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를 이용해 영동을 타고 강원도를 다녀왔습니다. 장평막국수도 이번에 들렀지요.


항상 들르는 진부의 정육점을 들릅니다. 평소에는 좋은 양지나 한우 곱창을 구할 수 있는 곳인데 명절을 앞둔 장날 오후에 방문했더니 양지는 다 팔아버렸다고 하시네요. 등심만 한 근 사서 나왔습니다.



생각한 것에 비해 소득이 초라해서 실망스러운 김에 근처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에 들릅니다. 전에 이곳에서 좋은 사태를 싼 가격에 산 적이 있거든요.


사진은 다음날 오전에 또 들렀을 때의 것입니다. 


그렇다는군요


제 평생 본 중 가장 좋은 양지가 있어서 두어근 사봅니다. 아마도 설 명절을 앞두고 1++ 짜리 좋은 소들을 많이 잡았는지 양지머리 마블링이 장난 아닙니다. 등심 등 구워먹는 고기의 마블링은 너무 심하면 느끼하고 식감이 떨어지지만 양지는 이런 근육 내 지방이 많을수록 국을 끓였을 때 고기가 퍽퍽하지 않아서 좋더군요. 수육으로 낼 때도 그렇습니다.


숙소에 와서 보니 상태가 너무 좋아서 구이용으로 얇게 썰어봅니다. 양지는 쇠고기 부위 중에 가장 맛이 진한 곳 중 하나라 얇게 썰어 구워먹어도 맛있거든요. 아예 미국산 소 양지를 구이용으로 상품화한게 우삼겹. 물론 우삼겹은 이렇게 근육 안에 퍼진 지방이 아니라 보통이라면 다듬어 버리는 기름이 대부분이라는 게 함정.

아마추어가 익숙지 않은 칼로 썰다 보니 칼 밀린 자국도 보입니다. 

실은 두께도 좀 들쭉날쭉.

100그램에 2600원짜리 한우 양지 로스입니다. 볶은 소금을 조금 찍어 그냥 먹거나 흰 밥에 스시처럼 올려서 먹습닏.


수산시장이건 포구이건 생선을 살 때는 나름의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물건이 제철이고 언제 물건이 들어오고 이런 거겠죠. 한우로 유명한 곳에서 고기를 살 때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날씨의 영향 같은 거라든지) 그런 게 있는 것 같습니다. 

1. 부가가치가 높은 등심이나 갈비는 서울이나 산지나 가격 차이가 없습니다. 운송비 부담이 적은 만큼 서울과 같은 가격에도 팔릴 만큼의 물량만 현지에 남으니까요. 2. 등심, 갈비나 사골, 우족, 꼬리 같은 부위는 선물세트가 많이 나가는 명절 등을 앞두고 가격이 오릅니다. 3. 산지와 소비지의 가격 차이가 큰 것은 양지, 사태, 우둔 등인데 양질의 소들이 도축되는 명절을 앞두고 가면 질 좋은 물건을 만날 가능서이 높습니다. 등등.. 기본적인 마음자세는 '내가 오늘 꼭 뭘 사겠다' 가 아니라 '가 보고 좋은 물건을 사겠다' 는 것.


생각보다 고기가 좋아서 다음 날 오전에 다시 방문한 건 이미 말씀드렸죠. 애매한 포스팅, 접사 하나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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