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후반부, 가나자와를 구경하고 묵은 이시카와현 카가온천향의 대형온천료칸을 소개합니다. 체크아웃한 날 나고야로 들어가 공항 옆에서 하루 묵고 비행기 탔으니 사실상 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였습니다. 


카가온천향의 카가는 '카가 백만석 이야기' 의 바로 그 카가 인데요, 카가 온천향은 가타야마즈 온천, 야마나카 온천, 야마시로 온천 정도로 구성되는 모양입니다. 오늘 묵은 호쿠리쿠 코가노이 호텔은 가타야마즈 온천에 속하고 호쿠리쿠 고속도로 IC도 가타야마즈 IC에서 가깝습니다. JR 카가온센 역에서는 차로 10분 정도이고 예약하면 무료 송영도 있는 듯. 공항으로 치면 고마츠 공항에서 택시로 20분 정도면 온다고 하네요. 물론 이 온천을 비행기까지 타고 오실 분이 계시리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_-;;


가나자와 역과 도미킨톤 돈카츠 http://binaural.tistory.com/500


사실 관광지에 가깝지도 않고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은 온천장에 마지막 숙소를 정한 이유는 네 그렇습니다 가격이 싸서 -_-;; 일행이 네 명인데 온천호텔 두칸 다다미 방에 저녁식사 아침식사 다 포함해서 만육천엔.  아무리 50일 전 선지불에 환불불가 조건이지만 너무 싸서 예약했습니다. 고속도로 IC에서 가까와 가나자와로부터는 삼십분 가량, 최종목적지인 나고야까지도 2시간반 남짓이면 된다는 점도 좋았지요.


주차장 쪽에서 본 호텔현관입니다. 현관 앞으로는 넓은 주차장이 있고 건너편으로는 시바야마 호수입니다. 건물은 호수를 동쪽으로 바라보며 호수 쪽으로 열린 ㄷ 자 형태로 지어져 있고 안뜰에는 무려 실외수영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코가노이를 포함해 호수 서편으로 이런 대형 온천호텔들이 모여있는데 문을 닫은 곳도 있고 그렇게 잘 나가는 동네는 아닙니다.


호쿠리쿠 (北陸) 는 도야마-이시카와-후쿠이의 세 현으로 이루어져 있는, 우리나라 동해에 면한 지방이죠. 아마 혼슈에서 개발이 안 되기로는 도후쿠 지방과 탑 투를 다투었을 텐데 도후쿠는 제 기준으로는 이미 갈 수 없는 곳이 되었지요. 그나마 도야마는 풍부한 전력을 이용한 중화학공업이라도 발전한 적 있는데 이시카와와 후쿠이는 뭐..  그러나 동해 어장 덕에 수산물이 풍부하고 가나자와를 제외하면 그만큼 한적하긴 합니다.


호텔 중정 한 쪽 구석에서 호수 쪽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4층 지붕에도 테라스가 있는데 저희 방도 4층이었습니다. 사진 오른쪽으로 대욕탕과 노천탕이 있는데 구조가 이상해서 남/여 중 한 쪽은 이 중정을 통해서 노천탕에 가야합니다. 그건 온천 얘기할 때 다시.


복도의 장식. 그렇게 각광받지 못하는 온천 동네가 다 그렇듯이 건물 자체는 많이 낡았지만 어디까지나 일본답게 깔끔합니다. 


방에서 찍은 호수 쪽 모습. 


방은 8조 다다미 방이 두 칸 합쳐진 넓이.


엄청 넓습니다. 화장실 있고 욕실은 없습니다만 이 정도 넓이면 웬만한 호텔 스위트 룸보다 넓을 듯.


테이블 위에 화과자 준비되어 있고요


차 세트도 이렇게. 일본 온천여관에 가서 다기 세트를 보면 뭔가 느껴지는 감정이 있지요.


가나자와에서 밥도 먹고 21세기미술관이니 겐로쿠엔이니 보고 온데다 저녁시간도 단체손님 때문에 좀 일찍 잡은지라 온천 먼저 갑니다.


대욕탕은 동쪽으로 열린 ㄷ자형 건물의 남쪽 끝에 있고 남탕 여탕이 새벽 세시를 기준으로 바뀝니다. 똑같은 욕탕이면 매일 바뀔 이유가 없지요. 대욕탕이 호수를 바라보고 중정 쪽과 바깥쪽으로 두개 있고 노천탕은 건물 중정에 두 개가 있는지라 중정 쪽 대욕탕에서는 노천탕으로 바로 나가면 되지만 바깥쪽 대욕탕에선 노천탕으로 갈 수 있는 통로가 없습니다 -_-;; 즉 대욕탕에서 옷 다 입고 나가 호텔 로비를 거쳐 중정을 거쳐 노천탕으로 가야 한다는 -_-;;


이 날은 남탕이 바깥쪽 대욕탕.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대욕탕 사진도 찍어봅니다. 정면은 그냥 통유리. 노천탕 나가는 곳이 없어요.


이건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으로 중정 쪽 대욕탕입니다. 왼쪽으로 노천탕이 있습니다.


역시 다음날 아침.


그래도 내탕이나마 넓은 호수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할 수 있습니다.


호수에는 잔교가 있습니다. 시간과 체력의 여유가 있으면 가봤을 텐데 여행 막판이라 다 귀찮아서 안 가봤어요.


노천탕도 분위기 좋습니다.


술 많이 드시고 온천하시면 안됩니다. ㅋ


저녁식사는 따로 게시물을 올릴 예정이고.. 부페식으로 구성된 아침식사 소개합니다. 대형온천호텔인 만큼 식사는 방이 아닌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게 기본입니다. 일인당 천몇백엔인가 추가하면 방에서 먹을 수도 있다고.


이런저런 절임과 김, 된장 가운데 어엿이 자리잡은 '나물'


가져와 봅니다. 구성이 좀 달라서 그렇지 매우 우리나라 나물스러운 맛.


물두부.. 라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연두부죠.


따뜻한 연두부에 간장과 파 뿌려서


소시지와 베이컨,


에그 스크램블


햄도 있고요


중국인 단체가 있어서 그런지 슈마이. 이번 여행 아침식사에 슈마이 있는 곳이 많더군요.


대략 요 정도 배치해 봅니다.


도루묵과 가자미. 도루묵은 알을 빼고 가자미는 우리와는 다르게 포를 떠서 폈는데.. 그러고보면 이 동네 바다나 우리나라 동해나 다 같은 바다이니 잡히는 생선도 그게 그거죠.


가자미 작긴 하지만 저렇게 펴니까 먹기 좋고 좋네요.


온센다마고 (온천계란)와 오징어회.


호사스럽게 낫토에 온센다마고 섞어서 먹어봅니다.


가격을 빼면 온천여관으로서 대단한 경쟁력이랄 건 없지만 고속도로 IC에서 가깝고 규모 크고 주변에 어디 갈 곳이 없다는 점에서 패키지 단체 관광에서 딱 선호할 만한 숙소입니다. 실제로 저 있는 동안에도 중국인과 일본인 단체가 머무르기도 했고요. 하지만 교통수단만 마련된다면 싼 가격에 온천과 식사를 포함한 일본의 온천호텔을 경험해 본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온천이 사람 많아서 붐비는 건 단체 식사 시간과 늦은 밤, 늦은 아침을 잘 활용하면 피할 수 있고요. 단지 마을이 전체적으로 쇠락한 탓에 온천마을의 풍취를 느끼기 어렵다는 것은 못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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