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을 산책하다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가게는 저 건물 2층에 있는 문 'moon' 입니다. 딱 봐도 검색에 잘 안 걸리게 생겼죠? 연남동 문 이나 샌드위치 문 정도로 검색해야 겨우 나올 듯.
위치한 곳이 툭툭누들타이 있는 서울동부교회를 꼭지점으로 하는 블록의 안쪽 골목인데.. 이 골목 정말 대단합니다. 한창 피어나던 시절의 홍대앞이나 가로수길, 커피프린스길을 생각나게 합니다. 특색이라면 주차는 거의 기대하기 어렵고, 그 때문에 더 오밀조밀하게 재밌는 가게들이 모여있다는 점 정도.
위치를 특정하라면 '동진시장 안쪽' 정도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은데.. 동진시장을 모르시면 말짱 도루묵.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는 것 같은 빠꾸떼 집도 있고요,
입간판. 메이흥.. 이라고 읽으면 되겠죠?
어딘가에서 소문을 들은 베트남 요리집 안. 베트남 계 캐나다인 두명이 하신다죠.
정말 독특한 분위기의 브루스케타 집인 장농속. 그루지야 식 피자/피데인 하차푸리 (가게 표기는 카차프리) 를 맛볼 수 있는 집이죠. 딴 건 다 필요없고 자리가 너무 적고 항상 명당자리를 커플들이 죽때리고 있어서 유명한 곳.
자 자 오늘의 가게인 문.
2층을 쓰고 있고 1층 지하 3층은 다 다른 가게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저기가 명당자리인데 역시나 미리 점유하신 손님이.
가게 이름도 그렇고 칼초네를 주력으로 하는 느낌입니다만 검색 사이트는 '샌드위치'라고 떡 박혀있다는.
와인리스트를 뺀 전체 메뉴가 이거.
건물을 빙 돌며 찾아헤매다 보면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나옵니다. 같은 입구에서 1층은 다른 가게.
chef 은 요리사가 아니라 주방장을 뜻하는 말이지만... 말해봐야 입만 아프죠.
2층으로 올라와 주방과 카운터 쪽. 두 분이 일하십니다.
화장실은 가게 안에 있고.. 기본적으로 테이블은 창가 쪽이 많습니다. 꽉 차면 좀 번잡할 듯한 공간배치입니다. 약간 늦은 점심시간이었는데 오늘은 서너팀 정도 계시더군요.
귀염귀염 개성개성한 인테리어에 목을 매는 이쪽 가게들에 비하면 굉장히 심플한 편입니다.
밖에서 본 메뉴지만 조금 크게 한번씩 더. 이쪽은 샐러드와 파니니.
칼초네와 스테이크, 샐러드 및 음료.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곳은 아니죠? 그러나 나중에 보면 파니니에도 나름 사이드도 곁들여 주고 그럽니다.
식기 세팅. 트라몬티나는 코스트코에서 프라이팬 파는 브랜드인 줄만 알았는데.. ㅋ
음식점 와서 제 몫으로 탄산음료 시킨 건 최소 일년은 된 듯. 패스트푸드 빼면 더 오래되었고..
에이드를 시키면 자리에 와서 직접 탄산을 쏴 주십니다. 오홀.
이런 것 말고도 주방과 서빙을 둘 다 하시는 사장님.. 엄청나게 친절하고 공손하십니다. 후자에 방점이 찍혀서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
제가 시킨 만쪼 - 소고기 파니니. 상추 선도 아주 좋습니다.
동행이 시킨 풍고 - 버섯 파니니. 기본적으로 파니니는 주재료를 빼면 똑같습니다. 소스는 좀 다르려나요.
아마도 갓 튀긴 감자는 폭신하고 빵은 많이 굽지 않은 스타일인데..
전체적인 샌드위치의 맛이 강합니다. 들어간 소스의 짠맛 단맛이 엄청 세요. 겨자와 후추의 매운 맛도 다 먹고 나서까지 입안에 남을 정도. 보통 이런 샌드위치는 가벼운 맛을 떠올리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옆 테이블에서 시킨 칼초네를 봤는데.. 엄청 큽니다. 원래 칼쪼네가 공갈빵 스타일로 부풀리기도 하지만 지름이 30cm는 확실히 넘을 정도. 다음엔 한 번 시켜볼까 봅니다.
뭐 어쨌건 분위기 좋은 가게에서 맛있게 점심 먹고 봄날의 공원을 어슬렁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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