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밖에서 해먹은 요리를 올리는..


중국식 조개볶음이 하도 떙겨서 요새 제철의 끝물을 향해 가는 바지락으로 해 본 이야기입니다. 

바지락매운볶음? 매운바지락볶음? 바지락볶이?


바지락은 하룻밤 정도 해감하면 가장 좋은 듯. 해감 다 된 바지락도 파는데 그런건 대체로 선도가 조금씩 떨어지는 경향이. 어디까지나 개인적 경험입니다. 

크기는 너무 작은 놈도 까먹기 귀찮아서 별로지만 너무 큰 놈은 또 살이 무릅니다. 뭐든 적당한 게 좋아요.


백종원 선생에게서 영감을 받아 파기름을. 마침 새로 사온 대파가 있어서 보관하기 어려운 이파리 부분을 활용. 기름은 약간 서양 느낌이 나려면 올리브유도 괜찮고 그냥 식용유도 괜찮습니다.


가장 작은 불로 줄이고 고춧가루를 넣어 고추기름을 냅니다. 파기름 내느라 불을 올렸었다면 확 줄이고 조금 기다렸다 넣어야 합니다. 고춧가루가 갈색으로 타버리면 쓴 맛 나고 망하는 거임.


고추기름이 발긋발긋하게 잘 우러났다 싶으면 불을 확 올리고 동시에 바지락을 넣기 시작합니다. 껍질에 묻은 미끄덩한 것들은 잘 씻고 물기는 미리 털어주는 게 좋겠죠.


이제는 센 불에서 열심히 뒤집어줍니다. 단 너무 세게 뒤집으면 껍질이 깨지기도 하니 주의. 여기서 열심히 뒤집어 주어야 하는 이유는 열기가 골고루 전해지라는 것도 있지만 고추기름+고춧가루가 골고루 묻어야 색깔이 예쁘게 나기 때문 --;;

열심히 뒤집은 결과입니다. 이 요리는 코팅된 냄비나 웍로 했다가는 팬이 걸레가 되니 주의하시길.


뒤집다보면 바지락이 입을 벌리면서 뒤집는 느낌이 달라집니다. 이제 다 입을 열기를 기다리지 말고 적당한 때 옮겨담으면 되는데, 저는 대략 이 정도면 불을 끕니다. 


접시에 담아내고


뭔가 뿌려주면 모양이 더 좋죠. 저는 마침 있던 냉이를 잘 다져서 올렸습니다. 생이나 마른거나 허브를 올리면 또 그 허브의 향이 좋겠죠. 

소금은 해감할 때 빼고는 쓰지 않습니다. 바지락 자체의 국물만으로도 간은 충분. 더 매운 걸 원하시면 고춧가루를 매운 걸 쓰거나 파기름을 내는 과정에서 청양고추/페페론치노/베트남고추/태국고추를 좀 다져 넣으면 됩니다.


맥주안주로도 소주안주로도 배갈안주로도 좋은 바지락매운볶음. 아일레이 위스키랑도 잘 어울릴 듯.

신나게 까먹고 나서,


냄비에 남은 조개국물에는


약간 덜 삶은 스파게티 면을 투입해서


면발이 적당히 국물을 머금도록 볶아주면 고춧가루 봉골레 완성 ㅋㅋ

바지락 볶음이 보기엔 푸짐하지만 입에 들어가는 건 정작 얼마 안 되는 관계로, 이렇게 스파게티까지 해먹으면 든든.


다음 포스팅 부턴 다시 음식점으로 돌아오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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