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정확히 입정동에 감자국 잘하는 동원집을 저녁에 방문한 이야기입니다.


7시반 경의 저녁시간인데 자리는 뭐 가득가득합니다. 자리 날 때까지 길진 않지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 이 건물의 2층 3층까지 다 쓰고 있지요.

왼쪽에 보이는 계단이 2,3층으로 가는 계단인데 경사도 급하고 미끄럽고 그래서 좀 위험합니다. 한 번 저기서 국그릇 올린 쟁반을 엎는 걸 본 적 있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정말 소리도 크고..


간판입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감자국집. 아무래도 감자국을 일인당 한 그릇씩 받을 수 있다는 게 외국인들에게도 거부감이 '약간' 덜할 듯.


메뉴. 가격은 비싸지 않지요?

식사류의 감자국 순대국은 뚝배기에 나오고 안주 감자국은 냄비에 나오고.. 술국은 아마도 냄비에 나오는 순대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1층에 자리를 잡은 덕에 주방이 들여다보이네요. 사장님은 계속 고기를 써십니다.


거의 쉴 틈이 없으심. 뚝배기는 저렇게 데우네요.


감자국이 끓고 있는 솥.


이렇게 퍼서 주십니다.


반찬 깔립니다. 사진이 좀 지저분하긴 한데.. 이 집 자체가 깔끔 산뜻과는 거리가 좀 있는지라.


감자국 (7천원) 한 그릇. 일반적으로는 뼈해장국이라고 하는 게 맞겠지요? 

무엇보다 인상깊은 건 색감입니다. 사진에는 잘 표현되지 않았는데 국물의 빨간색이 정말 선명하고 산뜻한 빛깔을 띕니다. 국물도 뼈해장국 하면 생각하는 무겁고 진득한 맛이 아닌 산뜻한 매운맛입니다. 사실 돼지등뼈로 진하고 무거운 국물내는 것보다 이렇게 칼칼한 맛을 내기가 오히려 어렵지요. 들깨가 거의 안 들어간 것도 저는 마음에 들고.. 아마도 분명 좋은 고춧가루를 쓰는 모양입니다. 고기야 뭐 당연히 퍽퍽하지 않게 잘 삶았지요.


이 집 순대국도 훌륭한데.. 저 칼칼한 국물이 좋아서 감자국으로 시켰습니다.


머릿고기 섞어서 소짜 (15,000원)

순대는 전통아바이순대에 비해 조금 평범하지만 머릿고기와 내장은 손색이 없는 동원집입니다. 보이는 것만도 돼지 혀에 암뽕(새끼보)에 간에.. 고기부위는 삶기나 썬 모양이 동원집이 더 나은 듯도 하군요. 저 오소리감투의 두깨와 때깔 보이십니까.


한그릇으로 나오는 뼈해장국 (감자국)으로 따지면 제가 가 본 중엔 가장 잘 하는 집이고 머릿고기도 전통아바이순대 폐업의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줄만합니다. 아드님으로 보이는 분도 열심히 서빙하고 계시던데.. 이 집은 설마 없어지지 않겠죠?

이 동네에는 요새 내공과 개성이 만땅인 술집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런 곳은 다음에 또 들러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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