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평범한 해장국을 하는데 요새 뜨고 있는 집이 장위동에 있습니다. 장위동 할머니 해장국입니다.


장위동 큰길에서 두블럭쯤 들어간 주택가에 있는데, 대략 북서울 꿈의 숲 근처라고 해야 할 듯. 그렇다고 북서울 꿈의 숲에서 쉽게 걸어갈만한 위치는 아닙니다.


주차는 동네 사람 아니면 포기하시는 게 좋을 듯. 가게 앞에 댈 수는 있겠지만 그게 실패할 경우 차 돌려 나가려면 식은땀 좀 납니다. 큰 길가에 대든지 유료주차장을 활용하시든지 재주껏.


해장국집으로선 그냥 평범한 외관. 


해장국과 특의 차이는 양이 들어있느냐이고 술국도 양이 들어가느냐로 소와 중을 나눈답니다. 해장국은 뚝배기, 술국은 냄비.


왼쪽이 마루, 안쪽이 카운터, 그 뒤가 주방, 오른쪽이 테이블


마루 4인좌석 4개. 테이블 2~3개가 다 입니다.


반찬. 깍두기와 다대기, 청양초.


농주 한 잔 시켰습니다. 시골에서 직접 담그신다죠? 달달하고 돗수는 세지 않지만 누룩향이 강해서 만만치는 않습니다. 예전에 시골에서 할머니가 이런 농주를 담그시던 기억이 납니다.


해장국 나왔습니다. 특이 아니므로 양은 없고 소뼈, 선지, 우거지에 된장.


가까이서. 맵지 않습니다.


잡뼈가 두어조각 들어있네요. 이 잡뼈, 코스트코에서 한우 10킬로 한박스에 12,000원에 팝니다. 네. 만이천원.

뼈 빼달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럼 선지 등 다른 내용물을 많이 주십니다. 소문처럼 선지 질 좋고 거기다 간간합니다.


점점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다보면 이런 해장국이 심심할 수도 있겠지요. 당장 저만 해도 해장국에 소주 한 잔 하자면 양평해장국을 떠올릴겁니다. 하지만 싼 재료에 된장 풀어 내는 해장국으로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집입니다. 어디까지나 훌륭한 동네 맛집. 일부러 찾아가시라고는 못 하겠습니다.


이런 사연도 있다네요.인터넷 검색은 안 되지만.


이걸 보면 남자 사장님은 아드님, 여자 사장님은 며느님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계산하며 찍어본 부엌.





뜬금없지만 일본입니다.

규슈 오이타 현 나카츠 시의 부안 하나후쿠 라는 집입니다. 하모 라멘이 유명한 집.


나카츠의 랜드마크인 나카츠 성.



작은 도시인 나카츠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이 나카츠 성과 후쿠자와 유키치의 생가가 있다는 점. 후쿠자와 유키치는 만엔권에 초상화가 있는 근대 사상가입니다.


부안 하나후쿠라는 요리집입니다. 우리나라엔 더라멘 의 영향으로 하모 라멘이 유명하지만 가서 직접 보니 동네 요리집입니다. 인당 얼마씩 하는 연회 메뉴도 있고. 대체로 주된 방향은 숯불구이류와 하모.


골목 쑥 들어간 곳에 독채건물입니다. 옆에도 비슷한 음식점이 있고 주차공간이 서너대 분.


가게 규모 작지 않습니다. 천장이 높아서 더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만 최소 50석은 넘을듯.


가게 안쪽으로 들어와 앉자 통유리창 넘어로 이런 정원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나가볼 순 없지만 풍경만으로도 감동.


모듬구이 3800엔 (아마도)

새우, 시샤모, 쇠고기, 게, 하모 등과 버섯 등 야채가 나옵니다.


비장탄 화로와 함께.


열빙어, 아스파라거스, 새우를 먼저 굽습니다.


오크라, 버섯, 양파 등.


우리나라의 숯불구이와는 역시 다르게 특별한 찬이 없고 구이 자체도 양이 많지는 않은지라 푸짐과는 거리가 멉니다. 모듬구이 임에도 애피타이저 느낌. 그러나 재료 하나하나의 질과 선도는 나무랄 데 없습니다. 거기다 아름다운 전망과 분위기까지.


사실상 메인 메뉴인 하모라멘+ 죽.(1250엔?)


이렇게 나온 하모라멘의


뚜껑을 열면 이런 모습.

규슈에 가면 흔히 생각하는 돈코츠라멘과는 전혀 다른, 어찌보면 라멘이라고 하기 곤란한 라멘입니다. 면발만 돈코츠라멘과 비슷하고 국물은 훨씬 맑고 상큼한, 그러나 절대 약하지 않은 맛입니다. 하모야 당연히 맛있고.


다른 라멘집과 달리 면발과 건더기를 다 먹으면 이렇게 고체연료에 얹어 남은 국물을 다시 끓이고 죽을 만들어 줍니다. 


나카츠 까지 가실 한국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간 김에 한 번 들러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그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풍광은 인상적입니다.


花福 지도




연 이틀 비가 내는 와중에 돌발적으로 잡힌 술자리. 전에 포스팅한 수색 청이 있는 수색마트 길로 100미터쯤 걸어올라온 곳에 있습니다.


수색이지만 뜬금없는 동대문 돼지곱창. 나름 큰길가에 있습니다.


곱창집 보면 사진 오른쪽에서 볶아 포장 판매도 하고 그러죠. 냄새로 손님도 끌고 연기도 빼고 일석이조.




쭈꾸민 요리도 하는데 맛을 보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안에 있는 메뉴 보면 소곱창은 아예 없던데..

소곱창을 메뉴에 추가했다고 하기엔 안쪽 메뉴판이 더 새거라는 게 함정.


내부는 이게 다입니다.


메뉴. 결국 세가지 뿐이죠? 오만원짜리를 거꾸로 붙여놓은게 눈에 띕니다.




기본 차림. 콩나물국 적당히 시원하고 소스 적당히 칼칼하고.



기본인지 서비스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계란찜. 나중에 소주 한 병 더 시키며 안주 될 거 없냐니 한 개 더 해주셨어요. 맛은 딱 보면 떠오르는 순한 계란찜 맛. 


으슬으슬비오는 날 따뜻한 계란찜 .. 좋습니다.


돼지막창 (아마도) 2인분입니다. 



이 집 맛있군요. 돼지막창 맛이래봐야 그 고소함과 식감인데, 식감이 야들야들 쫄깃한 것이 그만입니다. 손님 미어터지는 홍대 내고향막창에 비해 가격도 싸고 맛도 나은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 바글바글한 홍대와 수색을 비교할 수는 없겠죠.

야채곱창 2인분.


순대볶음에 순대 빠진 것. 대신 돼지곱창 많이 들어 좋네요. 이런 순대/내장 볶음 푸짐하기로는 일산시장 순대국집이 최고지만 그건 그만큼 가격이 있으니, 이 집도 나쁘지 않습니다.


큰길가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동네 장사고 가족 손님이 오거나 야채곱창 포장해가는 집입니다. 가까운 분들께는 추천할 만 합니다. 저는 근시일내에 또 갈 것 같습니다.


(지도 찾아보니 동대문돼지곱창 수색점이라고 나오네요. 체인이었던건가..)


전화번호는 가운데 사진에 나옵니다만, 303-1503 


광화문의 서울파이낸스센터 SFC 1층에 위치한 동남아 음식 프랜차이즈 생어거스틴에 다녀왔습니다. 발음이 왜 생어거스틴인지는 저에게 묻지 마셔요. 


서래마을에 첫 가게가 있었다고 하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몇 군데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찾아보니 가게가 서른개 넘고 대전 광주 부산에도 지점이 있더군요. 패밀리레스토랑 망해간다더니 이런 식의 틈새시장으로 변해가나봅니다. 운영주체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파이낸스센터에는 이렇게 반 오픈된 형태의 가게들이 많지요. 


왼쪽으로 얼리 보이는 쪽이 태평로쪽 입구. 생어거스틴은 무교동 쪽 입구에 가깝습니다.


이런 세팅.


반찬? 이랄까요 치자색 짙은 피클


이런 이벤트를 하고 있고요


공간에 두세군데로 나뉘어 있고 간단한 룸도 있고 그렇습니다. 제가 자리잡은 곳은 바 앞의 안쪽.


바의 모습.


이런 이벤트도. 백수나 학생 분들은 해피아워 이벤트에 도전해보시길.


좀체로 이런 짓 안 하는데 이번에는 메뉴판 전체 나갑니다. 참고로 생어거스틴의 캐치프레이즈는 '아시안푸드전문점'

스프링롤까진 몰라도 하가우를 동남아음식이라고 하긴 좀 무리가 있겠죠.


메인디쉬에 농어를 통으로 요리한 것들이 있는게 눈에 띕니다.





에피타이저로 시킨 하가우(7000원). 딤섬 집의 하가우와는 모양도 맛도 다릅니다.


야채춘권(8,000원). 코코넛 밀크라도 들어간 듯 많이 부드러운 맛이었고요


텃 만 꿍(12500). 요새 태국음식점들에서 인기 많은 메뉴죠. 새우살과 돼지고기를 섞은 후 뭉쳐 튀겨낸 음식. 새우살 많이 들고 잘 튀겨내면 맛있는데 또 이게 태국음식이라니 태국음식이지 딱히 생소하진 않은 맛.


뿌 팟 뽕 커리 (28000원) 오늘의 요리 중 가장 좋았던 메인. 미얀마 산 소프트쉘 크랩을 써서 먹기도 편하고 소스도 적당히 자극적이었습니다.


그냥도 먹고 공기밥 시켜서 함께도 먹고.

신이 나서 남플라 (액젓)을 부탁했는데 주문받는 서버의 반응이 거의 개콘 서툰사람들 수준. 결국 가타부타 말도 없이 안 나왔습니다. 설마 액젓이 없진 않았을테고.. 달라는 사람이 없으니 주는 경우도 없었나보죠.


코코넛새우볶음 (28,000원) 오늘의 실패작

새우 꽤 많이 들어가긴 했는데 코코넛밀크의 느끼함을 어떻게 할 수가 없더군요. 제 취향은 아닌 걸로.


패밀리 레스토랑의 흥망성쇠를 제대로 지켜본 입장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열풍 초기의 모습을 동남아 음식으로 재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 한 동안은 잘 될 것 같단 얘기. 주문도 머리써서 잘 하면 두명이 4~5만원이면 넉넉할 듯한 분위기. 다음에 셋이 간다면 뿌팟뽕커리와 공기밥, + 메인or 에피타이저 정도 시킬 것 같습니다.


지하 2층에서 디저트 먹으며 보니 천장이 뻥 뚫려있고 생어거스틴이 보이네요 ㅋㅋ





모래내시장 먹자골목의 전라도 식이네집에 다녀왔습니다.


모래내는 옛날에 경의선 가좌역 근방을 부르는 지명이었죠. 한자로 바꾸어 사천교라는 지명도 있고. 모래내->사천, 가재울->가좌 뭐 이렇게 된듯. 가좌역에서 내려 북쪽으로 큰 길을 건너면 모래내 시장 먹자골목이 나오고, 그 골목 중간쯤에 전라도 식이네집이 위치합니다. 사진이 부실해서, 제가 처음 이 가게를 접한 녹두장군 (hsong.egloos.com)님의 사진을 몇 개 사용하고자 합니다.


가게 전면에 써 놓은 메뉴도 장난 아니게 많은데


가게 안의 메뉴는 더 많고 복잡합니다.

(녹두장군님의 사진)


대략 조림, 순두부, 비지, 된장, 황태/추어탕 등 터미널 식당 수준의 식사류가 있고, 안주는 홍어계열, 오리계열, 갈치/조기/황태 계열 + 닭도리탕의 구성입니다. 이 중에 시켰는데 안 되는 메뉴는 아직 없었다죠.


반찬입니다. 배추 물김치는 처음 보네요.


반찬으로 갈치구이가. 크기는 안 커요.


위가 이 집을 유명하게 한 묵은지와 갓 김치. 아래는 미나리 부추 무침.


이 집의 특징은 밑반찬 + 대충 웬만한 요리 시키면 다 서비스로 주는 청국장인데.. 청국장은 예전과 다름없지만 밑반찬이 요즘 들어 조금 오락가락합니다. 아래 예전 사진과 비교해보시면 아무래도 부실해졌어요. (물론 다른 집과 비교할 수준은 아님)

(녹두장군 님의 사진)


닭도리탕 중짜 (3만원)

'식이네집의 가야겠다' 하고 간 게 아니라 '닭도리탕이 먹고싶다' 라는 요청에 '식이네도 닭도리탕이 되지!' 하고 찾은 거라 먹어보게 된 닭도리탕입니다. 아무래도 남도음식점에서 먹게되는 메뉴는 아닌데..

이 닭도리탕 맛있습니다. 달고 짜고 끈적하지 않으면서도 맛있어요. 시원칼칼합니다.


닭도리탕을 시켜도 청국장을 주는 시추에이션. (이지만 빌려온 사진)

(녹두장군 님의 사진)


왠만한 청국장 전문점 싸다구를 올리는 맛. 

반찬의 종류가 많고 간이 세서 그렇잖아도 공기밥이 모자라는데 이렇게 주시면 닭도리탕을 먹어야할지 청국장을 먹어야할지 곤경에 처합니다.


다양한 메뉴를 훌륭한 솜씨로 싸게 내주는 집입니다만 물론 단점은 있습니다. 아무래도 동네 장사이고 서빙이 늦는 편이며 처음 들어가면 홍어+청국장 냄새 훅 끼치는 게 과히 향기롭진 않지요. 

최근 유명블로그들에 소개되며 약간의 삐걱거림은 있지만 큰 영향은 없을 듯 합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남도음식(+수많은 메뉴)을 즐길 수 있는 가게는 소중합니다.








홍대 징기스칸/양고기구이 집 이치류를 다녀왔습니다. 홍대입구역/합정역/상수역의 절묘한 중간지점. 지나는 사람들도 적고 나름 찾기 어렵습니다.


호젓한 골목 왼쪽에 보이는 약간 정신없는 건물. 오른쪽 1층에 보이는 이치류 입구.

예전엔 마당 넓은 단독주택이었겠죠. 1,2층은 주인집이 쓰고 아마도 지금 이치류는 셋집이었을듯.


길 어귀에서 보이는 이치류 간판.


길에서 보이는 간판은 두 개.


주요메뉴, 영업시간 등 중요 내용은 다 있는 입간판. 왼쪽 처마엔 풍경.

모양/구성/색깔, 글씨체까지 깔끔하고 똑떨어집니다. 알록달록 번잡하지 않은 일본풍.


가게 외부 전경.


가장 왼쪽 포렴을 반 접어두었습니다. '영업중'이란 사인일까요.


돌화분들.


날씨 탓도 있겠지만 '일본' 하면 생각나는 바글바글/다닥다닥/알록달록 아닌, 작은 도시의 호젓한 골목을 생각나게 합니다. 번잡하지 않으나 검박한, 리큐의 '와비사비'까진 몰라도 소박하고 깔끔하고 하지만 고급진. 외관의 이 감흥은 가게 내부와 음식, 서비스에까지 이어집니다.


자동문 안쪽에 널찍한 대기실이 있습니다. 대기인 명부에 이름 적고 대기. 와이파이 비번은 8자리가 안 되어 안 먹힘 ㅡ,.ㅡ


약간 독특한 정책은 먼저 와서 기다려도 일행이 다 도착하지 않으면 입장시켜주지 않는다는 것. 모두 다찌로 이루어진 가게 구조와 하나하나 구워주는 음식 특성상 충분히 납득할 만 합니다. 이것 때문에 시비거는 포스팅을 좀 봤습니다만, 싫으면 오지 마.


강남 2호점도 이 정도 분위기, 가능할지?


왼쪽 아래가 대기명단. 공지사항 네가지는 이미 말씀드렸듯이 무리라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진들은 이런 느낌. 차줌마 옆이 사장님.


기다리다 대기실에서 찍은 실내. 사장님이 보입니다. ㄷ자 다찌와 다찌 안쪽의 간단한 주방. 

사진 왼쪽 뒤에 두어평 남짓한 공간이 있는데 옷을 넣을 수 있는 사물함과 또 다른 대기 장소.


안쪽에서. 저 너머에 주방, 가운데 카운터. (계산은 테이블 계산입니다.)


월요일 저녁 6시 10분 도착인데 황당하게 대기 2번. 다섯시 오픈시간에 맞춰서 방문하신 분들로 이미 만석이다가 6시 반 경 한 팀 두 팀 식사 마치고 나오는데 홍대스럽지 않은 노부부, 외국인커플 등등. 조금 지나 7시 가까이 되니 직장인과 커플들 입장. 요는 6시 반 정도에 가면 의외로 안 기다릴수도. (월요일이 조금 한가한 편이라고.) 저는 일행이 다 도착하고 조금 더 기다려 7시쯤 자리를 잡았습니다.


메뉴 중 소개 부분.


'좋은 어린양고기를 고급 숯과 특유의 불판에 구워 고유의 소스에 찍어먹는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전석 다찌로 종업원이 굽기와 서빙까지 다 해 주심.



양의 살치살/등심/갈비가 있고 국물로는 오뎅탕이 있으며 식사는 공기밥. 주류는 생맥주 있고 소주 있고 와인콜키지는 2만원.




저희 세명은 살치/등심/갈비 1인분씩 주문합니다. 가능하냐고 여쭤보니 세명 오면 거의 그렇게 시킨다고.


대기실에서 안쪽 들어오는 문은 사장님이나 점원이 칼같은 환영 인사와 함께 열어주시고, 자리에 앉으면 사장님 직접 오셔서 인사하시고 메뉴 설명 후 주문을 받으십니다. 편안하고 예의바르나 번잡하지 않은 서비스가 좋습니다 여기가 한국 맞는건가. (물론 사장님 얼굴은 계산할 때에야 다시 보지만)


백김치와 삶은 풋콩.


비장탄. 딱 봐도 나쁜 숯 아님.


여기에 특유의 불판을 올리고 기름을 두릅니다. 이게 몽고군의 투구를 닮아서 징기스칸이라고 하네 어쩌네 하지만 아 난 그런건 모르겠고.


순서대로 살치살 (2.2만원)


등심 (2만원)


양갈비 (2.6만원)


야채 두르고 (대파 굽는 거 너무 좋아 ㅠㅠ)


살치살 먼저


나왔습니다. 폰즈를 기반으로 한 특제소스가 있지만 따로 준비된 소금 찍어서


... 맛있습니다. 램이라 연하기도 하려니와 양냄새 나는듯 마는듯한 그 미묘함이 매력적. 굽기야 프로의 손길이니 문답무용.


살치살 다 먹고 올린 등심과 양갈비.

살치/등심/양갈비 순으로 점점 씹는 맛이 더해지고 육향은 진해집니다. 하지만 양갈비도 질기지도 역하지도 않아요. 처음 투뿔등심 바 메뉴를 접했을 때보다 더 감동적입니다. 결국 양갈비 1인분 더 딱 적당.


가격은 다른 식당 공기밥과 동일한 천원이지만 대단히 긍지를 가지고 권하신 공기밥. 일반 식당 공기밥의 반 정도 양인데.. 단맛이 확 도는 게 맛있습니다.

1/3은 맨 밥으로, 1/3은 소스에 비벼서 먹고 나면 1/3은 차즈케를 해주신다네요


뜯어먹을 양갈비/이 집에서 제가 가장 놀란 점.

가위로 살 발라내고 바싹 구운 갈비를 뜯으라고 주시는데 가게 이름 인쇄된 종이손잡이를 따로 끼워 주십니다. 


두 손 두 발 다 든 걸로.






구운 파가 들어간 차즈케. 고기집의 누룽지와 비슷하지만 색다르죠? 

메뉴의 독특함,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점. 이런 가게를 왜 이제야 와봤을까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 가격도 이 정도면 절대 비싸지 않습니다. 비싼가요 이게?


구태여 단점을 꼽자면 어쩔 수 없이 연기/기름기가 배는 것과 잘 못 걸리면 얄짤없을 웨이팅 정도겠지만 그 정도야 뭐. 양고기를 전혀 못 드시는 분도 가 보셔요. 여기서도 못 드시면 양고기 안 드시면 됩니다.






요새 쭈꾸미/주꾸미가 제철입니다. 보통 쭈꾸미 하면 서천이 가장 유명한데, 그보다는 조금 서울에서 가까운 서산에서 쭈꾸미 샤브샤브를 비롯한 이런저런 음식을 먹은 이야기입니다.


(실은 쭈꾸미 사진 아니지만)


신문 등 미디어에 사진 예쁘게 나오고 관심 끌기에 제철음식만 한 게 없지요. 거기에 서로 일찍 실으려 경쟁 붙다보니 기사보고 찾아가면 정작 아직 제철은 멀거나 그 해 조황이 안 좋거나 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은 조황도 가격도 안 좋은 거 미리 알고 신경 안 쓰고 갔더니 제철만은 딱 맞았던 케이스.  


서산은 낙지로 유명하지만 꽤 큰 동네라 바다나 갯벌에 가깝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해산물은 시내의 '동부시장'에서 거래되지요. 지붕 덮은 시장이 두어골목 있고 주변에 이런저런 노점과 단층건물 초장집들이 몇 개 있는 형태였는데 이번에 실내시장에 2층을 새로 올려서 초장집을 몇 군데 들였네요. 그 중에 방이 있는 대연맛집에 자리잡고 장을 보러 갑니다. 1인당 5천원 세팅비에 매운탕 무료. 쭈꾸미 샤브샤브 비용은 나중에 보니 한 냄비 5천원 받으셨네요.


날씨가 좋았는지 물때가 좋았는지 쭈꾸미는 물론 꽃게, 갑오징어, 우럭, 광어, 간재미, 농어 등 생선이 시장에 풍부합니다. 쭈꾸미 가격은 1킬로에 3만8천원으로 거의 제가 본 최고가. 그래도 제철이니 맛이나 보기로 하고 반 킬로 이만원에 달랬더니 다섯마리 주시네요. 옆에 있는 낙지가 실해보여서 만원짜리 낙지 중 누가 봐도 커보이는 놈 한마리 잡아옵니다.


양식우럭 1킬로에 회뜨는 비용 포함 2만5천원에 준비 끝.



메추리알 조림/깍두기/동치미/나물/전/멸치볶음/낙지젓 등 기본 차림 훌륭한 가운데 가장 인상깊었던 건 파김치.


우럭회.

자연산 우럭 실한 놈들도 많았지만 이것저것 딴 것도 샀고 해서 양식우럭 중 가장 큰 놈 1킬로 짜리에 2만5천원. 막장에 찍어 달달하게 먹을 욕심에 좀 넓게 떠달라 부탁드렸습니다.


봄철이면 바닷것 갯것 다 먹을 만 하죠. 이마트 광어회보다 딱히 가성비 떨어지지 않는듯. (심지어 매운탕은 공짜에 포장도 가능!) 서산에서 삼십분쯤 가는 삼길포에는 우럭 가두리 양식장이 있습니다. 거기서는 조금 씨알 작은 놈들은 킬로 만삼천원 정도에 회만 뚝뚝 떠서 팔지요.


1킬로에 만오천원이래서 만원 어치 가져온 가리비. 달달하고 맛있습니다.


쭈꾸미 제가 직접 데치느라 사진이 없어서 죄송. 다섯마리 중에 네마리 대가리에 알이 들었더군요. 본래 해산물이 한 해 싸면 한해 비싸고 그런데 올해는 쭈꾸미가 비싼 해 인 듯 합니다. 쌀밥처럼 생긴 알이 드시고픈 분은 지금 쯤이면 제철 딱 맞을듯 합니다. 알 든 쭈꾸미는 쌀 때도 2만원 중반 이하로는 못 샀던 기억이긴 합니다. 가을철에는 만오천원까지 내려가죠.


오늘의 히트였던 낙지.


쭈꾸미 파는 좌판에 오천원 팔천원 만원짜리 낙지들이 있는데, 누가 봐도 다른 놈들보다 굵직한 놈 두어마리가 만원짜리 대야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한마리 집어 드니 그거 보고 지나가시던 아주머니 한 분이 나머지 큰 놈 한마리도 냉큼 가져가시더군요.


한마리 데치는데 보통 샤부샤부 냄비 하나에 꽉 찼습니다. 위 사진에 있는 다리가 절대로 제일 큰 다리가 아니었다죠. 서산낙지는 커도 말랑말랑 연하기로 유명합니다. 쭈꾸미야 제철이니 그렇다 치고 오늘의 베스트. 쭈꾸미 이만원 어치보다 낙지 만원짜리 한 마리가 양이 더 많았던 듯.


필수사진도 없지만 제철 맞은 음식이라 조금 서둘러 올려봅니다. 새로 생긴 초장집도 맘에 들고 해서 곧 다시 찾을 듯. 건물이나 가게 소개 등은 그 때 다시.







신촌에서 서강대교로 가는 중간쯤 자리잡은 쌍마막회에 다녀왔습니다.


서강대교 북단에서 신촌으로 가다 좌회전하면 산울림 소극장으로 갈수 있는 삼거리 근처에 위치. 알고보니 10년 쯤 전 몇 번 온 제주도 음식점 산굼부리의 1층에 있네요. 산굼부리 음식 맛은 뚝배기가 인상적이었던 것 정도만 기억납니다.


가게 전경은 이렇고요.


동네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타이어집이 큰 길에서 잘 보이죠. 그 근처.


수조에는 광어 줄돔 참돔 우럭 등이 보입니다. 가게 규모에 비해선 작지 않은 수조네요. 건너에 보이는 분이 사장님. 저기서 회를 뜨십니다.


안으로 들어와 방 구석에 자리잡습니다. 저녁 6시 반에 벌써 매운탕 드시고 있는 테이블도 있고.. 방에 테이블이 5~6개, 홀에도 둥근 테이블이 5~6개 정도.


일반 횟집 메뉴에 세꼬시, 막회, 물회 등과 해산물이 추가되는, 어쩌면 일반적인 메뉴판. 가격 나쁘지 않네요.

매운탕이 빠져서 조금 저렴한 느낌인데.. 합리적으로 느껴집니다.


깔리는 반찬은 이렇게.


콩 맛있더군요. 씻은 김치를 극찬하는 분이 많던데 물기가 많아서 저는 그냥 쏘쏘 했습니다.


우리나라식으로 광어/우럭 먹을 때 요새 제가 빼놓기 아쉬운 막장.


주문을 하니 쯔끼다시 처럼 나온 미역국. 붉은 빛이 많이 감도는 미역이 인상적이고, 짭짤하면서도 시원한 맛. 


대방동 바닷가재집의 명물인 콩나물국의 시원함 비결이 소금의 사용이라고 하던데, 여기도 꽤 시원하고 인상적입니다. 국물에 홍합을 쓴 듯 한데 건더기는 미역밖에 없습니다.


보시는 대로의 꽁치구이.


막회 대짜 (4만원) 나왔습니다. 


양을 알려드리기 위한 비교 샷.

아래 깔린 게 하나도 없음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양입니다. 세꼬시는 아니고 광어, 우럭, 농어를 얇게 썰어서 이렇게 낸 후에,


이런 야채에 초장과 비벼 먹는 것이더군요.

회 자체의 질이 좋아서 그냥 초장과 간장 찍어 많이 먹었습니다. 두명이라면 2만원 짜리 소짜 시켜서 회 좀 먹고 야채와 밥 비벼 먹으면 푸짐한 식사가 되겠네요.


써비스로 주신 땅두릅?과 제철 주꾸미/쭈꾸미 데침. 봄의 맛이죠.

주꾸미/쭈꾸미 샤브샤브를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건, 제철이건 뭐건 평소에는 딱히 먹고싶다는 생각까진 안 들지만 먹게 되면 참 맛있단 겁니다. 이번에도 오히려 회보다 인상적일 정도.


모듬을 주문하려니 대짜 말고 중짜 먹으랍니다. 그래서 나온 모듬회 중짜 35,000원 짜리.

광어와 우럭이 기본인데 도미인가 농어 한 줄 넣어주셨다고 하시네요.


이 집 회 맛있습니다. 칼맛나게 넓게 떠서 막장과도 어울리고 감칠맛도 나쁘지 않고, 중저가 동네횟집에서 이 정도면 훌륭하죠. 다만 시키는 순서는 모듬-막회가 맞았을 것 같다는 생각.


매운탕 시켰는데 사진은 없네요. 그냥 동네식당 답게 우럭 대가리에 이것저것 수제비도 넣어 끓인 매운탕입니다.


예전에 여기서 언덕넘어 산울림 소극장 맞은 편에 우리수산이라는 좋은 횟집이 있었죠. 거기가 공차로 변하고 나서 이쪽에서 회 먹은게 처음입니다. 앞으로 이 쪽에서 약속 있으면 종종 들르게 될 듯.







볼일이 있어 갔다가 간단한 저녁을 먹게 된 경스시. 합정역에서 홍대 쪽으로 한 골목 들어가 있습니다. 예전 GS타임즈 주차장 맞은편. 한성문고니 건어물캬바레니 다니면서 간판은 수태 봤지만 들어가보긴 처음.


보시다시피 다찌 쪽으로 10개 남짓, 등지고 10개 남짓 좌석이 있는 작은 규모의 가게입니다. 하지만 다찌에 술병이 도열해 있어서 한점 한점 서비스는 불가. 다찌 안에는 조리모를 쓰신 오너셰프님과 아주머니 한 분이 보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가게 안 쪽 뒷주방에 아주머니 한분과 카운터/서빙 아주머니 한 분, 총 네 분이 일합니다.


이런 식의 다찌. 왼쪽의 포렴 안 쪽이 뒷주방. 입구가 좁아서 손님이 반 쯤 찼는데도 아주 번잡합니다.


놓여있는 메뉴판은 이 정도. 이촌동 등의 오래된 간이 스시집에 가면 이런 메뉴판이 많지요.


저희는 1.6만원 짜리 모듬생선초밥을 두개 시켰습니다. 조금 가격을 올리면 특초밥이 되고 내리면 오늘의 모듬초밥이 되는군요.


마끼와 덮밥, 우동 등등


손님이 덜어먹는 절임들.


미소시루 맛있더군요. 딱 한국식 일식요리입니다.


아츠캉 도쿠리 시켰습니다. 9천원.


문제가 좀 있었던게,

원래도 음식 나오는 게 늦는 집이라는데 카운터/서빙의 조선족 아주머니가 새로 오신 분인지 아르바이트인지였던 모양. 목소리는 너무 크고 주문은 얽혀 포장하려던 분 한 분은 한시간 기다렸다고 화를 내고 아르바이트 아주머니와 사장님 간에 언성이 높아지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와중에 저희 음식도 늦게 나와 따끈한 정종을 마시며 싸움구경을 하다가 한바탕 광풍이 잦아든 후 식사를 합니다. 


첫번째 접시입니다.

생새우, 도미뱃살, ???, 연어뱃살, 엔가와. 계란


생새우는 달긴 했지만 껍질이 조금 입에 들어갔고, 도미뱃살은 씹는 맛도 적당하고 좋았습니다. 아마도 세번째는 참치 계열 아까미 아닌가 싶었고요. 샤리(밥) 양이 적은 편입니다.


양파와 소스를 얹은 연어뱃살, 광어 엔가와, 계란.


밀려있었는지 두번째 접시도 바로 나옵니다.

우니, 피조개, 아나고, 청어, ???, ???


겨울에 맛보는 우니는 그냥 감사하죠. 피조개? 도 아삭아삭 식감은 좋았으나 맛은 흐린 편, 아나고는 제가 부서지는 아나고의 식감보다는 우나기를 좋아하는 터라.. 그래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왼쪽은 청어, 오른쪽 두개는 잘 모르겠습니다. 네타의 양은 참 많더군요.


여기에 작은 그릇에 나오는 소바까지 16,000원. 삶은 새우나 네모난 연어 안 들어간 나름 다채로운 네타와 분명히 신경써서 양을 맞춘 샤리는 그냥 저가스시라고 치부하기엔 분명 공이 들어있습니다. 요새 한참 난리난 이 동네에 최소 10년 이상 있었다면 어느 정도 실력과 경쟁력을 증명했다 하겠지요. 이 동네 와서 저렴한 초밥이 생각나면 추천할 만 합니다.


하지만 물을 덜 뺀건지 냉동재료를 쓴 건지 초밥, 특히 생선 네타들이 질컥하게 느껴진 점 (비리진 않았습니다)과 서빙은 안 좋았습니다. 숙련된 카운터/서빙 점원이 있다면 훨씬 좋아질 것 같습니다.







수색역 건너편 기업은행 건물에 있는 화상 중국집 '청' 입니다.

2013년 3월의 사진을 보니 똑같은 위치 똑같은 색깔의 간판에 '매화' 라고 적혀있네요. 그 이후에 개명하신듯.


외관사진은 없고 1층에 기업은행과 수퍼가 있는 대로변 상가의 2층입니다. 옆에는 꽤 유명한듯한 두루치기집.


2층 입구입니다.


들어가서 왼쪽에 보이는 술 장식장. 홀 전경 사진은 아래쪽에.


3인 일행으로 룸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이런 룸이 홀 왼쪽에도 있고 홀 앞쪽으로도 있습니다. 5~6개 될 듯.



기본세팅. 3인인데 반찬은 2벌.


반찬 한 벌입니다. 짜사이 나오고 김치 나오고.


물은 따뜻한 보리차.


작춘권/짜춘권(4만원)

일반 중국집에는 없고 수색 청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 중 대표격입니다. 멀지 않은 곳에 개업해 요새 핫한 '진진'에도 있지요.


대략 유산슬이 들어간 계란말이 튀김 정도로 보시면 될 듯. 준비가 오래 걸려서 예약 필수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약 있어 만드는 날 넉넉히 만드시고 매상 많이 올려준 테이블에 서비스로도 가끔 나가는 듯.

개성있고 맛있습니다. 확실히 한 번 맛볼만하고, 가격대비라면 판단 보류.


다음 요리 팔보라조 작은 것 (28,000원)

결국 팔보채에 매운 고추를 넣은 요리입니다. 해산물 넉넉하고 양념 적당하고 매콤한 게 좋으면 고추 한 번 씹으면 됩니다.


식사는 짜장면, 이건 2개를 3개로 나눈 것. 양 적지 않고 면발이 유달리 호들호들하네요.


많이 와본 것은 아니지만 나오는 음식마다 기본기 탄탄하고 자극적

이지 않은 솜씨입니다.


나오면서 찍은 홀. 홀은 이정도가 끝이고 구석구석에 룸이 많습니다. 꽤 대형 업소.


요리+짜장2개 (짬뽕 천원 추가) 2인 세트메뉴가 18,000원 (탕수육) ~ 28,000원(유산슬) 이니 가격은 누가 뭐래도 동네 중국집이지만 원한다면 고급 요리도 가능한 좋은 중국집입니다. 1인당 점심 2~3.5만원, 저녁 4~6만원으로 세트도 있고 아마 맞추는 것도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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