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에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서울도 그리 덥지 않았던 듯 한데 부산은 거의 늦가을 정도의 추운 날씨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추웠던 저녁에 찾은 부산역 건너편 초량밀면. 여름이나 기온 높은 봄가을 점심에는 줄이 엄청나게 있는 곳이죠. 추위(?)가 조금 풀린 며칠 후 점심에 서울로 돌아오느라 이 앞을 지나갔는데 역시나 줄이 길었습니다.


그러나 이 날은 엄청 추운 저녁이었던지라 손님은 다섯 팀 이하.

뭔가 엄청 깔끔해진 느낌적인 느낌.


식탁도 있고 마루방도 있고 좌석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방 가까운 쪽에 자리잡았습니다.


식탁엔 양념들이


물밀면 소짜 시켰다가 대짜로 바꿨습니다. 메뉴판 사진은 없는데 최근에 가격을 좀 올리신 듯. 그러나 제가 기억하는 가격과 비교하면 한 두 번 오른 가격은 아닌 듯. 뭐 제가 기억하는 초량밀면 가격은 을밀대 6천원 하던 시절일 테니까요. 을밀대 6천원 하던게 기껏해야 5년 전이라는 게 함은정.


날이 추워 뜨거운 육수가 반갑습니다.


정작 밀면 육수보다 이게 간이 더 진할 듯.


무김치 나오고요.


물밀면 나왔습니다. 보통 5천원.


참 곱게도 내주십니다. 그러나 온전한 반 개 아니라는 게..


너무 예뻐서 항공사진도 찍어봅니다.


타래 풀면 이렇게


가위가 따라 나오는 데에서도 알 수 있지만 생각보다는 면이 안 끊어집니다. 육수도 양념 풀지 않는 한 생각만큼 새콤달콤하지 않은 맛이예요. 가격은 비슷하지만 깃대봉 냉면이나 이런 것과는 좀 결이 다릅니다. 


이 밀면을 먹으면서 솔직한 제 심정은 대체 이 가격에 이런 밀면이 있으면 만원 넘는 평양냉면을 뭐하러 먹나 입니다. 제 입맛에 이보다 명백히 훌륭한 평양냉면은 정인면옥 광명점 정도를 제외하면 떠오르지 않습니다. 많이 봐줘도 전통의 강자인 우래옥 봉피양에 개성파 을밀대 정도? 심지어 밀면 중의 평가에서도 톱을 다투지는 않는 이 곳 밀면을 놓고 생각이 많네요.


얹힌 편육은 등심 모양이네요.


시원하게 한 그릇 하고 덜덜 떨면서 초량 전통시장 구경 갑니다. 제가 처음에 소짜를 먹으려고 했던 것은 바로...




서울역 주변에서 약속이 있어서 들른 석기정 부대찌개. 부산에서 돌아온 날이긴 했는데 어디에 갔다가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온 것이라는 건 함은정.


서울역에서도 공항철도/서부역 쪽 15번 출구로 나와 아동병원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보입니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지하철1호선/4호선에서는 서울역 반대쪽이라는 얘기죠.


이름이 길어서 주요 내용이 다 들어가 있는 것 같은데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기본 돼지고기 메뉴 있고 부대찌개/섞어찌개/곱창찌개가 있습니다. 이런 집에서 곱창을 한다는 게 특이합니다.


삼겹살 좀 굽고요. 양이나 가격이나 곁들임이나 나쁘지 않은 수준.


그리고 섞어찌개 2인분에 라면사리 2개.


부대찌개 8천원은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곱창찌개 만원이나 섞어찌개 9천원은 비싸지 않게 느껴지는 느낌적인 느낌. 생각보다 부대찌개 맛 보다는 곱창전골 맛이 진하게 나는데 달달하면서 안 느끼하고 괜찮습니다. 라면을 구태여 넣으라고 하시는 이유는 안 그러면 건더기가 좀 부실하게 느껴질까봐가 아닐까 짐작은 되지만 국물은 별로 불만 없네요.


생각보다 먹을 것 마땅치 않은 서울역 주변에서는 꽤 경쟁력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취향에는 조금 더 가서 장호왕곱창 짤라 가 더 맞지만.






지난번 포스팅한 유타로 처럼 푸르지오 오피스텔에 입점한 설렁탕집에 다녀왔습니다. 해나옥이라는 곳인데 배꼽집에서 낸 집이라고 하네요.

그러고보니 배꼽집에는 이런 하얀 국물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공간은 엄청 크지는 않고 4인 테이블이 열개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꽤 일찍 간 편이라 자리가 여유있었는데 어떨땐 점심시간에 2회전 반을 하기도 한다니 개업 초기지만 잘 되고 있는 모양.


메뉴판입니다. 이건 다른데서 퍼 온건데.. 지금은 전골수육은 없어졌고 판수육도 안 하신다고. 아마도 점심 때 회전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은데 그 이유는 게시물 뒤 쪽에.


이런 탕 음식에 왜 투뿔을 써야하는지는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어쨌건 투뿔한우를 쓴다는 설렁탕은 9천원. 설렁탕에 투뿔한우 써 봐야 기름만 더 건져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만.


각잡고 찍은 사진이 아니라 좀 지저분하게 찍힌 반찬. 배추김치는 접시로 나오고 무김치는 테이블에 있는 단지에서 꺼내어 잘라놓은 것입니다. 낙지젓이 제공되는 게 특이하네요. 김치맛은 두루 괜찮습니다.


저희는 양무침이랑 설렁탕 3개를 주문했고.. '양무침 먼저 주세요' 라고까지 했는데 이게 제일 먼저 나왔습니다.

설렁탕에 돌솥밥 주는 건 (물론 토렴을 하지 않는 건 아쉽지만) 고마운 일이죠. 하지만 양무침을 시켰는데 이것먼저 나온다는 건 좀.


아니나다를까 설렁탕이 바로 나옵니다. 파 넣은 후에 찍은 사진.

신선설농탕스러운 느끼리한 고소함 보다는 곰탕 스타일의 쨍한 맛이 느껴지는, 나쁘지 않은 국물입니다. 밥 말아도 맛있고.


그리고 한참 있다 나온 양무침. 이거 독특하네요. 중국집이라면 냉채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될 듯합니다. 술 안주로도 좋을 듯.


배꼽집이 원래 식사메뉴 두루 좋기로 유명했죠. 전골도 분명 괜찮을테고 새로 접한 양무침도 좋긴 한데 저는 이런 식으로 순서 뒤집어서 나오는 집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게 회전률 높이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면 더더욱. 


최소한 사람 붐비는 평일 점심에는 저는 안 갈 듯. 아무리 붐비고 바빠도 자리에 앉은 손님은 제대로 편안히 먹을 수 있어야겠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