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일이 있어 나갔다가 점심을 먹은 포천시 내촌면의 식당입니다. 행정구역보다 퇴계원에서 포천 일동면 이동면으로 이어지는 47번 국도변에 있다고 하면 실제 찾아가는 데는 이해가 빠를 듯. 그런데 코엑스 앞길인 영동대로와 영동대교도 47번 국도의 일부인 것 아셨나요? 서해안고속도로 매송 IC 인근부터 철원군 김화읍까지 이어진다는 군요.


대략 가평 등등에 있는 골프장들을 오고 가는 길이 합쳐지는 즈음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골프 손님만 있는 건 아니고 나들이 온 가족도 많이 찾는 듯. 본점이 여기고 의정부 시내 쪽에도 분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 동네에 본점이 있으며 (그거야 그럴 수 있겠죠) 청진동은 어쩌다 청진동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이유가 있겠죠. 어쨌건 청진동은 광화문 뒤의 종로구 청진동이 유일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사장님 이름이 앞에 있어서 공식 명칭은 정연훈 청진동 간장게장. 입니다. 간판에는 그러나 동태찌개 제육볶음. 

벽돌 양옥집을 가게로 개조하고 왼쪽으로 언뜻 보시면 가건물을 덧대었습니다.


주소 또렷하게 나오네요. 이 탑차로 본점과 분점 사이에 음식을 나르는 듯. 의정부 분점이면 그렇게 멀지도 않습니다.


영업시간 보시고요..


이런 가게는 이렇게 손님 대기실이 개성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도 이 집은 수석도 괴목도 약초술도 없는 편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모습. 오른쪽으로는 원래 건물로 좌식 홀, 왼쪽으로는 가건물로 의자/식탁 입니다.


메뉴가 좀 독특한데 간장게장 / 양념게장 / 간장새우 계열의 메뉴가 있고 제육볶음/동태찌개 계열의 메뉴가 있으며 게국지라고 되어 있는 것은 김치가 들어간 꽃게찌개 정도로 보입니다. 서산 등지에서 먹는 진짜 게국지는 저런 가격이 나올 수가 없고 낙지 이런 거 안 들어가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4명 한 테이블 기준으로 가정식 백반 28,000원에서 간장게장 4인분이면 9만원까지 단가 차이가 엄청 크겠네요. 그렇단 얘기는 비싼 메뉴도 가성비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거라는 점. 이 밸런스가 안 맞으면 상호는 갈비인데 다들 된장찌개만 먹는 식당이 되어버리죠.


그래서 저희는 간장게장 2인분과 동태찌개 2인분. 제육볶음도 좋다고 해서 시킬까도 했으나 불도 두개가 들어오고 그렇다고 동태2 + 제육 + 간장게장 1 을 하면 4명이 게장을 나눠먹기가 뭣해서 아쉽지만 일단 그렇게 시키고 모자라거나 더 먹을 수 있으면 제육도 추가할까 했으나..


반찬이 이렇게 깔려버리는 데서 끗. 


시키지도 않은 간장새우도 1인당 하나씩 나오고 아마도 가정식 백반의 메인일 가자미도 1인당 큼지막한 반토막이 나옵니다.


간장새우 국산 생물로 담그는 곳은 아직 못 봤습니다. 이 집 간장새우 오래 안 담가서 많이 안 짜고 좋았습니다.


가자미도 국산 생물 만은 못해도 훌륭. 잘 튀겨서 기름내 안 나면서도 가시도 적당히 씹어 먹을 정도.


그리고 간장게장 2인분. (45,000원) 알 들고 살 실한 2마리가 나왔습니다. 좀 짭짤한 간장게장을 좋아하는지 제 입맛엔 잘 안 맞았지만 (그래서 사실 대부분의 유명한 간장게장은 제 입에 안 맞습니다) 다른 분들의 반응은 좋았고 최소한 살과 알이 꽉 찬 게 퀄리티 만큼은 도저히 뭐라고 못 할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크기도 큼지막.


이걸 푸디 앱으로 찍으면 이렇게 되는 군요.


양푼에 나온 동태찌개 2인분. 왜 게장집에서 동태찌개를 하나 했더니 국물 내는데 떨어진 게 집게발을 쓰더군요. 아까 간장게장에서 집게발이 3개 밖에 안 나오더니 여기에 집게발이 하나 들어가 있었습니다. 아마 그 외에도 국물에 게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간이 세거나 맵거나 하지 않은데 은은한 시원한 맛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끓여야 맛이 우러나오는 타입이고 동태는 뭐 그냥 동태, 


사실 명태 자체가 담백한 생선인데다 얼리기까지 한 동태는 식당메뉴로 나올 땐 좀 양념이 강해지는 편인데 이 집은 그렇지 않으면서 나름의 방법으로 맛을 낸 것이 특징이랄 수 있겠네요.


동태찌개도 훌륭하고 제육볶음도 훌륭하다고 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그렇게만 먹으면 이 집의 맛을 충분히 느꼈다고 하기는 좀 애매할 것 같습니다. 포천이란 점이 좀 생뚱맞긴 하지만 간장게장 한 번 드셔보실 만한 집입니다. 양에 자신 있으시면 간장게장2 + 동태찌개 2 + 제육볶음이면 가장 좋을 듯.


대체 청진동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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