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역 2번출구에 위치한 섬소년 수산. 목요일 저녁에 십여명의 모임으로 찾았습니다. 외부사진은 펌. 출처는 사진에 있습니다.


약속&예약 시간은 일곱시, 이십분쯤 일찍 도착해서 오랜만의 따뜻한 날씨를 즐기고 있는데 이미 안에 있는 손님 숫자도 심상찮고 계속 손님이 더 들어갑니다. 일곱시에 맞춰 들어가 자리를 확인해보니 가게는 이미 만원. 몇년 전부터 일년에 한 두 번 꼴로 다녔지만 이 집이 이렇게 장사 잘 되는 줄은 몰랐네요. 실내가 100석은 안 되도 오십석은 넘을텐데.


대략의 기본세팅입니다. 해초무침, 미역국, 계란부침. 계란부침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열다섯명정도가 되었는데요, 테이블이 작고 간격이 좁아서 좌식 네 테이블 + 홀 한 테이블을 썼습니다. 29,000원 짜리 광어우럭과 산오징어(가격 모름)를 대략 네 세트 정도 시켰습니다. 


반쯤 먹은 산오징어. 선도가 좋아 나와서도 꿈틀거리더군요. 다른 손님들도 좋아하는지 두어 접시 시키고 나니 오징어가 다 떨어졌다고 ㅡ,.ㅡ. 얇고 야들야들한 편이 아니라 두껍고 감칠맛나는 스타일의 오징어회였습니다.


광어우럭. 큰 놈들은 아니지만 칼솜씨가 얌전하고 깔끔합니다. 한 점 씩 집어 입에 넣으니 단 감칠맛이 확 도네요. 이 가격에 이 정도면 깊이 따지지 말도록 합시다. 술안주하기 좋습니다. 광어보다 우럭이 조금 더 좋았어요.


추가금이 있는지는 모르는데 서더리 매운탕도 나옵니다. 감자수제비도 좀 들었고.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매운탕. 술안주가 필요하면 좀 떠 먹는 거고 아님 말고.


위치 좋고 메뉴 다채롭고 질 특별히 떨어지지 않는 (그리고 깔끔한) 저가횟집 정도로 생각했는데 손님이 꽉꽉 들어차는 것 보고 조금 다시 보게 된 가게였습니다. 그런 생각 탓인지 물건 선도도 좋게 느껴졌고요. 계산이 얼마나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비싸지 않게 상수역에서 회를 즐길 수 있는 대안일 듯 합니다. 유의할 점은 1. 예약을 안하고 가면 초저녁에 자리 잡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2. 마루의 테이블 공간이 좁으므로 3-4명이 예약할 땐 확인이 필요하다. 


상수-합정-홍대입구 삼각지대에서 술 마실 때, 어설픈 이자까야에서 어설픈 꼬치나 어설픈 시메사바 집어먹으며 어설픈 일본 생맥주 마시는 것보단 이 쪽이 땡깁니다. 



이차는 오랜만에 샤. 열명이 넘으니 가운데 테이블에서 마시기 딱 좋군요. 오랜만의 양폭을 즐기다 일찍 일어섰습니다.

서동관 가는 길에 아무 정보도 없이 갑툭튀한 을밀대 일산점. 아, 그랬구나.



얼마전 포스팅하기도 했지만 을밀대의 급 가격 인상과 얽혀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훌륭한 음식점이 분점을 내는 것은 기본적으로 좋은 부분이 더 많을 겁니다. (DNA부터 프랜차이즈인 새마을식당 따위는 넘어갑시다) 문제는 을밀대, 하동관 등 유명 가게들의 가격인상과 분점 출점이 심하게 함께 간다는 겁니다. 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가격인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어째서 강남점을 내고 나면 모든 지점들의 가격이 강남 기준을 따라가는 느낌이 들까요. 지난 6-7년 사이 분명 두배 이상 오른 을밀대, 하동관 가격을 보면 괜시리 부아가 납니다.


마포 을밀대의 급 가격인상이 일산점 개점에 맞춘 것이라 생각하니 (가격표라도 새로 주문했어야 할테니) 말이 많아졌네요. 그것과 별개로, 을밀대 냉면에 좀 질리기도 했고 질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이것이 가격은 오르지만 음식맛은 흔들리지 않는 하동관과 다른 지점이겠죠. 여전히 저의 베스트는 필동면옥이고, 일산 어딘가에 있다는 송추면옥을 가볼까봐요.

을지로/명동 및 강남의 곰탕명가 하동관을 대놓고 벤치마킹하는 집으로 유명하지요. 그 벤치마크 정도에 대해선 의견이 갈립니다.


대략 킨텍스 주변의 주상복합/먹자타운 비슷한 곳에 위치합니다.


대로쪽으로도 간판과 상호는 있는데 입구는 골목 하나 들어와서 있습니다. 12시 정각쯤 갔는데도 나오는 분들이 꽤 계시네요. 식사중에도 자리가 한가하지 않은 걸 보면 장사가 안 되는 집이라고는 못할 듯.


기본 상차림. 하동관과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김치를 그때그때 갖다주는 하동관에 비해 직접 덜어먹게 한다던가, 탕국물을 달라고 했을 때 펄펄 끓는 국물을 대접에 담아오지 않고 주전자로 따라준다던가 하는 점은 종업원들의 숙련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나름 그 방면의 '전문가' 스러운 하동관 스탭들과 비교는 불가능할 듯. 그렇다고 일반적인 손님 입장에서 불편하달 정도는 아니예요.


만사천원 짜리 특양곰탕입니다. 기본은 만원이고 가장 비싼 양차돌곰탕이 만오천원인데 차돌박이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 선택의 여지가 확 줄었습니다. 차돌박이가 오전에 떨어지는 거야 하동관에서 자주 겪었던 일인지라 그리 놀라지 않았고.. 오히려 국물이 하동관과 거의 흡사해서 놀랐습니다. 이 정도라면 같은 하동관 국물도 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범위의 맛이라 어디가 짝퉁이고 어디가 원조인지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 


문제는 여기의 강점이라고들 하는 고기. 양 (하동관에선 내포라고 합니다)의 기본적인 크기 자체가 작고 썬 두께도 과하게 얇습니다. 살코기는 반대로 하동관의 두배는 될 정도로 두툼하지만 너무 익어 부스러지는 느낌. 균질한 두께와 적절한 씹는 맛을 자랑하는 하동관 고기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 차이 때문에 한시간 걸려 명동까지 갈 일산 미식가들이 있겠는가는 또 다른 문제.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아요. 하동관을 모르는 분들께라면 훌륭한 맛집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일산 한구석에 있는 가게와 명동에 있는 가게의 밥 값이 같다는 건 주차 공간이 유무 등의 차이는 있지만 충분히 다퉈볼 꺼리가 되겠죠.

저녁 술자리가 있어 여의도 KBS별관 주변, 인영빌딩 지하에 위치한 고동치를 찾아갑니다.


인영빌딩이라면 잘 모르겠고, HUB BAR 옆 빌딩, 미츠비시 전시장 있는 건물의 지하입니다



이런 식의 입구. 여의도 아저씨 취향의 가게임에 비해서는 흰 벽과 푸른 문틀 등이 이색적입니다. 나오다보니 옆에 미코노스 섬의 그림도 있더군요. 카페도 아니고 해물전문점?이 독특합니다.



메뉴 겸 인테리어 역할을 하는 캘리그라피. 역시 독특해요 ㅡ,.ㅡ


해물모듬구이? 입니다. 여섯명이서 사실상 이걸로만 세개를 시켜먹고 끝냈는데 뭐랄까요, 삼겹살집의 해물버전이랄까. 딱히 요리랄 것도 없고 좀 애매한 느낌입니다. 오징어? 한치? 가 특이했는데 뭐 엄청 뛰어난 맛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물좋은 해산물을 단순하게 구워먹는다는 컨셉인데 가격이 관건이 될 듯. (그런데 제가 내질 않아서 가격을 몰라요 ㅠㅠ)


이런 식으로 구워먹고, 사이드로 키조개에 양념한 해물볶음 같은게 따라나옵니다. 오히려 안주하기에는 양념맛나는 그쪽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식사로 성게알멍게밥이란 것도 있었는데 성게알은 몰라도 멍게 양이 좀 박한 느낌. 거제도의 유명 멍게밥집들보다야 싸다지만 유명세라는 게 있는 거니까요.


너무 요리스럽지 않아서 좀 당황스러워지는 집이었습니다. 포구 앞 천막집과 별다를 바 없는 메뉴였으니.

보정 카페골목 입구에 위치한 팔선생. 글 작성하며 검색해봤는데 거의 호평이 없다. 많이 안 알려지는 건 좋지만 이러다 망하면 안되는데.

대부분 이 집에 대한 실망 테크트리는 1. 팔선생 체인의 맛을 기대한다 2. 익숙한 요리를 시킨다 인데,

이름과 인테리어는 팔선생스럽지만 전혀 다른 중국집이고 정말 듣도보도 못한 요리가 정말 훌륭합니다. (약점은 면발과 만두가 약하다는 점)

이게 뭔지 아십니까? 물만두입니다. 닭고기 육수에 조개와 땡초를 넣은 국물에 공장제 물만두가 들어갑니다. 만두의 질은 안 높지만 이 국물은 뒤집어지게 맛있다능. 

서식지와 먼 관계로 언제 제대로 포스팅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참고로 이 날 먹은 요리는 야채볶음 - 가지스테이크 - 물만두 - 잡채 (중국당면을 씁니다) - 탕수육 - 새우탕면 - 짜장면.


왠만하면 코스를 드시고, 사장님과 메뉴를 의논하는 게 필수입니다. 기본적인 방향은 광둥+산둥+사천이예요. 이집의 훠궈짬뽕은 정말 걸작입니다.

제목이 복잡하네 헥헥


어쩌다 연고가 생긴 서산 내려가는 길에 조금 더 가서 들른 홍성시 갈산면 하나로마트, 아는 사람은 아는 홍성 한우의 심장부. 갑자기 한파가 몰아친 주말이어서 그런지 서울을 나가는 차가 없었고, 여기도 웬지 한산합니다.



전국 어디를 가나 한우 등심 가격은 비슷합니다. 안심이나 양지, 뼈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덜한 부위가 현지에서 사는 게 강점이 있지요. 갈산농협의 양지는 백그램 2500원 수준, 사실 최강의 부위는 따로 있습니다만.



서산에 도착해 동부시장 (서산은 동부시장이 수산물전문) 가장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삼기상회에서 제철맞은 새조개를 1킬로 삽니다. 껍질 깐 것과 안 깐 것, 1킬로냐 한 근이냐로 가격이 왔다갔다하므로 정신 바짝 차려야합니다. 이건 껍질 까서 1킬로에 오만원. 거기서 내장을 빼니 무게가 조금 더 줄겠죠. 국물용 바지락과 오만둥이에 더해 서비스 비슷하게 제철맞은 숭어 반마리를 회쳐주시길래 만원 더 드렸습니다. 


먹어보면 서너명이서 적당히 먹을만 합니다. 이걸로 배채울 건 아니니까. 이거에 한우 불고기감 반근 정도 더 샤부샤부하고 칼국수 이인분 해 먹으니 배 뻥.


실은 더 먹은 게 있었으니 주차를 농협에 해서 주차비 겸 구입한 낙지 한마리. 가격은 시장과 같네요. 다리 두 개는 데치기 전에 잘라서 참기름과 소금 뿌려 산낙지로 ㅡ,.ㅡ

최불암 아저씨의 라이프워크 한국인의 밥상 낙지 편에 보면 '서산 낙지는 데치면 더 커진다' 라는 드립이 있는데 .. 뭔가 그게 진짜같다는 생각이 잠시 들 정도. 꽤 큰 낙지였는데 산낙지나 데침이나 참 보드라운 걸 보면 국산 낙지가 맞긴 맞나봅니다.



바야흐로 세계의 중심 -_- 강남역. 금요일 일곱시에 11번 출구로 나가려면 줄을 서야 하더군요.



평소와는 조금 다른 멤버와 약속이 있어 오랜만에 강남역을 갔습니다. 목적지는 멕시칸 레스토랑인 훌리오



마침 자리가 딱 네온사인 앞이어서 전체가 다 안 찍히는 상황이. 


대략 위치는 CGV 못미처 골목으로 언덕을 올라 예전 포모도로 (아 그립다) 가 있던 바로 그 자리, 아니면 그 주변인 듯 합니다. 다른 가게에 비해서 웨이팅도 길고 자리도 꽉 차 있는 것이 꽤 잘나가는 집이란 사전 정보가 사실인 듯 해요.



대략 이런 분위기. 


메뉴를 펼쳐보니 파히타가 만원대 후반, 퀘사디야가 만원대 초반입니다. 비프 파히타와 고르곤졸라 퀘사디야 (!) 를 시켰습니다.



고르곤졸라 퀘사디야는 사진이 없지만 대략 매드 포 갈릭 고르곤졸라 피자를 반으로 접었다고 생각하면 가장 비슷할 듯. 세명이 저렇게 요리 두 개 시키고 산 미겔 오백 석잔 마시니 오만원 나오는군요. 수입 생맥주와 국산 병맥주 외에 마땅한 주류가 없어서 술빨러 갈 곳은 아닌 듯.


재료 나쁘지 않고 솜씨 나쁘지 않지만 맵고 시고 짠 멕시칸 정통스러움은 거의 없습니다. '진짜 멕시칸'이 땡길 때 가는 곳은 아닐 듯 하고 적당히 이국적인 게 먹고 싶을 때 갈 만 합니다. 아, 저의 멕시칸 입맛 레퍼런스는 Chipolet 이니 참고를.



일부러 약간 가볍게 1차를 끝내고 간 곳은 국기원 쪽으로 좀 더 올라가 치킨&칩스 라는 닭집. 예전엔 구시아치킨이란 이름이었나 봅니다.


이층부터 시작하는 곳인데 큰 홀이 두개나 있는 대규모 가게. 하지만 8시에서 11시 정도까지는 그 가게가 꽉 차더군요. 솔직이 좀 놀랐습니다.




옛 생각나는 3000CC 생맥주와 치킨+샐러드 세트입니다. 가격은 딱 동네 치킨집 정도. 맥주맛도 치킨도 쏘쏘한데 사이드로 나오는 직접 튀긴 감자칩(형태 선택 가능) 과 단품가격 6800원의 샐러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닭은 선택한 적이 없는데 안심 순살치킨이 나와서 좀 아쉬웠어요. 아가씨들에겐 기본안주로 나온 캐러멜 팝콘이 인기 폭발.


인상적이었던 샐러드. 제가 딱 좋아하는 구성인데, 케찹이나 마요네즈 범벅이 아닌 것은 다행이지만 소스가 달달했던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저 구성에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만 뿌려서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리코타 치즈야 언감생심이지만. 어쨌건 막차 끊길때까지 수다떨던 강남의 불금.



다음 포스팅은 지방으로 갑니다.

가게 이름이 애매하긴 한데 일단 검색에는 '추억의 짬뽕' 으로 걸립니다. 웨스턴돔 근처에서 체인 아닌 짬뽕집으로는 얼마전 포스팅한 '황실짜장' 이 유명한 듯 하지만 경험자들 중에는 여기가 낫다는 분들이 있어서 들러봤습니다. 역시나 목표는 해장.


그건 그런데 요새 들어 '중국집' 아닌 '짬뽕집' 들이 부쩍 늘어난 듯 합니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 득세하는 현실의 반영이기도 할테고 짬뽕 국물이 조미료와 캡사이신으로 장난치기 편하기 때문이기도 할테고.



사진에도 보이듯이 24시간 여는 집이고 사진이 없는 메뉴 중엔 '삼선술국' 이 눈에 띕니다. 뭐냐고 여쭤보니 삼선짬뽕에 면발은 조금 들어가고 내용물이 많이 든 술안주라고 하시네요. 즉 돈받고 팔던 짬뽕국물 안주라고 이해하면 될 듯. 안 먹어봤지만 짜장에 청양고추를 썰어넣은 불짜장이란 메뉴도 유명한가봅니다.



제가 시킨 홍굴(홍구?)짬뽕. 홍합과 굴이 들어간 짬뽕인데 위 사진은 홍합을 대부분 깐 이후입니다. 황실짜장의 홍합짬뽕 만큼은 못 되도 홍합 양은 섭섭지 않습니다. 국물 맛이 구수하고 시원한 게 황실짜장보단 분명 한 수 위군요. 반면에 면발은 찰기는 없으면서 좀 덜 빨아진 느낌 (어제부터 왜 이러지?)으로 국물이 잘 안 배어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이런지는 알 수 없어요. 동행하신 분이 시킨 삼선짬뽕과는 국물 맛이 약간 달랐는데 굴 때문인 듯도 합니다. 삼선짬뽕의 해물 수준은 그럭저럭. 군만두도 시켰는데 튀김은 제대로 된 듯하지만 만두 속이 그냥 공장제 만두.


국물로만 따지면 야래향 명화원 등등 유명 업소와 스타일도 비슷하고 수준도 나쁘지 않습니다. 뭐 그래봐야 짬뽕 국물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몇 번 더 갈 일이 있을 것 같아요.




주인장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부터 다녔으니 을밀대에 다니기 시작한 지 이럭저럭 10년쯤 되는 모양이다. 나름 다가가기 쉬운 맛의 평양냉면과 바삭바삭한 녹두전도 좋지만 나는 파채위에 얹어 나오는 얇은 수육에 겨자 찍어먹기를 좋아해서 자주 다녔다. 몇 군데 없는 빨간 진로 골드 빠는 재미도 있었고.


삼월부터 냉면을 만원으로 올린다는 소식을 들은 어제, 예정도 없이 방문해 냉면 한그릇에 맥주 한 잔을 했는데 십년 다닌 중에 최악의 식사였다. 당장 배가 좀 덜 꺼진 상황이기도 했고 별로 마음 편한 자리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유독 덜 빨아서 미끈미끈한 사리와 찔깃찔깃한 면발이 맘에 안 들더라. 아직 리스트에서 잘라낼 정도는 아니지만 내 돈 내고 가기는 웬지 꽤 꺼려질 것 같다.


아가씨들 중에 특히 을밀대 냉면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갈수록 자극적이 되어가는 냉면 육수와 얽힌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여 좀 그렇다. MSG 빨이야 마찬가지더라도 내 취향은 필동면옥 쪽으로 옮겨가는 듯.

지난번 포스팅했던 일산시장 중앙식당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 이후 여기저기 물어보니 의외로 주변에 아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열두시 조금 넘어 가니 한두팀이 이렇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번엔 같은 시간대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찬바람 불고 진눈깨비 내리는 날씨 탓인듯도 합니다. 보면 아시다시피 손님의 성별 연령 등은 다양.



동행한 선배가 며칠전부터 순대볶음이 생각났다 해서 시킨 모듬볶음. 중짜 이만원 짜리인데 결과적으로 둘이 먹기에 충분했습니다. 맛은 신림동 순대타운 것에 비해 확실히 낫더군요. 순대와 내장의 질도 좋고 양념도 적당히 자극적입니다. 순대, 내장, 머릿고기, 오소리감투가 들어가고 그 중 한가지 씩만 들어간 볶음도 메뉴에 있습니다. 가격은 동일. 낮에는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눈치인데 저녁에 술 한 잔 하기 좋아보였습니다. 순대는 당면 + 이것저것.


처음엔 들어가자마자 볶음 중짜랑 술국 (만원)을 시켰는데 아주머니가 그럼 좀 많을 것 같다고 술국은 이따가 시키라고 하시더군요. 나중에 먹다가 끄덕끄덕했습니다.



순대볶음에도 국물이 따라나오긴 했고 딱히 아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맛을 보기 위해 순대국을 시켰습니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국물은 준수한 수준에 건더기로 압도하는 스타일. 칠천원이고 특이 따로 있는 듯 합니다.


누가 뭐래도 순대국에 가장 강점이 있는 집이지만 기본적으로 고기와 내장을 다루고 삶는 솜씨가 있습니다. 순대나 수육, 내장 등 술안주 거리도 믿을만할 것 같습니다. 한끼 뚝딱이나 저녁에 한 잔이나 두루 괜찮은 집입니다. 문제는 제 나와바리와의 거리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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