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에 일이 있어 시내에 나갔다가 오랜만에 남대문 막내횟집에 들렀습니다. 갈치조림 골목 맞은편 2층에 있는 본점입니다. 


아시다시피 광교 서대문 강남 등에 분점이 있고 바로 한 블럭 아래에도 2호점이 또 있죠. 그 외에 신길동에 있는 막내회센터와도 혈연관계가 있는데 거기는 메뉴가 완전 다릅니다. 아직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애매한 시간에 왔는데 분위기가 뭔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제는 광어 우럭 대짜는 6만원 받는 모양이군요. 그래도 대짜 하나면 어른 네명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으니 여전히 나쁘지 않습니다.


얼마나 애매한 시간대였냐면.. 메뉴에 없는 정식을 시키니 약간 인상을 찌푸리시며 주문을 받아줄까 말까 고민하시는 정도. 어쨌건 주문 받아주셔서 정식 두개 시킵니다. 메뉴판에 없는 메뉴고 점심시간에만 합니다.


별 것 없지만 먹을만한 미역국.


씨알은 굵지 않지만 통통한 고등어 조림 나옵니다. 딱 입을 대면 나오는 말은 '아 달다..'

아예 맘 먹고 달게 하려고 했기 때문에 끈적거리고 그러지도 않습니다. 아예 뉴슈가로 공략하신 모양. 사진엔 없지만 감자조림도 나오는데 이것도 엄청 달고 포슬포슬합니다.


쌈 상추 나오고요.


고추마늘과 막장. 이 집 회는 저 막장 찍어먹는 게 제일입니다.


회정식 2인분에 나온 회. 광어 두 줄 숭어 한 줄에 엔가와 조금.


두께를 보여드리기 위한 인증샷. 살이 단단한 편인 광어를 저렇게 두껍게 썰었는데도 질기지 않다는 건 숙성을 엄청 잘 시켰단 얘기겠죠.

가격 저렴하고 분위기 시끌벅적하지만 한국식 숙성 선어회의 끝판왕이라 할 만 합니다.


탕은 서더리가 아니라 대구 대가리가 들어간 시원한 국물입니다.


회에 비벼먹으라고 밥도 이렇게 나오는데 저는 초장 살살 뿌려서 샐러드처럼 먹었습니다. 윤식당 비빔밥 보고 외국인들이 샐러드 같다고 한 게 이해가 되죠?


시간이 저녁에 가까와가며 다름아닌 태극기 부대가 만석을 만듭니다. 사장님(?) 도 수고 많으셨다고 환대하며 치하하시는 분위기.


오랜만에 잘 먹고 왔습니다. 재밌는 것도 보고.




포스팅이 뜸했습니다.


상암동 구시가에 위치한 (맛이) 깊은 집에 점심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그냥 가정집을 음식점으로 개조했습니다.


상암 구시가 큰길에선 이런 간판이 보고 들어가시면 합니다.


공식 가게 이름은 맛이 깊은 집 인가 본데 밖에서 볼 때는 어디나 깊은집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주택가 식당과는 조금 안 어울릴 수도 있는 메뉴.


방에 들어와 앉았습니다. 집 거실이 홀이고 집 방이 룸이고 그런 가게.


기본찬 항공사진.


닭도리탕 (5만원) 시켰습니다. 미리 예약했고 한 번 끓으면 먹으면 되게 나오긴 하는데


닭 자체가 크기도 크고 양도 많은데다 꽤 살이 쫄깃/단단한 닭입니다. 점잖게 먹기 쉽지 않음.


남자어른 세명이 먹고도 결국 닭발 등등은 남겼으니 양은 넉넉한 편입니다. 양념은 딱히 안 좋은 기억이 없었는데 어쨌건 꽤 쫄깃했던 닭도리탕.




합정동에서 나름 자리를 잡은 듯 보이는 동무밥상에 평양냉면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합정네거리 중 큰길가가 아니라 양화대교와 상수역에 접한 블록의 복개천(?) 도로 변에 있습니다. 즉 양화진 성지에서 합정역 쪽으로 내려오다가 있어요.

어찌어찌하다보니 파주 가마솥 설렁탕 바로 옆 건물.


저 분이 새터민이라는 오너쉐프시겠죠?


영업시간과 브레이크타임, 주말 영업시간에 설 연휴 영업여부까지 정보가 한 가득. 허긴 설 연휴에 고향 가실 것도 아니니 ㅠㅠ


내부는 그래도 테이블이 꽤 많은데 .. 넓다기보단 약간 다닥다닥한 느낌.


메뉴. 명태식해와 찹쌀순대가 특이하다는데 찹쌀순대 시킵니다. 찹쌀순대 하나와 냉면까지 한번에 시켰는데 이게 나중에 어찌되냐면..

가격은 어떻게 봐도 이런 메뉴 치고 비싸진 않음.


이건 왜 찍었을까요.


밑반찬은 백김치와 콩나물


찹쌀순대 (12,000원)


다른 고기 등 없이 순대만 이 정도에 만이천원이라면 좀 비싼가 싶을 수도 있는데 순대 자체가 꽤 특이합니다. 찹쌀 특유의 질감도 훨씬 강하고 향도 뭔가 달라요. 음식으로서의 선호나 완성도도 그렇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음식을 접한다는 의미가 강하네요.


그리고 평양랭면 곱배기(12,000원)

일단 일반 냉면보다는 확실히 면 양이 많습니다. 국물에 떠 있는 것은 특이하게도 들깨.


면발은 정인면옥이나 우래옥 등과는 많이 다르고 두께도 상당합니다. 그러면서도 거칠거칠한 느낌보다는 매끈함이 강해요. 외국의 북한식당에서 먹어본 북한 냉면 면발과 실제로 비슷합니다.

국물은 단 맛이 적습니다. 육향도 강하진 않고 저에겐 조금 생소한 맛이네요.


두 가지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느낀 점은 냉면의 들깨와 찹쌀 순대의 향이 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두 맛이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것. 서양 음식에서는 종종 있지만 한식에서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은 굉장히 특이한 경험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음식 나온 순서가 이 순서와 달랐다는 건데.. 딱히 엄청 친절하시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주문을 같이 했는데 냉면이 먼저 나오고 한참 있다 순대가 나오더군요. 알아서 순대 먼저 주문을 했어야 한다면 할 말 없긴 한데 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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