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처음으로 문래동이란 곳에 가 봅니다.
철공소와 소규모 공장들이 모인 동네 정체성을 드러내주는 조형물.
알고보니 지자체에서도 꽤 신경을 쓰고 있는 동네인 듯.
토요일 저녁인데 군데군데 가게가 열려있고 사람들이 몇 무리 돌아다니는 고즈넉한 분위기입니다. 그나마 이쪽에서 앞쪽으로가 그렇고 사진 뒤쪽은 거의 연 가게가 없습니다.
그 와중에 불빛이 나오는 술집 채윤희. 채윤희는 사장님 성함입니다. 몇 년 전 연희동/연남동 부흥을 이끈 모 이자까야 사장님이셨다고.
2층은 나름 이 동네에서 알아주는 카페인 치포리라고 합니다. 위치는 문래동 우체국 맞은 편 하면 딱입니다.
토요일 밤 9시에 갔는데 대기 2번에 30분을 기다립니다.
깡통테이블이 7개 정도. 사진에 앞치마 두르신 사장님과 한 분 해서 두분이 운영하십니다. 잘 안보이지만 주방 한 켠에 수조도 있습니다.
간단/저렴한 메뉴판.
국산 생맥주를 이렇게 풍성하고 크리미하게 따르는 집은 드뭅니다. 맥주 맛은 시원하기보단 부드러운 편. 탄산가스를 거품으로 많이 돌리는 세팅인 듯.
닭구이 15,000원.
닭의 퍽퍽하지 않은 부위를 은근히 구워서 냅니다. 아무 간도 없는 듯 하지만 오묘하게 배어있는 맛이 특징.
갓 피클 아주 훌륭합니다.
특이하게 닭구이와 갈치속젓을 함께 주심. 여기 갈치속젓 훌륭합니다.
갈치속젓 주신 김에 추가한 돼지갈비 소금구이 2인분 (2만원)
국내산 돼지갈비를 적당한 불에 적당히 구워낸 담백한 맛. 돼지갈비에 담백하단 말을 붙이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정말 담백한 게 사실입니다.
돼지갈비 싸 먹으라고 깻잎과 고추 마늘 주셨습니다.
싸 먹어도 좋지만 그냥 갈치속젓 얹어 먹는 게 전 더 좋더군요. 부위에 따라선 약간 퍽퍽한 느낌도 있는데 갈치속젓을 잘 얹으면 좋아집니다.
조개라면 (5천원) 저는 안 먹어서 맛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음식이 바로바로 안 나와서 꽤 오랜 시간 있었는데.. 피조개 숙회를 서비스로 주십니다. 아이고 감사해라.
독특한 분위기의 동네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정성들인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술집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서빙과 요리 나오는 게 상당히 늦다는 점. 물론 천천히 술을 즐기는 분들에겐 어떨 지 모르지만 테이블이 일곱개 밖에 안 되는 것 치고는 좀 느리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면 사장님이 생맥주 주문 받고 따르느라 꽤 많은 시간을 보내시는데 아예 생맥주를 빼고 병맥주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생맥주도 포기하기 아까울 정도로 맛있긴 합니다.
꼭 이 집 말고도 개성적인 카페와 술집들이 생겨나는 매력적인 동네이니 한 번 걸음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다녀온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래동] 문래돼지불백 - 저렴하고 맛있는 기사식당 분위기 돼지불백집 (0) | 2017.08.16 |
---|---|
[문래동] 올드 문래 - 요즘 뜨는 문래동의 가장 핵심인 카페/펍 (0) | 2017.08.15 |
[시청/태평로] 한국프레스클럽 - 프레스센터 19층에 위치한 전망좋은 식당 (0) | 2017.08.11 |
[속초] 방아다리 막국수 - 속초 엑스포 건너편의 영서식 막국수집 (0) | 2017.08.10 |
[하남] 싱가폴 바쿠테 - 하남 스타필드 신세계 지하 PK 마켓의 바쿠테 (0) | 2017.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