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찾은 스시 키노이. 찾아가기 꽤 어렵습니다.

건물들 뒤쪽으로 난 골목으로 들어가야 함.


다세대주택 1층에 깔끔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간판이 없어요 ㅠㅠ


메뉴는 점심에 스시 한가지, 저녁엔 사시미 포함.


사장님. 한 때 가성비로 날렸던 여의도 이노치에 계시다가 일본 갔다와서 오픈하셨답니다. 


다찌는 6석 4석해서 총 10석.


그런데 다찌가 옹이 주변으로 깨졌습니다. 오픈한지 삼개월도 안 되었다는데 ㅠㅠ 가슴아프실까봐 얘기는 안 했음.


하필 깨진 자리에 뙇.


국산맥주 국산소주 없습니다.

사케건 소주건 병으로 시켜야 성이 차는 입장에선 조금 어려운 주류메뉴판.


일단 맥주.

잔 예쁘네요.


준비완료.


오토시로 나온 미역-오이-잔멸치 초절임.

초를 직접 만들어 쓰신다고.


전복죽이겠죠?

조가 들어가서 있습니다.


미소시루. 저는 평범.


메뉴에 있는 워싱턴 주 샤르도네 하나, 결국 병으로 시켜봅니다. 찰스 앤 찰스 샤르도네 2012.

칠링버켓 특이하네요. 냉매만 얼려서 쓰면 된다고.


까면 이렇게.

아직 워싱턴 주는 저가 샤르도네가 맛이 들기에는 덜 더운 듯. 새콤하고 가벼웠습니다. 그러고보니 다른 화이트는 샤블리이고 하나 있는 레드도 오리건 피노누아. 뭔가 가볍고 크리스피한 쪽으로 맞춘 와인 셀렉션이네요.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이 집의 스시맛과도 방향성이 비슷합니다.


잔은 평범.

아 저 다찌 금간 거 어쩔 ㅠㅠ


스시 시작합니다. 광어.

간장은 발라나오고 크기는 요새 딱 유행하는 크기.


도미.


단새우. 

샤리는 적초를 써서 붉은 기운이 돕니다.


이까(오징어)-시소-유자

상대적으로 유자맛이 강해서 깜짝 놀람.


마나가쓰오 (병어)구이.

색이며 맛이며 예술입니다. 오늘의 한 점을 꼽으라면 저는 이 병어구이.


굽기 정도를 보여드리기 위해 좀 지저분하지만 안쪽 사진.


한 점 정도씩 늦게 가고 있었는데 옆에 분이 시메사바 안 드신다고 밀어주셔서 이런 배치가..


시메사바.

와인이랑 부딪혀서 그런지 비린내가 좀 돌았습니다.


절인 호타테 (가리비)

가리비는 날로, 얼마나 부드럽고 리치한가로 승부하는 재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절여서 수분이 빠지니 완전 다른 쪽의 맛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저는 안 절인 쪽이 좋아요.


머리에 털나고 처음 본 바지락 스시.

익히고 살짝 양념한 바지락을 썼는데 충분히 예상가능한 맛, 하지만 새롭고 신선하네요.


얼핏 성게로 착각한 낫토. 2만2천원 짜리 스시에서 뭘 바라삼.


가이바시라.

이거 맛있더군요.


아나고.


영(?)부추와 우메보시 간거. 위에 뿌린 게 뭐더라..

아주 상큼한 맛.


교꾸.

마지막에 녹차 아이스크림이 나왔는데 사진이 없네요. 마끼나 우동은 없습니다.


스시는 전체적으로 가볍습니다. 네타의 풍미도 진하지 않고 간도 약하며 샤리도 달지 않아서 무게감이 없고 하늘하늘한 느낌. 그러다보니 가끔 유자나 부추의 향이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데 이건 호불호의 영역으로.


그러나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최강의 가성비. 세상에 어디 가서 22,000원에 이렇게 제대로된 스시를 먹어볼 수 있을까요. 이 가격에서 우니 이꾸라 도로 같은 재료는 도저히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최선의 재료로 어느 하나 허투루 내지 않는 걸 생각하면 22,000원은 거의 불가능한 가격입니다.


생각보다 환경이 녹녹치 않은 상암동에서 잘 버텨서 빨리 자리잡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런 가게가 없어지면 완전히 손님 손해. 코키지는 물어보지 않았는데 조만간 저녁 때 술 한 병 차고 찾아가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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