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도 있지만 일산 국립암센터 맞은편 어림에도 남도음식과 꼬막 전문점 '여자만'의 분점이 있습니다. 

비 내리던 점심시간. 비 때문에 멀리서 찍은 전경이 없네요.


내부로 들어가서, 오른쪽


왼쪽. 저희는 윗 사진 쪽에 자리잡았습니다.


이걸 뭐라고 하나요. 테이블냅킨? 수저받침? 


뭐건간에 가게에 대한 정보가 난삽하지만 나름 충실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전남 쪽의 해물 중심 음식점, 흔히 말하는 남도음식점이고 인사동-관훈동-일산에 가게가 있다는 내용.

본점만 있던 시절에는 '국내최초 여자 영화감독이 운영' 어쩌구 하는 내용도 있었는데 그건 모르겠습니다. 그 분의 성취가 그리 대단하단 얘기는 못 듣기도 했고. 언뜻 궁금한 가게 이름에 대한 설명도 한 방에.


밑반찬입니다. 조개젓과 멸치 조림이 눈에 띕니다. 나쁘진 않은데.. 좀 있다가 반찬 좀 더 채워달라고 했더니 뒤늦게 적당히 삭은 어리굴젓 등장. 어리굴젓 좋아하는 터라 왜 처음엔 안 깔아주셨는지 궁금.


위 사진 양은 주전자에 들어있던 내용물, 장흥 막걸리. 동행하신 분은 이게 좋아 여기 오신다고.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꼬막이지만 저희는 꼬막전으로 절충. 한접시에서 몇점 집어먹은 건데 딱 봐도 열두점이죠.

조개로 부친 전이 맛있어봐야 얼마나 맛있겠어 했는데 의외로 꼬막의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놀랐습니다. 맛 자체는 평범하지만 따끈따끈할 때 먹으니 막걸리 안주로 좋더군요. 전 한 조각에 꼬막살이 서너 알쯤 들었습니다.


곰치국 (곰치탕? 물메기탕?) 을 시켰는데 재료가 없다며 추천해주신 조기찌개. 칠석조기라 아주 씨알이 좋다시길래 주문했습니다. 근데 요새 칠석? 제가 잘못들었겠죠. (7석 조기가 뭔가 했더니 칠월 칠석이 아니라 조기 크기의 단위랍니다. 7석은 20~25센티. 클수록 숫자가 줄어든다고)


개인접시에 덜었습니다. 세명인데 조기는 네마리라 약간 난처.


광주 가서 지역유지에게 얻어먹은 고사리 얹은 조기조림과 비교하는 건 무리겠지만 국물이 왜 조기찌개인지 모르겠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조기 씨알이야 그렇다 치고 살이 왠지 푸석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함께 간 분도 식사 나오기 전부터 비싼 가게치곤 유명세에 비해 음식 맛은 좀 아쉽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사람들이 전라도 해산물 요리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에 비해선 좋게 말해 얌전하고 나쁘게 말해 싱거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절대적인 음식의 완성도도 백프로 동의해주긴 어렵군요. 조기찌개만 봐서는 많이 실망입니다. 얻어먹은 거라 가격을 모르긴 하지만 뭐 싸진 않겠죠.


동행 분이 꼬막전이 좋다셔서 반접시 더 시켰습니다. 또 몇점 집어먹은 후의 사진.


사주셔서 잘 먹었습니다만 저런 종류의 음식이 땡긴다면 전 다른 대안을 찾아 볼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인사동점은 분위기라도.




귀한 손님이 방문하셔서 일산 모처에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잔은 크롬바커지만 아사히 맥주 ㅡ,.ㅡ



모 님의 셀러에서 발견되었다는 6년차 복분자주. 엄청나게 부드러웠던 게 인상적. 정말 숙성된건가 .. 



운두라가의 T.H. 샤도네이. 강한 산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충 이런 식으로 늘어놓고..



이렇게 끝났어도 좋았겠지만.. 멤버와 두루 친한 일본분이 댁에서 직접 만든 오뎅파티 중이라고 부르십니다. 일산에서 동부이촌동 파크타워까지 고고씽.



중반 분위기. 한국인과 일본인 비율이 대략 반반 쯤. 거실에 상 펴놓고 처음 보는 분들끼리는 명함도 교환하며 즐거운 파티. 술이 좀 들어가니 일본인들은 한국어로, 한국인들은 일본어로 얘기하는 시추에이션.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일본식 오뎅. 스지와 양배추쌈이 역시 정통. 맛도 많이 달라요. 일본 오뎅은 국물 안 드시는 거 아시죠?



소주는 '달리는 토끼'. 37도라고 무시했는데 엄청나게 강한 맛에 얼이 빠질 지경. 이런저런 이자카야에 굴러다니는 비잔 소주와는 급이 좀 다릅니다. 괜히 맛들려서 미즈와리도 유와리도 안하고 쭉쭉.



아무리봐도 스파클링 와인 병을 내오셨는데 실은 흑맥주. 돗수 8도의 나가노현 특산 치비루(=지역맥주). 주인장의 처가가 나가노현이라 나가노현 치비루가 김치냉장고에 가득하시다고.



역시나 나가노현 특산 시가 코겐 치비루. 시가 고원은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나가노 현의 스키장 밀집지역입니다.  주인장께선 이 브랜드의 앞치마도 하고 계시더라능.


한국인 참가자 중의 한 분이 드라마 제작사에서 일하시는지라 SBS 새 드라마 홍보물도 챙겨주셨습니다. 노희경 작가가 쓴다는데 다름아닌 와타베 아츠로 - 히로스에 료코의 '사랑따위 필요없어' 리메이크라고. 영화 리메이크 버전의 김주혁 문근영 보단 조인성 송혜교가 나을지 어떨지 저는 모르겠지만 정은지 쵝오. 응7 이후에 캐스팅된 거라 개런티도 두둑히 챙겼다고 꺄오.

상수역 2번출구에 위치한 섬소년 수산. 목요일 저녁에 십여명의 모임으로 찾았습니다. 외부사진은 펌. 출처는 사진에 있습니다.


약속&예약 시간은 일곱시, 이십분쯤 일찍 도착해서 오랜만의 따뜻한 날씨를 즐기고 있는데 이미 안에 있는 손님 숫자도 심상찮고 계속 손님이 더 들어갑니다. 일곱시에 맞춰 들어가 자리를 확인해보니 가게는 이미 만원. 몇년 전부터 일년에 한 두 번 꼴로 다녔지만 이 집이 이렇게 장사 잘 되는 줄은 몰랐네요. 실내가 100석은 안 되도 오십석은 넘을텐데.


대략의 기본세팅입니다. 해초무침, 미역국, 계란부침. 계란부침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열다섯명정도가 되었는데요, 테이블이 작고 간격이 좁아서 좌식 네 테이블 + 홀 한 테이블을 썼습니다. 29,000원 짜리 광어우럭과 산오징어(가격 모름)를 대략 네 세트 정도 시켰습니다. 


반쯤 먹은 산오징어. 선도가 좋아 나와서도 꿈틀거리더군요. 다른 손님들도 좋아하는지 두어 접시 시키고 나니 오징어가 다 떨어졌다고 ㅡ,.ㅡ. 얇고 야들야들한 편이 아니라 두껍고 감칠맛나는 스타일의 오징어회였습니다.


광어우럭. 큰 놈들은 아니지만 칼솜씨가 얌전하고 깔끔합니다. 한 점 씩 집어 입에 넣으니 단 감칠맛이 확 도네요. 이 가격에 이 정도면 깊이 따지지 말도록 합시다. 술안주하기 좋습니다. 광어보다 우럭이 조금 더 좋았어요.


추가금이 있는지는 모르는데 서더리 매운탕도 나옵니다. 감자수제비도 좀 들었고.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매운탕. 술안주가 필요하면 좀 떠 먹는 거고 아님 말고.


위치 좋고 메뉴 다채롭고 질 특별히 떨어지지 않는 (그리고 깔끔한) 저가횟집 정도로 생각했는데 손님이 꽉꽉 들어차는 것 보고 조금 다시 보게 된 가게였습니다. 그런 생각 탓인지 물건 선도도 좋게 느껴졌고요. 계산이 얼마나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비싸지 않게 상수역에서 회를 즐길 수 있는 대안일 듯 합니다. 유의할 점은 1. 예약을 안하고 가면 초저녁에 자리 잡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2. 마루의 테이블 공간이 좁으므로 3-4명이 예약할 땐 확인이 필요하다. 


상수-합정-홍대입구 삼각지대에서 술 마실 때, 어설픈 이자까야에서 어설픈 꼬치나 어설픈 시메사바 집어먹으며 어설픈 일본 생맥주 마시는 것보단 이 쪽이 땡깁니다. 



이차는 오랜만에 샤. 열명이 넘으니 가운데 테이블에서 마시기 딱 좋군요. 오랜만의 양폭을 즐기다 일찍 일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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