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정릉의 돼지고기집 달밝은집을 방문했습니다.

미리 설명을 드리자면..


일월화요일 쉬고 하루 11테이블만 예약받는 극악의 접근성으로 유명한 한성대 명월집/해뜨는집 에서 일하시던 분이 나와 차리신 가게라고 합니다. 대표메뉴 이름은 두 집 공히 '돼지불고기'인데 매콤한 양념을 한 돼지목살구이입니다. 초벌구이 해서 나오는 걸로 유명하죠. 이제 슬슬 메이저 블로거들의 공격이 시작될거란 첩보에 주말을 이용해 서둘러 가 봅니다.


아무리 봐도 럭셔리하진 않은 외관.

테이블 네 개 뿐입니다. 지금 이 사진에 세 개 보이고 오른쪽으로 하나 더 있음. 6시부터 영업시작에 6시 15분에 자리잡고 앉았는데 6시 20분에 네 테이블 꽉차고 6시 30분부터 대기 시작.


초벌구이 하고 계신 사장님.


안쪽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메뉴.

명월집 돼지불고기는 50그램 더 많고 일인분 2만원이죠. 갈매기살과 껍데기는 이 집에만 있습니다.


이런저런 레귤레이션들. 테이블 이동금지 및 단체 사절. 8월 한달 휴무가 인상적이네요.


이런저런 레귤레이션2.


명월집과 같은 시그니처 불판. 아래보시면 주문받자마자 미리 작은 불로 데웁니다.


주문하고 나면 밑반찬 깔립니다. 상추 배추속 고추.


이쪽은 컴플리멘터리 (-_-;;)생수 한 병과 양배추, 마늘.

이 집 배추속이랑 양배추 깜짝 놀랄 정도로 달고 맛있습니다. 거기다 원체 친절하신 여자사장님이 접시 비는 꼴을 못 보시고 계속 리필.. 나중에는 저희 이거 더 안 먹을테니 안 주셔도 된다고 애걸했다능.


방문 전 날 돌아가신 신영복 교수님에 대한 나름의 추모. (평소엔 처음처럼 안 마심)


다른분들과 좀 달리 저는 갈매기살부터 시켜봅니다. 가격도 원산지도 누가봐도 세컨드 메뉴지만 메인메뉴인 돼지불고기와 똑같이 초벌해서 잘라주십니다. 

이거 대박입니다. 쫄깃보들 짭짤달달, 이 가격에 이 맛이면 멕시코산이고 뭐고 이것만 가지고도 대박집 창업 가능.


겉으로 보기엔 허옇지만 청양고추가루로 담가 매콤한 김치.


시원한 배춧국 나오고요,


이게 이 집의 메인메뉴인 돼지불고기. 사진에 나온 건 1~1.5인분 쯤?

돼지불고기가 나올때는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고기에 대한 설명과 함께 먹는 법도 가르쳐주십니다.


이게 사장님의 추천취식법. 불판 가운데 놓고 김치 한 두점 얹어 먹으라고.

저렇게 해서 몇 점 먹다보면 정수리가 간질간질하며 땀이 납니다. 확 맵진 않은데 뒷 맛이 점점 매워져요.


고기 구우실 때 보니 두께가 3cm 쯤 되는 양념목살을 초벌하시더군요. 숙성을 오래 시킨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김치와 양념 맛에 가려서 느끼기는 쉽지 않지만 드라이에이징 소고기처럼 새콤한 맛이 있습니다. 그런 숙성돼지고기를 매콤새콤 (단 맛 없습니다)한 양념에 재워 타지 않게 구워내는 게 이 집의 특징. 원조라 할 명월집을 가본 적이 없어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그런 양념맛과 숙성을 거친 보드라움이 매력적입니다. 달지않아 밥보단 술에 맞는 맛. 밥이랑은 갈매기살이 더 잘 갈 듯.


껍데기를 시켰더니 막소금이 나옵니다.


껍데기도 초벌구이 해 오셔서 가위로 썰어주시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자른 사진만. 사방 한 뼘쯤 되는 껍데기 한 장 나옵니다.

바로 얼마전까지도 한 장에 6천원이더니 두 배 가까이 오른 가격, 게다가 테이블 당 한 장이라는 수량 제한,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하고 먹어봤더니..


맛있습니다.

적당히 쫄깃보들한 식감도 식감인데 껍데기에서 치즈 맛이 납니다. ㅡ,.ㅡ


남은 마늘과 섞어 구우면 완벽한 소주 안주.

비싸긴 하지만 먹어볼 만 합니다. 비싸봐야 추가도 불가능하니 전체 예산엔 별 영향도 안 미침.


메인인 돼지불고기는 일인분에 만삼천원이면 삼겹살 가격보다 그리 비싸지 않은데 이 정도 독특함과 맛이면 아주 훌륭합니다. 갈매기살은 가격까지 저렴하고 곁들이는 채소 등의 질을 생각하면 장사 허투루 하는 집 분명 아닙니다.


문제는 명월집만큼은 아니지만 접근성이 안 좋은데다 (전철에선 절대 못 걸어오고 주차가 생각보다 아주 많이 어려움.) 테이블도 적어 뻑하면 대기를 타야한다는 점 (매일 준비한 고기도 적어서 줄 안서려고 밤 늦게 가는 전술도 안 먹힐 가능성이..) 망원동 돈사돈 같은 곳과 마찬가지로 아무때나 가서 아무때나 먹을 수만 있다면 이 정도 훌륭한 돼지고기집은 없을 듯 합니다. 심지어 가격도 비싸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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