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디어/SNS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식당이라면 아마도 박찬일 주방장이 새로 낸 광화문국밥 일 것 같습니다. 몽로만 해도 어느 정도 소구층이 좁은데 평양냉면/돼지국밥/박찬일/광화문이면 사실 관심이 안 쏠리는 게 이상하겠죠. 정말 기가막힌 포지셔닝입니다. 박찬일 주방장은 요리 이전에 미디어의 천재.


찾아가는 길 잘 보셔야 합니다. 여기는 왔다갔다하던 손님들 가는 데가 아니라서 찾기 어렵습니다. 일단 동화면세점 골목으로 들어와서


할리스 옆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주소도 지도도 설명도 필요없어요. 무조건 저 할리스를 찾아야 합니다. 잘못하면 동영각에서 담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


할리스 건물 돌아 오른쪽으로 바로 보이는 정동주차장 입구. 차로 오시면 주차장에 대시면 됩니다만 주차비는 싸지 않습니다.


갑자기 휑한 주차장이 나타나고 맞은편에 보이는 곳이 광화문 국밥. 알고보니 이 주차장을 둘러싼 건물은 오양수산 건물이라는군요. 이 위치에 이 정도 면적이면 수십층 빌딩이 올라가도 애저녁에 올라갔을 것 같은데 ..

맞은 편 별관 비슷한 건물의 1층을 다 씁니다.



치열한 웨이팅의 기록. 사실은 이 날은 날씨가 궂어서 ..


실내를 잘 찍은 사진이 있어서 가져와봅니다. 왼쪽의 주저앉는 자리는 심지어 온돌이라고.

저는 잘 모르겠는데 공간 잘 빠졌다고 칭찬이 자자하네요. 제 느끼기에도 너무 안 튀면서도 깔끔하고 쾌적하긴 했습니다.


실제 상황은 이렇습니다.


서버 분들도 아직 좀 합이 안 맞는 부분은 있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합격점. 오픈하자마자 손님이 몰리는 걸 감안하면 선방하고 계신듯.


메뉴는 대략 이렇습니다.

돼지국밥에 평양냉면이면 접근도 용이하고 그러면서 미디어와 SNS의 관심을 모으기에 최적의 메뉴죠. 박찬일 주방장님 이번엔 직접 투자한 게 아닌가 싶음.


깔끔할 수 밖에 없는 상차림. 뭔가 정인면옥의 느낌도 나구요.


이렇다는군요.


창 밖으로 비 옵니다. 위험한 날이죠.


수육 반 접시 (13,000원)

위쪽은 차갑게 나오는 앞다리살, 아래쪽은 미지근하게 나오는 뒷다리살입니다. 품종은 무식하게 '한돈' 아니고 버크셔K.


버크셔K는 이렇게 생겼답니다. 완전 흑돼지는 아니고 발과 코와 꼬리가 하얗다지요? 버크셔 품종을 한국에 맞게 개량해서 한국에서 키우니 '한돈'은 맞습니다. 버크셔 요크셔 이런건 돼지 품종이자 영국의 지방입니다. 청양고추... 와는 다르고나.


찍어먹는 양념장도 함께. 간장+식초+마늘+뭔가 단거.


딱 봐도 좋아보이는 앞다리살 두 점. 껍질 붙은 앞다리살을 차게 해서 먹으면 껍질의 질감이 각별하지요. 뒤의 다섯점도 좋았어요.


뒷다리살은 차가우면 퍽퍽할까 그런지 미지근하게.


이 집 새우젓 좋은 거 씁니다.


평양냉면 (9,500원)


뭔가 센터를 못 맞추고 사리가 들어앉아서 사리 확대.


면타래 풀어봅니다. 양은 제 기준에서 적지도 많지도 않습니다.


양지 수육 두어점 들었습니다.

육수는 우래옥을 연상하게 하는 진한 고기국물 맛에 장조림 비슷한 간장 맛이 살짝 스칩니다. 누굴 데리고 와도 밍밍하다고 욕먹지는 않을 맛. 전체적인 느낌은 면발이 가늘어서 그런지 을지면옥이 연상되네요.


제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종로통 을지로통의 모든 가게에 비해 빠질 게 없는 평양냉면입니다. 거기에 가격 등등 이런저런 요소를 감안하면 거의 광명 정인면옥에 버금가지 않나 싶을 정도네요. 실제로 처음 냉면을 먹고 든 생각은 '아 을지면옥 망하겠다'


돼지국밥입니다. 8천원

'돼지국밥은 순대국 비슷한 거' 라는 말은 최소한 이 돼지국밥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국물이 조금 간이 약해서 그렇지 홍성의 홍흥집 돼지내장탕이 생각나는 깔끔한 맛입니다. 터프한 돼지국밥 생각하시면 실망하실 거예요.


홍성 홍흥집 방문기


부추철이긴 한데 그래도 부추 많이 넣어 나옵니다.


엄청 바쁜 시간은 아니었는데도 냉면과 수육 시켰는데 냉면이 먼저 나오는 등 서빙 순서에 좀 문제가 있긴 했습니다만 음식도 그렇고 위치도 그렇고 주차도 그렇고 거기에 미디어의 전폭적인 관심이라는 강점이 있으니 엄청 잘 나갈 것 같습니다. 날 더워지면 냉면 때문에 터져나갈 가능성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빨리빨리 다녀오시는 게 상수가 아닐까 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