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현재 폐업했습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가성비 최강의 이태리 식당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봅니다. 나름 대학가이지만 왠지 어색한 고대 이공대 쪽, 안암오거리 바로 이면도로에 있는 3층 건물의 2,3층.


뭔가 간판도 괜찮네요. 아마도 이번 가을에 오픈한 듯.


부대찌개집 간판 아래 입구로 들어가 계단을 올라갑니다.


입구. 깔끔하죠? 점심부터 저녁까지, 일요일 쉬고 밤 늦게는 안 하시는 듯.


들어가면 2층은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주방이 있고 테이블 없이 바와 창가 스툴로만.


왠만하면 손님은 모두 3층으로 안내됩니다. 인테리어 나쁘지 않죠? 제 취향은 옛 톰볼라나 뚜또베네 같은 쪽이지만 뭐 이런 건 이런 것 대로.

문제랄 건 없는데 음악도 이 인테리어와 맞춘 듯 해서 저는 그게 가장 ㅋ


3층의 소주방. 주로 생맥주 따르고 세팅하고 뭐 이런 거 하는 곳.


세팅입니다. 피자를 시키면 나이프 주십니다.


놀라자빠질 준비 하시고.. 메뉴 사진 나갑니다.

약간 과한 작명센스 아닌가 싶지만.. 대학가니까요.


이따 만나보실 '브루'스케타 예습. 아예 철자까지 바꿔놓으셨.


파스타입니다. 라구 파스타 오천원 보이시나요? 만원 넘는 파스타는 딱 한 종.


친절하게 사진 곁들인 파스타 면 해설. 이 집의 주력은 탈리아텔레 인 듯 하고 생면 쓰신답니다. 파스타마다 면을 선택할 수 있는지는 메뉴 상으로는 안 될 것 같고 따로 여쭤보진 않았습니다.


피자 세가지는 각각 7천원 8천원 9천원. 티라미수 3천원. 무슨 코스트코냐.


따로 와인리스트 청해봅니다. 가격 좋지요?

아무리 안 유명한 와인이라지만 스페인 크리안자가 식당에서 2.3만원. 할인 안 한 플립플랍 피노누아가 2.5만원이라니. 어디서 들었는데 코키지는 만원이라고. 오타 몇개 찾아보셔요.


이건 가게 인스타그램에서 퍼 온 건데 와인 잘 모르는 분들도 선택하기 좋게 분류해놨네요.


안암에일 한 잔. 가격 자체는 별로 안 비싸고 맛도 괜찮은데 잔 크기가 좀 아쉽습니다. 와인을 한 병 시키는 게 가성비가 나을지도.


이집의 히트인 열무 피클. 신선한 발상인데 맛도 훌륭합니다. 풋내 전혀 안 나는 멀쩡한 피클.


브루스케타 4종세트. 이게 9천원! 두명이라 그런지 두조각으로 먹기좋게 잘라주시기까지!

이 브루스케타를 보며 이 가게의 의도가 뭔지를 좀 생각해봤는데.. 음식과 가성비에 대해 고민을 참 많이 한 집 같습니다. 


독사진 나갑니다.


루꼴라, 프로슈토, 리코타, 드라이토마토

루꼴라와 프로슈토, (리코타)치즈 는 프로슈토 피자와 동일한 재료인데 여기에 드라이토마토로 액센트를 주었습니다. 먹어보면 드라이토마토의 역할이 굉장히 큽니다.


에멘탈, 모차렐라, 고르곤졸라, 토마피에몬테제

토마피에몬테제는 위에 올라간 건과일인가 보고.. 고르곤졸라 피자 분위기로 치즈를 때려넣은 리치한 맛.


카망베르 버터 호두 사과 발사믹

이 번 포인트는 사과. 얼핏 평범한 맛일 뻔 했는데 구운 사과가 반전을 줍니다.


삔이 가서 한 번 더 찍었는데 역시 삔이 감.


보기에 가장 럭셔리해보였던 새우 오렌지 파슬리와 짜치키 소스.

짜치키는 그리스의 유명한 소스인데 이 브루스케타의 맛은 짜치키 소스가 지배합니다. 짜치키 맛을 모르시면 보고 상상하신 것과 전혀 다른 맛에 깜놀하실 듯.


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이렇게 맛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니 훌륭한 집이네요. 문제는 두번째 부턴 이런 재미는 못 느끼겠죠.


7천원짜리 대파피자.

이것도 적당한 도우와 어떻게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파의 향과 매콤함이 잘 어우러진 훌륭한 피자입니다. 가격을 생각 안 해도 요 근래 이 정도로 맛있는 피자를 먹어본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


기대감이 마구 올라간 가운데 나온 매운 베이컨 탈리아텔레. (9천원) 제가 시킨 거 아닙니다만.


칼국수를 연상케하는 탈리아텔레 면도 특이하고 재료도 충분히 들어가서 맛있어보이는 로제 파스타인데

이건 앞의 음식들만 못하네요. 제가 생면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나중 가면 면발이 부스러지고.. 소스도 특별한 강점을 잘 못 찾겠습니다. 물론 로제 소스가 좀 그런 면이 있기도 하지만.


정리하자면, 스시로 치면 스시키노이같은 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네특성상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선 최대한 좋은 (비싼X) 재료를 쓰고 어쩔수 없는 부분은 요리에 대한 연구로 커버하는 그런 집입니다.


브루스케타는 꼭 드셔봐야 할 메뉴이고, 저 같으면 다음번에 다른 피자와 (피자는 일단 믿음이 가므로) 라구와 알리올리 파스타를 트라이해 보겠습니다. 다른데서 보니 전채 종류도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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