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다녀온 압구정 연탄공장. 이런 곳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좀 신기할 지경인 곳이었습니다.


뺴박이들의 위협 속에 압구정스럽고 강남스러운 가게들이 모여있는 골목을 뱅글뱅글 돌다 어느 순간 나타나는 이런 골목. 물론 골목은 빼박이들이 이미 점령.


하지만 그냥 이런 집 비슷한 곳으로 들어갑니다. 정말 옛날에는 마당 넓은 살림집이었을 곳.


요새 날씨 이렇게 노천에서 고기굽고 술 마시기 좋지요. 비 오면 천막 친다고.


여기는 이를테면 옆집 담벼락 쪽? 이래저래 메뉴는 많지만 가격 따위는 써놓지 않습니다.

일곱시쯤 갔는데 그래도 기다리는 사람이 간간히 있고.. 그 와중에 다 먹고도 남자 셋이 서로 아무 말 없이 한시간 동안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팀도 있고 그렇습니다. 이 사진엔 없어요.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방과 화장실 자리도 몇 개 있습니다만 이런 날씨에 안에서 드시는 분들은 없죠. 저기 보니 삼겹살 목살은 14,000원, 돼지갈비 17,000원이라고 가격표시가 있긴 하네요. 맹세코 그 땐 못 봤고 지금 사진 보다가 처음 봤습니다.


기본 세팅.


생각만큼 맵고 짜지 않습니다.


연탄 들어옵니다.


삼겹살 2인분. 초벌구이 해서 불판을 두 개 겹쳐 나옵니다.

14,000원이 싼 건 아니지만 뭐 나쁘지 않습니다.


삼겹살 먹고 나서 돼지갈비 1인분. 먹어보니 이게 이 집의 메인이네요.

제 눈으로 보기엔 다는 몰라도 최소한 절반 가량은 정말 갈비 켠 것 맞습니다. 다 구워 자를 때까지 안 떨어진 거 보면 전체 다 돼지갈비 일 수도.


아래 사진에도 있지만 양은 양재기에 양념과 함께 주시는데 이런 양념 고기는 굽고 뒤집고 양념에 담그고 굽고 뒤집고를 쉬지 않고 하는게 정답입니다. 그냥 놔두고 멍때리면 다 타요.


열심히 구워서 자른 모습,


양념을 거의 다 쓸 정도로 발라서 구웠습니다.


맛있네요. 이 집 양념돼지갈비 훌륭합니다. 고기도 나쁘지 않고 양념이 나쁘지 않은데 연탄불에 구운 향까지 더해지니 참 좋습니다.

단 배고플 때 바로 먹기에는 잘 굽기 위해 시간과 수고가 많이 든다는 것. 여기는 고기 구워주고 그런 분위기 절대 아님.


마지막 김치찌개도 나쁘지 않습니다.


정말 날씨도 좋고 고기도 좋고 다 좋은데 나중에 계산하며 짜증난 건 소주 5천원 맥주 (클라우드 아닌데도) 6천원. 결국 셋이서 고기 3인분 + 김치찌개 + 도시락만 먹었음에도 12만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소주값 맥주값이 짜증나는 거 보니 압구정로데오도 이제 다 간 듯.




5월의 비오던 날 저녁에 방문한 상암의 막돼먹은막창. 딱히 찾거나 그러진 않고 그냥 갔습니다.


비도 부슬부슬 오고 날도 그리 안 추우니 이렇게 오픈된 곳이면 한 잔 할 만 하죠.


손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굉장히 눈에 띄게 쓰여 있습니다. 나중에 보니 어느 정도 이유를 감잡겠던데..


메뉴. 그러니까 소/돼지 막창 닭발에 껍데기 삼겹살 까지 있는 개성보단 나름 다채로운 구성.


테이블 세팅. 뭔가 공을 많이 들인 듯도 하고 안 들인 듯도 하고.. 불판은 확실히 특이하네요.


어쩌다보니 양해를 구하고 마시게 된 와인 한 병.


생막창 시켰더니 찍어먹으라고 주신 소스. 대구 분이 그러는데 원래 이런 소스에 찍어먹는다고 하시고.. 홍대쪽 기찻길 막창 집도 이런 소스 줬던 거 같은 기억. 나름 어울립니다.


생막창 2인분? 맛 괜찮습니다.


비오는 저녁에 분위기 좋고 메뉴도 괜찮고 맛도 괜찮고 했는데.. 

이 가게의 단점은 주문에서 시작해 서빙이 영 안 좋습니다. 일하는 분이 적은 건 아닌데 다들 안에서 초벌을 하시는지 아니면 위에 써 붙힌 대로 설거지 하느라 바쁘신지 홀을 통제하는 분이 없고.. 홀에 서 계신 나이든 분 한 분은 뭘 청하려고 해도 못 들은 척 하시는지 자기일만 하시는지..


좀 알아서 찾아먹고 최대한 서빙을 안 받으려는 취향인 저로서도 약간 무리인 가게였어요. 막창은 맛있고 저 불판도 보기보다 쓸만합니다.




어느날 우연히 대학로 - 성대입구 부근에서 발견한 복만루훠궈. 보통 이 근방을 '올레사거리' 라고들 부르시는 모양이더군요.


복만루는 건대입구에 1,2호점이 있는 무한리필 훠궈집입니다. 


http://binaural.tistory.com/610


무한리필 훠궈는 2층에 있어야 한다고 어디 법에 나와있는 모양.


여긴 그냥 간판입니다. 그런데 뭔가 건대랑은 좀 다르죠?


내부 모습. 무한리필 훠궈집들이 다 그렇듯 조금 정신없긴 한데 그래도 깔끔한 편입니다.


일단 무한리필은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낮은 14,900원, 저녁은 16,900원 입니다. 점심한상 훠궈라는 건 다른 데 찾아보니 채소/버섯/두부 등은 리필이 가능한데 고기는 한 접시만 나오고 어묵 등 몇가지는 못 먹는 모양으로 뭔가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대학로라는 위치 등을 감안하면 억셉터블한 조건. 

약간 꼬롬했던 것은 탕을 두가지 선택하려면 3천원 더 내야 한다는 건데 '그럼 태극 훠궈가 안 된다는 거냣' 이라고 분노했으나 나중에 보니 모종의 이유로 해서 그런것이고 궁금증 해결.


점심이어서 그런지 건대입구 1,2호점보다 (같은 가게의 분점이라면) 재료가 다채롭지는 않은데 그래도 있을만한 건 다 있습니다. 이 쪽은 소스 바와 메추리알 처녑 깐양 오징어 등등이 있는 곳,


이곳은 두부 야채 면사리 등등. 왼쪽 냉장고에는 야채가 있고 고기는 대림동 중경훠궈처럼 주문하면 썰어주시는 형태.


소스바 깔끔하고 있을 것 다 있습니다. 전 겨자유가 없는게 약간 아쉬웠습니다만.


이거 여기서 처음 알았음. 막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넣었었는데 이제는 뭔지 알고 닥치는 대로 넣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제가 다녔던 중국식 훠궈집과 이 집의 가장 큰 차이, 테이블에 인덕션이 사람 수만큼 들어와서 1인 1탕 형식입니다. 즉 어차피 두 명 이상이 오면 탕을 두 가지 선택할 수 있는 거고 꼭 혼자서 두가지 탕을 쓰겠다는 사람만 3천원 더 내면 되는 것. 저희는 두 명이 홍탕 토마토탕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홍탕을 선택하자 얼마나 맵게 원하냐 하셔서 아주 맵게 해달라고 했는데.. 이게 오늘의 대패착. 이런 게 나와버렸습니다.

기존 복만루 매운 맛이 별로 안 매웠다는 이유로 아주 맵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이건 완전 매운맛 지옥입니다. 거기다 기본 국물 자체가 좀 짭짤한 편이라 속 쓰리고 땀샘 폭발하고.. 얼얼한 한 麻한 매운 맛이 아니라 우리 음식과 같은 辣한 매운맛이예요. 매운 거 웬만큼 자신있는 분 아니면 부디 약간 맵기나 중간 맵기로 선택하시길. 


담아온 양 처녑 만두 두부류 햄 등등. 처녑을 중간의 흰부분 없이 얇은 부분만 내놨는데 이거 살짝 데쳐먹으니 의외로 괜찮더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양도 복만루 2호점의 꼬치 형식이 아닌 건 아쉽지만 꽤 두툼해서 먹을만 합니다. 질긴 부분이 약간 섞여있긴 하네요.


그리고 역시 제가 좋아하는 흰목이버섯과 목이버섯. 얘네들은 국물을 듬뿍 머금은 맛으로 먹는 건데 탕이 매워서 고생 좀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탕이 어우야.


여기와 건대입구 복만루가 같은 거리에 있다면 당연히 건대입구를 가겠지만 대학로도 나름의 장점을 갖춘 곳으로 보입니다. 최소한 성신여대 애정 훠궈보다는 한 두 레벨 위에 있는 듯. 그런데 왠지 저녁에 2천원 더 내는 건 좀 억울할 것 같긴 해요. 뭐가 더 나오나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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