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에 있는 전통아바이순대에 저녁 먹으러 갑니다. 동네는 산림동 인데 대체로 청계천 백순대, 을지로 백순대로 알려져 있지요. 수요미식회 폭탄을 맞은지 두어달 된 듯 해서 한번 가봅니다. 혹시 못 가면 산수갑산 갈 생각 하고..


전통아바이순대 첫번째 방문기



골목에 있어서 찾아가기 쉽지만은 않은데 을지로4가역 3번출구로 나와 뒤를 삭 돌아보면 저런 입간판이 골목을 가르쳐줍니다. 입간판 건너편은 같은 역 2번출구.


골목으로 들어와 이런 길을 따라갑니다. 동네 분위기 참고.

멀리 오스람 간판 너머로 사람들 몇 명 서있는 거 보이시죠?


6시 반 이전인데 역시나 가게 안은 만원.

그래도 다행히 조금만 기다리면 자리가 날 거라고 하시네요.


바깥에서 찍은 주방. 건더기를 부위별로 나눠 놓았다 그때그때 썰어 국에 넣어주십니다. 안주도 비슷한 식으로.


처음엔 안 쪽에 자리 봐 주신다고 기다리라고 하셨는데.


갑자기 소주박스가 뙇!

안쪽에 자리도 복잡하고 그러니 그냥 밖에서 드셔도 되겠느냐고. 마침 날씨도 적당해서 오케이 ㅋㅋ 그렇잖아도 입구 반대편에 대여섯분이 술자리를 펼치고 계시더라구요.


소주박스에 쟁반 얹어서 간이 테이블 만들고 기본 세팅.

술 주문하기도 전인데 소주잔이 자동빵으로 -_-;;


점심에는 '안 주'는 안주 대짜 (만원). 따뜻하게 나오고 일단 혀, 오소리감투, 머릿고기 순대 보입니다. 왼쪽 오소리감투 두께 보셔요.

심지어 이것도 다 팔리고 거의 마지막이라며 주셨다는.


가게마다 다르지만 이 집은 굉장히 부드럽게 삶아 좀 두껍게 써는 편이죠. 유명한 백순대는 이른바 순대의 탈을 쓴 만두.


머릿고기와 우설을 열심히 먹다보면 아래에 귀와 간이 보입니다.

이 집 간 정말 대단하지요. 간이 본래 뻣뻣하고 퍽퍽한 게 가장 문제인데 여기 간은 꼭 치즈같은 식감과 고소한 맛이 납니다. 도대체 어떻게 삶길래!!


순대국도 한 그릇. 6천원

이 국물은 뭐랄까.. 순대국이 본래 국물맛보단 건더기로 먹는다고 하지만 여기 순대국은 정말 국물맛부터 대단합니다. 토렴해 들어간 밥과 함께 한 술 뜨면 정말.. 심지어 밖에 앉아서 그런지 국물 식을 쯤 되면 리필해서 데워주시기까지 하네요.


매번 하도 맛있어서 정신 없이 먹는데 이번에는 좀 정신을 가다듬고 국물 맛을 봅니다. 돼지고기 국물이라기보단 닭발 넣고 푹 우려낸 닭곰탕 국물같은 느낌도 나네요. 뭐 여쭤볼 건 아니니까. 어쨌든 대단한 국물에 훌륭한 건더기. 최고의 순대국입니다.


웃고즐기는 사이에 7시 좀 넘으니 얄짤없이 영업 끝입니다. 실제로 7시 10분에 오신 팀은 국물도 없다(...)며 돌려보내시더라능.

'24시간 영업은 안합니다' ㅋㅋㅋ


백순대건 내장이건 머릿고기건 국물이건 가격이건 최고의 순대/순대국집.  단점은 엄청 짧은 영업시간과 인기로 인한 접근성 취약입니다. 꼴을 보아하니 토요일에는 열긴 여는데 사람들이 줄을 설 듯. 평일에 우연히 이 쪽에서 일찍 끝나면 방문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ㅋ


청계천 쪽으로 나오니 해가 슬슬 져 가네요. 배오개다리입니다.

[

2차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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