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에서 좀 늦게 2차 할 일이 있어 찾아간 툭툭누들타이. 연희/연남동이 과거의 짱깨집/기사식당에서 트렌디한 가게들로 탈바꿈한 최초의 시기를 장식한 가게라 할 수 있는 곳이죠. 이제 블로그를 넘어 방송까지 휩쓸고 있는데 그 얘기는 차차.


그러나 현실은 연희삼거리의 동부교회 지하. 이발소와 입구를 같이 쓰고 있습니다.


블루리본 스티커로 떡칠한 문 ㅋ


들어가자마자 이 집이 얼마나 사람이 몰리는지를 절감하게 합니다.


사람이 몰리다보니 이런 안내도 필요합니다. 예약은 제한적으로 받고 브레이크타임 있고 런치에도 라스트 오더 있습니다. 트위터 페북 블로그 있습니다.


그러나 라스트오더 시간 가까이에 가니 이렇습니다. 위 사진에는 9시 반이라고 하셨는데 이 날은 대략 9시쯤 라스트오더 받으시더군요.

예전에도 이랬나 싶은데 서빙은 주로 젊은?어린? 남자분들이 하시는 분위기. 사진에 보이는 조금 나이 있는 여자분이 홀 매니저 비슷한 역할,


9시 넘어가니 손님들이 거의 일어서시는 분위기


카운터 입구 주방쪽.


주방.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주로 태국분들이신 듯. 개성있는 사장님도 왔다갔다하시구요..


라스트 오더가 얼마 안 남았다고 하셔서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마치고 음식 나오는 사이에 메뉴판을.

이건 사전주문 요리나 스페셜 디쉬.


태국요리의 대명사인 뿌 팟 뽕 커리와 이 집의 자랑이라는 까이양과 돼지고기 시리즈.


메뉴판이 무슨 규칙에 따라 배열된 건 아닌듯. 

저 꿍 능 마나오도 엄청 매콤하고 평이 좋던데..


이제 샐러드 메뉴 나옵니다.


사이드와 국물음식들.


누들


라이스


커리.


주류 메뉴.

제 경우에는 이 집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남아 음식이 술과 맞추기가 참 애매합니다. 현지에서야 더우니까 맥주랑 먹겠지만 음식 스타일 자체는 맥주랑도 잘 안 맞고 위스키랑도 잘 안 맞고. 제 경우엔 와인이랑 맞추는 게 좋던데 와인은 비싸기도 하려니와 구비된 태국음식점이 많지는 않지요. 그래서 차라리 소주를 맞춰도 보는데 이 집은 소주는 화요 밖에 안 팝니다. 애초에 술을 안 마시는 나라 음식을 구태여 술이랑 맞추려니 고생.


이렇게 메뉴판 끝. 헥헥.


테이블마다 깔끔한 양념통에 태국양념이 가득. 개인적으로는 이 집에서 가장 맘에 드는 점이 이겁니다. 태국 소스를 내맘대로 뿌려먹을 수 있다능.


세팅이고요


국산생맥주 한 잔. 4천원인데 잔은 크지 않네요. 예전에는 코끼리 도자기 잔에 주셨는데 그게 그렇게 분실이 많았다고 ㅡ,.ㅡ


2차로 와서 주문은 세가지 했는데 라스트오더도 다가오고 예약메뉴 이런 건 애초에 불가능한데다 동행이 태국음식 마니아는 아닌지라 기본적인 걸로만 시켰습니다.


똠얌누들. (13,500원)

국수도 들고 양도 적어서 아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똠얌꿍 자체의 맛도 뛰어납니다.


텃만꿍 4조각. 12,000원. 

새우와 돼지비계를 섞어 튀겨낸 맥주안주죠. 고로케 느낌 아닙니다 어묵 느낌입니다.


뿌님팟퐁커리. 27,000원

소프트쉘 크랩을 쓴 옐로커리. 태국음식의 대표적인 메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 이걸 시킨 이유는 커리와 메인을 따로 시키기가 쫌 그래서.


양파가 좀 쌩둥쌩둥해서 매웠던 걸 제외하면 아주 훌륭한 맛. 뿌팟퐁커리 특유의 몽글몽글 달달한 맛이 살아있습니다.


연남동 신세대 음식점의 1세대이자 파워블로거 마케팅과 먹방의 수혜자, 그러면서도 홍보에 안주하지 않고 현지요리사에 투자하고 새로운 메뉴 소개에 적극적인 아주 의미있는 가게입니다. 음식맛도 당연히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니 좋은 가게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아는 태국음식이 파인애플 볶음밥, 팟타이, 뿌팟퐁커리 까지인 분들은 극악의 웨이팅을 뚫고 이 집 안 가셔도 됩니다. 물론 이 집도 그런 음식들 다 잘하지만 웨이팅 없는 좋은 집들도 많으니 주차 불편하고 예약 복잡한 여기까지 안 오시는 게 현명합니다. 꼭 가시려면 8시에서 9시 사이에 가세요. 아니면 한국의 다른 태국음식점에서는 도저히 맛 볼 수 없는 요리들을 드시러 가시거나.


저도 와인 몇 병 들고 가서 똠셉무에 꿍능마나오 시켜놓고 세월아네월아 하고 싶지만 그 정도로 사장님과 친하지는 않고, 별로 그렇게 될 것 같지도 않네요.


아 곧 가게를 이전하신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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