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 갔다가 동부시장의 초장집에서 뜻하지 않은 한상메뉴를 먹게 된 얘기입니다.


유독 갑오징어가 싱싱하던 일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서산의 수산시장은 동부시장.


전에 한 번 방문했던 초장집인 대연맛집에 일단 자리 잡으러 올라갔는데 메뉴가 저렇게 구성되어 있더군요.


2015년 대연맛집 방문기


모임상 구성을 여쭤보니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귀찮게 시장 가지 않고 모임상 4인 8만원짜리 시켜봅니다. 메뉴엔 없지만 차림비가 매운탕 포함해서 오천원이니 일인당 장 보는데 만오천원 추가한 셈입니다.  저희 일행이 좀 많아서 총 8인 16만원이고 앞으로 보실 사진은 대부분 4인 기준입니다.


식당은 2년전에 새로 지은 시장건물 2층이라 아주 깔끔합니다. 이런 비슷한 집들이 여러집 모여있습니다. 대산 공단 회사들의 회식자리로도 사용되는지 아주 자리도 널찍널찍합니다.


충청도스러운 김치들. 전에 왔을 땐 갓김치가 참 훌륭했는데 오늘은 없네요.


막장도 나옵니다.


이런저런 밑반찬들 두루 나쁘지 않습니다.


첫 요리는 간재미무침.


새콤까진 몰라도 첫 요리부터 너무 매운 게 아닌가 싶긴 하지만 이 간재미 무침 아주 좋습니다. 간재미살 식감도 좋고 약간 센듯한 양념도 잘 어울리네요. 무엇보다 참나물의 향이 강한 양념을 뚫고 나올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다음으로 사진이 왜 없는지 모르겠는데 낙지 탕탕이가 나왔습니다. 오이에 무쳤고 양은 그렇게 많지는 않고 맛 볼 정도.


그리고는 모듬해물이 뙇.



사실 이런 것 때문에 한상 차림으로 먹는 거죠.


낙지 탕탕이가 왜 적게 나왔나 했더니 ..


멍게 물 엄청 좋고 꼬막 씨알 딱 먹기 좋게 굵습니다.


회는 심지어 아래 있는 생선집에서 떠 온 그대로. 허긴 회 써는 칼잡이가 생선집에 있는데 식당에 또 있을 필요 없죠.

왼쪽 두 줄은 광어 오른쪽 두줄은 우럭인데 무채도 천사채도 없는 돌직구 접시라 양 장난 아닙니다. 저희 어른 6명이었는데 위 사진 접시 두개 나온 회가 너무 많아서 하나는 그냥 식당 냉장고에 넣어달라고 하고 테이크아웃 해서 저녁에 술안주로 먹었습니다.


한쪽 상에는 매운탕.

처음에는 물도 많고 좀 밍밍한 느낌인데 끓으면 끓을수록 생선맛이 우러나는 스타일의 매운탕. 나중에는 아주 묵직하고 시원한 국물이 되더군요.


그러나 정말 걸작은 미역 들어간 지리. 이건 처음부터 입에 딱 붙는 맛인데 끓이니 더 좋아지더군요.


따지자면 상차림과 매운탕이 5천원이니 4인기준으로 간재미무침 + 낙지탕탕이 + 모듬해물 + 광어/우럭 회 한접시가 15,000*4=6만원인 셈이네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실 귀찮기도 하고 해서 선택한 모임상이었지만 아주 만족스럽게 먹었습니다. 다음엔 회를 좀 큰 놈 한마리로 떠달라고 한다거나 좀 넓게 썰어달라고 한다거나 정도 부탁해볼까 봅니다. 그만큼 다른 것엔 불만이 없었단 얘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