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지방 음식점이 끼어듭니다. 시기가 시기다 보니.

용평 가는 길. 저녁때가 되어 횡계IC 보다 30km 정도 못 미친 장평IC에 들렀습니다. 눈이 오고 바로 추워진 탓에 며칠 된 눈꽃이 그대로 남아있네요.


나름 터미널 앞이라 택시도 많습니다. 휘팍가는 셔틀도 있다고. 아무래도 겨울, 게다가 명절 성수기인지라 택시들도 많이 서 있습니다.


목적지. 용평 왔다갔다하다 자주 들르는 곳입니다.


메뉴는 저 정도입니다. 그냥 막국수와 비빔막국수를 시켰는데, 이 집 메밀칼국수도 나쁘지 않습니다. 칼국수는 따로 끓여야해서 그런지 한그릇 시키면 약간 안 내키시는 분위기. 수육은 분명 먹어봤는데 딱히 기억에 없는 걸로 봐선 쏘쏘했던듯.

미쳐가는 서울의 평양냉면이나 선릉역의 팔천원하는 막국수에 비하니 이제는 싼 가격으로 느껴지네요.


밑반찬. 왼쪽에 있는게 곤드레 김치인가 하는데 좀 특이합니다. 


도전 맛대맛에 한번 제대로 나오셨던 모양입니다. 예전보다 머리가 검어지셨네요^^ 

명절을 맞아 가족이 내려온 모양으로 손주의 재롱에 웃음이 끊이질 않으십니다.


나왔습니다. 물막국수. 김과 깨 뿌려진 막국수 싫어하시는 분들은 기겁할 비주얼이죠.


이건 비빔막국수.


면발은 메밀을 몇프로 쓰신다고 듣긴 했는데 굉장히 특이하거나 대단하지 않고, 국물도 양념장도 대단하진 않은데 비해 나름 잘 되는 가게입니다. 버스터미널 바로 앞이라는 위치 탓과 알기 쉽고 친숙한 막국수 맛 때문 아닐까요. 산너머 고성 양양 등의 막국수 명가들이 평양면옥이나 필동면옥이라면 이 집은 마포 을밀대도 아니고 함흥면옥 쯤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에 더 가까울지도.



카운터 옆에선 메밀면과 메밀제품들을 팔고 있습니다. 딱히 땡기지는 않네요. 중국산인지는 확인 못했습니다.


뚝딱 먹고 나온 것 같은데 어두워졌네요. 산골마을의 해는 짧습니다.


명가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어도 쉽고 친숙한 맛의 괜찮은 막국수 집입니다. 동치미 국물? 그게 뭔가요?





일차를 샤오훼이양에서 뽀지게 먹었지만 이차도 맥주집으로 가봅니다. 일행 중 한 분이 최근에 발견한 꼬치집인데 생맥주가 그렇게 맛있다고.


위치 설명부터. 


홍대입구역 스타벅스에서 경의-공항선 홍대입구역까지 이어진 길을 '홍대앞 걷고싶은거리' (주소상 길 이름은 '어울마당로' 입니다) 라고 하더군요. 그 길의 거의 끄트머리 쪽에 위치합니다. 산울림 소극장 쪽에서 쭉 내려와도 됩니다. 20년간 '홍대 앞'의 핫한 곳은 놀이터 - 산울림소극장 주변 - 주차장 골목 - 커피프린스 골목 - 상수역 - 합정역 방향 - 걷고싶은거리 이런 식으로 움직여가며 전체적 파이를 키워가는 느낌입니다. 요즘은 상수역-합정역 사이와 걷고싶은 거리 안쪽으로 많이 오게 되네요. 물론 개인 취향 다분히 들어가 있습니다.


잡설이 길었고 외부사진.



날도 다시 추워지고 진눈깨비 오는 날이었습니다. 따뜻한 분위기의 반지하 실내.


완전 만땅은 아니지만 자리잡기 쉽지 않습니다. 손님들의 나이대도 젊고 특히 젊은 여성손님 비율이 6-70프로는 되는 듯.


주방과 홀은 다들 젊고 개성있는 남자분들. 전체적으로 가게 분위기가 따뜻하고 젊고 활기찹니다. 좋아요.


사케 사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류메뉴. 사케 가격은 보지도 않아서 비싼지 싼지도 기억 안 납니다.


'꼬치다' 라는 가게 이름에 맞춰 메뉴 분류도 '술이다' '사케다' '음료수다' 뭐 이런 식.


주문 마치고 자리에서 찍어봅니다. 진눈깨비 속에 가로등 불빛이 예쁘네요.


나왔습니다 크림생맥주.

(엇 일행에 여성분이???)


메뉴에도 있듯이 오비골든라거가 전용잔에 나오네요. 골든라거 자체도 부드럽고 풍부한 쪽으로 만든 맥주인데 요새 생맥주계의 유행인 크리미한 거품을 얹어 아주 부드러운 맛. 나쁘지 않습니다.


한잔씩 비웠습니다. 여길 소개하신 분도 '꼬치는 별로인데 맥주가 맛있어요' 하고 데려오셨을 정도니 안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사실 일차에서 너무 먹고 와서 안주에 별 관심이 없었다는 게 정확할 듯. 



잘 안보이지만 나오면서 또 한 방 찍어봅니다.


한 때 일본생맥주 붐이 일었지요. 이에 대해선 1. 분명 한국 생맥주보단 낫지만 일본 현지에 비해선 아무래도 떨어진다. 2. 그럼에도 한 잔에 7-9000원 하는 가격은 과하다 는게 제 의견입니다. 역시나 사람 생각은 비슷한지 (방사능??) 새로운 대안으로 우리나라 생맥주를 잘 관리하고 적당한 가격으로 잘 서브하는 집들이 홍대 등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지요. 기본적으로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단 한국 메이저 맥주의 질 자체가 가장 큰 (그리고 가장 본질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관리 잘하고 거품 잘 내서 잘 따라봐야 맥주 자체가 밍밍하고 그 품질이 왔다갔다한다면 보람이 없죠.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집에서 쓰는 오비골든라거는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추구하는 맥주인데 이걸 크리미한 거품에 신경 써서 따라놓으니 시원하고 상쾌한 맛이 너무 죽습니다. 이걸 극복하려면 맥주 자체의 맛이 개성있거나 강해야 하는데 한국 맥주에겐 그건 무리 ㅡ,.ㅡ 


하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맛있는 맥주와 활기찬 분위기의 좋은 가게였습니다. 또 가서는 안주도 신경써서 좀 먹어보겠습니다.


그리고 3차는 다른집에 가서 또 맥주 ㅡ,.ㅡ ('꼬치다' 보다 낫습니다!)





홍대 일산 등지에 거점을 둔 남자 다섯명이 저녁 약속이 있어 샤오훼이양을 또 가 봅니다. 다행히 훠궈를 딱히 싫어하시는 분도 없는 듯 하여.


아마도 이 초라한 블로그에 가장 많이 등장한 듯 한 샤오훼이양 홍대점. 퍼온 내부사진.


저 사진 왼쪽으로 들어가면 칸막이로 만들어진 방 비슷한 곳이 있습니다. 기본 세팅만 된 상황에서 일단 세명이 시작합니다. 건장한 남자들 뿐이니 고민할 것 없이 부페 코스로 . 개인별로 화로가 있는 것이 이 가게의 특징인데  그러다보니 탕 두가지를 한번에 맛 보려면 남의 탕을 빌릴 수 밖에 없는 것은 단점, 물론 위생적으로는 더 좋을 수 있는 것은 장점 (물론 남의 탕에 젓가락 들어가기 시작하면 뭐..)

일인당 이만원 남짓한 부페를 시킬 경우 매운 홍탕과 맑은 칭탕 중 하나, 소고기와 양고기 중 하나를 선택하면 주문 끝. 사람마다 다르게 주문할 수 있고 고기도 마음대로 추가 주문 가능합니다. 탕은 한번 정하면 계속 써야하고.


배고픈 분이 있어 부페 코너에서 바로 먹을 거리들을 조금 가져왔습니다. 볶음밥 홍합찜 고기볶음 탕수육 등등.  상태는 쏘쏘.


쇠고기와 양고기 등장. 


고기는 다 떨어질 때마다 주문하면 가져다주시고 나머지 훠궈 재료들은 부페식으로 홀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반대쪽에는 아까 보신 그냥 먹을 음식들 외에 탄산음료 파운틴, 커피, 디저트 몇 가지 정도.

대략 가까운데 보이는것부터 소양, 고기완자, 햄 몇 종류, 얇은 어묵, 깐두부, 똥두부, 버섯 몇 종류... 저기 배추와 청경재도 보이네요.


훠궈하면 똥(凍)두부와 깐(乾)두부.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심지어 일반 코스를 시키면 안 나오고 부페를 선택해야만 먹을 수 있는 소양. 홍탕에 충분히 담궈뒀다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이 외에도 제가 좋아하는 재료는 목이버섯, 중국당면 등. 안 넣는 건 게맛살과 팽이버섯.


주재료를 넣기 전에 배추속 등 야채를 넣어 국물 맛을 좀 내 봅니다.


대략 이 정도면 준비완료. 이제 마음껏 먹어봅시다.


그 때 그 때 먹을 것만 탕에 넣어 바로 먹는 저와 다른 옆자리 계신 분의 취향. 백탕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걸로만 한 접시. 귀퉁이에 살짝 보이는 오징어도 참 맛있습니다. 사진은 없지만 중국 당면도 넣어 먹고 칼국수도 삶아먹고..


주제가 있는 코스도 있으나 이렇게 부페로 먹는 게 가장 어울리는 곳 같습니다. 향료 많이 쓰고 가게 안에 냄새 가득한 것이 거슬리지 않는 한 꽤 좋은 가게라고 새삼 느낍니다. 종업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뭐.. 오히려 한 층을 다 쓰는 꽤 넓은 가게인데 저녁시간에 손님이 서너 테이블 밖에 안 되 보이는게 문제랄까요. 하지만 중국인 손님 비율은 제가 가본 한국 그 어느 음식점보다 높습니다. 나름 한국에 익숙한 중국인들은 개인여행으로 홍대 쪽도 오고 그러는 듯 해요. 온 김에 익숙한 가게에서 식사하시는 걸지도. 


우연히도 다 같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자 다섯명이 뽀지게 먹은 즐거운 저녁이었습니다. 이대로 끝날 리 없겠죠. 남자만으로 끝날리....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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