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더운 와중에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더 덥다고 하는 홍콩과 싱가폴에 다녀왔습니다. 


홍콩에서 점심은 누들. 홍콩역에 내려서 IFC 지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타고 두어칸 올라갑니다.


소호의 아래쪽인 웰링턴 스트릿에 있는 침차이키 沾仔記. 딱 점심시간이긴 한데 일요일이라 줄이 그렇게 길진 않았습니다. 줄도 빨리빨리 줄어드는 편.


바로 건너편의 맥스 누들은 널널하네요. 여긴 싱가폴에도 똑같이 있어서 어디서 먹을까 했는데 결국 못 먹고 말았다는.


미슐랭이 줄줄이.


알았어 알았다고.


가게 내부는 아주 좁지는 않으나 아주 빼곡하고 합석은 기본.


그렇다고 지저분하고 그렇진 않아요. 딱 봐도 주인아저씨가 귀에 리시버 꽂고 정리 딱딱 하셔서 그런지 서빙도 매끄럽습니다.


원래 수저용으로 나온 통은 아마도 아닌 듯 한데.. 뭔가 딱딱 맞아들어갑니다. 한 테이블에 비치된 스푼과 젓가락 양이 ㅎㄷㄷ.


영문/일어 메뉴.  완탕/어묵/쇠고기의 세가지 토핑과 에그누들/넙적한국수/가는국수 의 세가지 조합으로 보시면 됩니다. 토핑 하나면 오천원 안 쪽. 두가지나 세가지 토핑도 가능하고 그럴 때마다 7-800원 쯤 추가.


음료수는 1,400원씩. 뭔가 미묘하게 한국스러운 가격이네요.


반찬으로 시킨 유채 굴소스.3천원 좀 넘는 가격인데 저는 원래 이런 중국식 야채 좋아하는지라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볶음 요리가 없는 가게 특성상 육수에 데쳐 소스 얹어 나옵니다.


어묵 토핑 누들. 저는 무조건 에그누들.

생각보다 어묵이 너무 커서 약간 놀람. 어묵 맛이 한국 시장 어묵이랑 아주 많이 비슷해서 깜놀.


쇠고기 토핑입니다. 중국집에서 우육 주문했을 때 나오는 몰랑몰랑한 느낌의 쇠고기. 질기지는 않아요.


정작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완탕면은 미처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그런데 슬쩍 본 한자 메뉴가 뭔가 외국어 메뉴와 다른 느낌이 들어서 자세히 살펴봤더니

상탕면이라고 쓰인 16불짜리 메뉴가 있네요.


시켜봅니다.


역시나 외국인 메뉴에 빠져있었던 것은 토핑 없는 기본 국수입니다. 16불이니까 우리돈으론 2300원 쯤이고 토핑 있는 놈들의 절반 가격. 간식으로 먹기엔 일인당 이거 하나면 충분할 듯. 3명 이상 가면 저는 완탕 토핑 하나하고 나머지는 이거 시켜서 완탕은 나눠먹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 에그누들로 만든 완탕 누들 숲 정말 좋아해서 뉴욕/샌프란시스코/시카고 등 차이나타운 있는 온갖 도시에서 먹어봤는데, 이제야 홍콩 원조를 먹어봅니다. 국물이 어떨 땐 진하고 어떨 땐 어떻고 하지만 이 가격에 이 퀄리티면 뭐 당연히 훌륭하죠.


바로 앞에 요새 날린다는 커핑룸. 하지만 점심엔 2층을 식사 손님에게만 열어주는 관계로 테이크아웃만 가능합니다. 이 더위에 소호에서 뜨거운 커피 들고다닐 이유는 없으니 패스.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는데 합정 동무밥상에 냉면 먹으러 갑니다.


이 사진은 초봄의 방문 사진. 


사장님 얼마전 방영된 냉면 다큐멘터리에도 나오시더군요. 요즘 보면 이 때보다 훨씬 살이 빠지셨어요.


12시 어림에 도착하니 10분 정도 줄을 서서 입장했습니다. 당연히 만석이긴 한데 생각보단 그래도 극악의 줄서기는 아니네요. 요샌 너무 더우니 아예 웨이팅 예상되는 냉면집은 아무래도 좀 덜 가게 되는 건가.

가게가 좁아서인 듯 한데 기다리는 분들이 가게 실내로 들어오는 걸 아주 싫어하십니다. 누가 나 밥 먹는데 언제 일어나나 쳐다보고 있는 게 기분 좋을 사람은 없겠죠.. 아무리 더워도 기다리는 건 밖에서라는 건 각오하고 가셔야 할 듯.


안쪽으로 주방이 있습니다. 사장님 가장 안쪽에 자리 지키고 계십니다.


메뉴. 문배주 가격이 약간 오른 외에는 겨울과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어찌 보면 동무밥상의 가장 큰 미덕이 나름 저렴한 가격일지도. 냉면 가격이야 딱히 싸다고 하기 그렇지만 이런저런 곁들임이 저렴한 편이죠.


8천원짜리 만두는 여섯 알.


크기도 적당하고 피는 아마도 공장제일 듯? 그런데 소의 간과 육향이 꽤 셉니다. 전 마음에 들었고 슴슴한 만두는 절대 아님.


평양냉면 곱배기 (12,000원) 얼마전 경향신문에서 낸 인터랙티브 기사 랭면의취향 에 보면 여기가 염도는 거의 탑에 가깝게 세고 당도는 평균 아래로 나오던데 실제로 짠 맛이 도드라지는 육수입니다. 단맛 감칠맛 다 적고 신 맛도 거의 없어요.


육수는 그렇다 치고 면발은 정말 제 취향 아님. 까슬까슬하거나 구수한 느낌이 제게는 적고 그냥 중면같은 느낌. 오늘 확인해보니 지난 방문에서는 좀 덜 삶아진 게 맞는 듯 하네요.


취향의 차이가 있는지라 제 발로 가라면 다른 떠올릴 곳이 많지만 누가 가자면 별 불만 없이 따라갈만한 곳입니다. 그건 그렇고 최근 몇 년 새 평양냉면집이 정말 많이 생기긴 생겼더군요. 



현지인 덕분에 방문했던 티그리스에 미슐랭 마크가 붙어있는 걸 보고 주변에 있는 미슐랭 레스토랑을 찾아보다 눈에 띈 곳에 점심하러 갑니다.


페스트에서 슈체스니 다리를 건너 부다 올드타운 아래쪽 다뉴브 강변입니다. 보시다시피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BOR 는 헝가리어로 와인이라지요.


오늘의 목적지는 이곳입니다. 하필 가로등에 상호가 가려서 안 보임. 


ZONA 라는 곳입니다. 영어로 하면 ZONE 이란 뜻이라네요. 차양을 보니 비라도 오면 좀 더 펴는 듯.


한 달에 한 번은 재즈 공연도 있는 모양. 옆에 있는 칠판의 reggeli 는 아침식사란 뜻입니다.


내부는 생각보다 높고 넓고 합니다. 흔들린 사진 죄송.


안쪽으로 꽤 깊게 건물 반대쪽까지 모두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날씨엔 자리가 있으면 밖에 앉아야죠. 웨이터 외모 수준과 딱 봐도 관광객인 손님들.


테이블 위에 메뉴.


퀵런치라고 해서 각각 세가지 요리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디저트까지 하면 14,000원 정도이고 디저트 빼면 12,000원 정도. 전 디저트 빼고 주문합니다.


그리고 스타로프라멘 생맥주 한 잔. 큰 잔이긴 했지만 오천원 가까이 했으니 자리값도 들어간 듯.


스타터로 고른 삼겹살과 염소치즈구이, 파프리카 샐러드.


허브 향이 생각보다 잔잔하고 좋습니다. 염소치즈는 향이 강하진 않고 살짝 구워진 불맛이 인상적.


삼겹살은 우리나라 족편처럼 차게 냈네요.


그리고 메인은 푸아그라 쇠고기 포르치니 버섯의 리조토.


리조토스럽게 우리 기준으로 살짝 덜 익혀 낸 밥은 따로 조리해서 냈습니다.


푸아그라를 익히니 아무래도 식감은 좀 퍽퍽하긴 하네요.


뭐 잘 보이진 않지만 다뉴브 강가 입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부다페스트 물가에 비해 저렴한 곳은 아니지만 유럽 관광지 중심부에서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식사면 나쁘지 않은 듯 합니다. 주변에 있는 여러 식당들도 이런 저런 특색은 있겠지만 큰 차이는 없을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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