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동에서 이름없는 순대국밥 먹고 온 이야기.
정말 이름이 없어요.
신설동역 4번출구에서 나와 동대문등기소가 보이면 우회전하시고
곧 왼쪽으로 보이는 자매손칼국수 골목으로 들어가면
일미식당도 순대국 하지만 여기는 아닙니다.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간판 없어요. 저기 막걸리 박스 위에 우려낸 뼈 보이시죠?
이쪽에서 봐도 간판은 없습니다.
메뉴도 없어요. 저게 다.
주류는 4천원 받으시는 듯.
순대국밥 한 그릇 청합니다.
순대국밥 시켜도 머릿고기 먼저 주십니다. 꽤나 터프한 머릿고긴데 그래도 기분 좋죠. 된장 아주 좋더군요.
밥은 토렴해 들어가 있고 다데기 들깨 후추 왕창 들어간 순대국밥 6,000원.
국물에 돼지 내장이 안 들었다고들 그러시던데 정말 건더기는 거의 머릿고기입니다.
일단 후추 들깨 양념장 대충 걷어내고 맛을 보니 국물은 지금은 없어진 을지로전통아바이순대의 바로 그 국물인데 이 날만 그랬는지 간이 꽤 센 편이었습니다. 내장만 충분히 들었다면 전통아바이순대의 좋은 대체재가 될 텐데 이 집은 아예 순대가 없으니 뭐 ..
가게 분위기가 뭐랄까 동네 분들이 왔다갔다 드나드시고 어떤 아저씨가 와서 사장님이랑 식사도 하고 가시고 또 다른 아저씨 불러다 밥 먹이시고 .. 영업점이 아니라 동네 누님 계신 사랑방 분위기 입니다. 사장님도 독특하시고.. 여하튼 뭔가 예사롭지 않은 가게입니다.
밥까지 한 그릇 다 비우니 왜 그런지 배가 엄청 부르네요.
이름도 없는 순대국집인데 다음지도에는 등록되어있으니 이 또한 신기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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