소를 지나, 브레이크 파열 경고가 산재한 헤어핀 내리막을 거의 내려온 곳에 송천약수가 있습니다. 거기서 조금 더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송천휴게소의 빨간 간판이 보입니다.


보시다시피 허름한 건물. 하지만 나름 방도 있고 마루도 있고 로얄석이라 할 평상도 있습니다.

뒷쪽 주차장도 꽤 넓어요. 종점이지만 주문진에서 오는 버스도 있다고 합니다.


평상에는 이렇게 손님들이 가득.


휴가철의 주말이니 설거지하고 상차려내느라 바쁜 주방 쪽. 무슨 영업집이 아니라 잔치집같은 분위기.



윗 사진의 롯데 삼강 냉장고 옆으로 문이 열려있고, 그 안쪽은 이렇습니다.

가마솥은 아니지만 저 솥 안에서 닭들이 삶아지고 있지요. 장작으로 삶는 백숙입니다.


메뉴판. 닭백숙이 35,000원 할 때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닭도리탕이 55,000원이군요.

바쁠때는 따로 끓여야하는 닭도리탕은 아예 주문을 안 받으시는 듯 하고, 메밀전 등등은 백숙 상에는 따라나오니 사실 백숙 단일메뉴라 보면 될 듯. 사람수가 애매할 경우 산채비빔밥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비빔밥이라고 특별히 더 나오는 건 비빔그릇과 계란후라이 뿐입니다.


평상에 앉아있으면 이렇게 상이 하나 나옵니다. 여기에 백숙을 더하면 백숙 상이죠.

들기름 넉넉히 둘러 무친 나물들이 환상적입니다. 단맛넉넉한 옥수수범벅밥도 보이고 메밀전도 보이죠. 오른쪽의 쌈채소는 주차장 옆 텃밭에서 따오신 것. 이 집 채소 중 가장 유명한 당귀가 없는 게 아쉽네요.


백숙 사진은 다른 분이 찍은 것으로. 적당히 잘 삶아졌습니다. 

큰 닭은 아니지만 다리뼈 등을 보면 숏다리 후라이드용 닭은 아닙니다. 가슴살도 질기면 질겼지 퍽퍽하진 않아요. 그래도 5만원 가격 중 이 닭의 원가가 얼만지 따지기 시작하면 피곤해지겠죠. 


산나물의 원산지를 확인하지도 않았고 저렴하다고 하기도 조금 그렇지만 오대산 깊은 곳에서 잘 삶아진 토종닭과 산나물을 즐기며 쉬어가는 좋은 식당입니다. 


위에 언급은 안했지만 약수터가 가까와서 그런지 그냥 나오는 물 맛이 아주 좋습니다. 옛날엔 직접 담근 동동주가 아주 유명했는데 한 동안은 안 만들다가, 요새 다른 포스팅 보면 또 있다고도 하고 확인이 필요할 듯.





몇 번 소개한 두레우가 뒷편에 있는 양평해장국입니다.

누가 보면 양평해장국 빌딩인 줄 알겠 ㅡ,.ㅡ


가게 전면은 이렇고요,

BOGA란 상호가 조그맣게 보이고 족발도 같이 하는 약간 특이한 형태.


건물 구조상 본래 두곳의 가게였다가 하나로 합친 듯 합니다.

한 쪽은 이렇게 좌식 테이블이고


칸막이 이 쪽은 의자 테이블입니다.

해장국집의 특징이죠 혼자 온 남자분이 많다는 것.


메뉴입니다. 

왼쪽은 양평해장국집 메뉴, 오른쪽은 골뱅이/족발집 메뉴.


식탁엔 고추기름과 고춧가루, 후추가 준비됩니다.


공기밥이 먼저 나오고 빈 접시.


빈 접시는 김치 깍두기 덜어먹는 용도.

이런집에서 일반적인 새콤달콤한 김치 깍두기 입니다.


양평해장국 (7,000원) 나왔습니다.

선지 좀 넉넉히 달라고 했더니 두께 2센치 좀 넘은 선지를 석장 주셨네요. 선지 아주 부드럽습니다.


건더기 설정 샷.

양평해장국의 특징인 검은 양을 비스듬하게 썰지 않았네요. 국물맛은 나쁘지 않고 내장도 섭섭지 않게 들었습니다. 조금 많이 삶아서 다른 집에 비해 내장 식감이 부드러운 게 인상적입니다.


명함입니다.


양평군 개군면에 있는 원조 양평해장국집이 너무 짜고 강한 맛으로 이상해진 요즘, 양평해장국으로 딱히 생각나는 집이 없네요, 신사역의 유명국양평해장국과 원조집 분점, 그리고 일산의 철원양평해장국 정도가 나름의 강자일 듯. 전 일산이 가장 땡깁니다. 이 집은 위의 세 집에 비길만한 곳은 아닌 듯 해요.





휴가철을 맞아 동해안을 다녀왔습니다. 한가할 때는 자주 가니까 사람 많을 때 가는 게 또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아침 7시 전의 동명항.


비 부슬부슬 뿌리고 흐림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바다에 어선이 많이 눈에 띕니다. 


어선들이 줄지어 포구로 들어오고 경매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 배는 해떼기를 많이 잡으셨네요.


시장 옆 물통에 있던 세꼬시용 도다리들. 아래에는 농어인가 잿방어인가


대충 이런 생선들이 있습니다. 광어, 도다리, 성게, 꽃새우 등등..


경매장면을 유심히 봤는데, 아래 있는 다라이의 광어가 8만원 정도에 경매되더군요. 한마리에 1킬로 안 되어 보이는데.. 동해안 광어라 비싸긴 비쌉니다. 휴가철 첫 날이라 좀 더 비싸겠지요.


아침이고 그래서 회는 건너 뛰고 7시 좀 넘어 가게 여신 동명항 입구 좌판에서 성게 한 그릇 삽니다.

바다맛과 단맛이 폭발하고, 입안에 머금고 살살 녹이고 있으면 생밤 냄새가 확 납니다. 밤송이와 성게가 생긴 것도 비슷한데 맛도 비슷하다니 재미있네요. 이게 만원. 꺅.



왼쪽은 손바닥만한 자연산 멍게 (두마리 만원) 오른쪽은 검지 한뼘 안 되는 홍삼 (한마리 만원)

멍게 정말 싱싱하네요. 홍삼은 몸에 좋으라고 먹는 거고.






이번엔 주문진항.

주문진어시장이 속초중앙시장 (사진은 없습니다) 보다 좀 비싸군요. 속초중앙시장은 오징어회 작은 놈이 6마리 만원인데 여긴 4마리 만원.


밀복 3마리를 2만원에 사다 만들어본 복 수육. 

국물 끈적거리는 게 싫어 껍질을 모두 벗겼더니 볼품은 없네요.


복껍질은 괜히 궁금해서 튀겨봤습니다

.. 만 그냥 물에 데쳐서 식혀 먹는 게 훨씬 낫네요.


이리도 많이 주셔서 소금뿌려 살짝 구워봅니다.


완성.

맛은 생각하시는 그 맛.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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