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고 서해안에는 폭설이 내리고 제주도가 고립되고 급기야 서울에도 눈발이 날리던 날, 을밀대로 평양냉면 먹으러 갑니다.


맨날 오자마자 줄 서기 바빠서 이렇게 전경을 찍어보는 건 처음인 듯. 일단 사진에 찍힌 건물이 본래 건물이고, 왼쪽으로 보이는 노란 건물 2층과 사진에 안 보이는 골목 첫 집이 을밀대 본점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방은 본 건물과 노란 건물 사이에 천장 낮은 하꼬방 비슷한 방.

'겨울에도 합니다' 수준이 아니라 겨울도 추운 날 아니면 점심에 줄 섭니다. 오늘은 을밀대가 12시에도 줄 안 서는 일년에 몇 일 안되는 추운 날.


면수 주전자와 방 번호. 210번대는 윗 사진의 노란 건물 2층 창가쪽이네요.


방 두개와 찬/음료/그릇 등이 세팅된 소주방으로 되어 있습니다. 건너보이는 방은 아직은 비어있지만 12시 좀 넘으니 꽉 차더군요.


육수 따라봅니다. 기름기 동동 뜬 을밀대 육수. 어쩌니저쩌니 해도 전 면수보다 육수가 좋아요.


꽤 오랫동안 변화가 없는 메뉴판.

일산점도 이제 물냉이 만원이니 가격이 같죠? 강남점은 좀 가격이 달랐던 듯도 하고.


밑반찬 및 장 4종 세트.


김치 참 많이 주셨네요. 을밀대 김치가 딱히 맛있진 않습니다만 평양냉면집에서 김치 나오는 게 어디.


무김치.


녹두전 한 장 시킵니다. 8천원.

여름 한창 바쁠때는 부쳐놓은지 한참 된 게 나오는데 그렇진 않네요. 주변은 충분히 바삭한데 안쪽은 약간 덜 익은 듯도 했습니다.


거냉 (만원)

을밀대에서 물냉 말고 거냉을 시키면 이렇게 얼음 빠진 육수로 나옵니다. 그냥 맹물 얼음은 아닌지 거냉이 딱히 더 진하거나 하진 않아요. 박찬일 주방장이 하시는 팟캐스트 들어보면 다른 평양냉면 집에도 거냉이 있는 듯 한데.. 육수에 얼음이 나오는 집에서나 거냉이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제 평양냉면과는 좀 다른 을밀대 냉면이라 부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은 냉면입니다. 새로 생기는 평양냉면집들이 모두 높은 메밀 함량과 동치미 들어간 국물로 가면서 을밀대 냉면은 점점 더 유니크해지고 있지요. 오늘 면발은 노즐 바꾼지 얼마 안 되셨는지 조금 얇기도 하고 덜 거칠고 그런 가운데 어쨌건 제게는 나름 인이 박힌 맛. 겨울이라 그런지 육수도 안정되어있고 좋습니다.





기분좋게 점심 먹고 나오다 골목 수퍼에서 찍은 오징어 박스. 누구 아이디어인지 딱 열마리 들어가게 잘 짰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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