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이름이 애매하긴 한데 일단 검색에는 '추억의 짬뽕' 으로 걸립니다. 웨스턴돔 근처에서 체인 아닌 짬뽕집으로는 얼마전 포스팅한 '황실짜장' 이 유명한 듯 하지만 경험자들 중에는 여기가 낫다는 분들이 있어서 들러봤습니다. 역시나 목표는 해장.


그건 그런데 요새 들어 '중국집' 아닌 '짬뽕집' 들이 부쩍 늘어난 듯 합니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 득세하는 현실의 반영이기도 할테고 짬뽕 국물이 조미료와 캡사이신으로 장난치기 편하기 때문이기도 할테고.



사진에도 보이듯이 24시간 여는 집이고 사진이 없는 메뉴 중엔 '삼선술국' 이 눈에 띕니다. 뭐냐고 여쭤보니 삼선짬뽕에 면발은 조금 들어가고 내용물이 많이 든 술안주라고 하시네요. 즉 돈받고 팔던 짬뽕국물 안주라고 이해하면 될 듯. 안 먹어봤지만 짜장에 청양고추를 썰어넣은 불짜장이란 메뉴도 유명한가봅니다.



제가 시킨 홍굴(홍구?)짬뽕. 홍합과 굴이 들어간 짬뽕인데 위 사진은 홍합을 대부분 깐 이후입니다. 황실짜장의 홍합짬뽕 만큼은 못 되도 홍합 양은 섭섭지 않습니다. 국물 맛이 구수하고 시원한 게 황실짜장보단 분명 한 수 위군요. 반면에 면발은 찰기는 없으면서 좀 덜 빨아진 느낌 (어제부터 왜 이러지?)으로 국물이 잘 안 배어 있었습니다. 평소에도 이런지는 알 수 없어요. 동행하신 분이 시킨 삼선짬뽕과는 국물 맛이 약간 달랐는데 굴 때문인 듯도 합니다. 삼선짬뽕의 해물 수준은 그럭저럭. 군만두도 시켰는데 튀김은 제대로 된 듯하지만 만두 속이 그냥 공장제 만두.


국물로만 따지면 야래향 명화원 등등 유명 업소와 스타일도 비슷하고 수준도 나쁘지 않습니다. 뭐 그래봐야 짬뽕 국물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몇 번 더 갈 일이 있을 것 같아요.




주인장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부터 다녔으니 을밀대에 다니기 시작한 지 이럭저럭 10년쯤 되는 모양이다. 나름 다가가기 쉬운 맛의 평양냉면과 바삭바삭한 녹두전도 좋지만 나는 파채위에 얹어 나오는 얇은 수육에 겨자 찍어먹기를 좋아해서 자주 다녔다. 몇 군데 없는 빨간 진로 골드 빠는 재미도 있었고.


삼월부터 냉면을 만원으로 올린다는 소식을 들은 어제, 예정도 없이 방문해 냉면 한그릇에 맥주 한 잔을 했는데 십년 다닌 중에 최악의 식사였다. 당장 배가 좀 덜 꺼진 상황이기도 했고 별로 마음 편한 자리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유독 덜 빨아서 미끈미끈한 사리와 찔깃찔깃한 면발이 맘에 안 들더라. 아직 리스트에서 잘라낼 정도는 아니지만 내 돈 내고 가기는 웬지 꽤 꺼려질 것 같다.


아가씨들 중에 특히 을밀대 냉면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갈수록 자극적이 되어가는 냉면 육수와 얽힌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여 좀 그렇다. MSG 빨이야 마찬가지더라도 내 취향은 필동면옥 쪽으로 옮겨가는 듯.

지난번 포스팅했던 일산시장 중앙식당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 이후 여기저기 물어보니 의외로 주변에 아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열두시 조금 넘어 가니 한두팀이 이렇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번엔 같은 시간대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찬바람 불고 진눈깨비 내리는 날씨 탓인듯도 합니다. 보면 아시다시피 손님의 성별 연령 등은 다양.



동행한 선배가 며칠전부터 순대볶음이 생각났다 해서 시킨 모듬볶음. 중짜 이만원 짜리인데 결과적으로 둘이 먹기에 충분했습니다. 맛은 신림동 순대타운 것에 비해 확실히 낫더군요. 순대와 내장의 질도 좋고 양념도 적당히 자극적입니다. 순대, 내장, 머릿고기, 오소리감투가 들어가고 그 중 한가지 씩만 들어간 볶음도 메뉴에 있습니다. 가격은 동일. 낮에는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눈치인데 저녁에 술 한 잔 하기 좋아보였습니다. 순대는 당면 + 이것저것.


처음엔 들어가자마자 볶음 중짜랑 술국 (만원)을 시켰는데 아주머니가 그럼 좀 많을 것 같다고 술국은 이따가 시키라고 하시더군요. 나중에 먹다가 끄덕끄덕했습니다.



순대볶음에도 국물이 따라나오긴 했고 딱히 아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맛을 보기 위해 순대국을 시켰습니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국물은 준수한 수준에 건더기로 압도하는 스타일. 칠천원이고 특이 따로 있는 듯 합니다.


누가 뭐래도 순대국에 가장 강점이 있는 집이지만 기본적으로 고기와 내장을 다루고 삶는 솜씨가 있습니다. 순대나 수육, 내장 등 술안주 거리도 믿을만할 것 같습니다. 한끼 뚝딱이나 저녁에 한 잔이나 두루 괜찮은 집입니다. 문제는 제 나와바리와의 거리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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