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치면 네이버 검색에 주르르 나오는 까마귀 식당 (정식 이름을 번역하면 '장님 까마귀' 더군요) 이니 멘자 니 갈 생각은 없고.. 현지인 추천으로 찾아간 레스토랑입니다. 모던 헝가리안 퀴진 정도라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리 모던하진 않았던 Tigris. 호랑이라는 뜻이랍니다. 위치는 다뉴브 강에서도 가깝고 이슈트반 성당에서도 가깝고 한 올드타운 중심가의 이면도로변.

위치가 위치인지라 항상 주차 차량이 많습니다. 외관 사진 제대로 나온 게 별로 없어요.


2009년부터 10년째 미슐랭 추천. 별을 받거나 그런 건 아닌 듯 하고요.


저녁이 되니 만석이 되는 실내. 저 서버 여성분이 저희 테이블 담당해 주셨는데.. 미인이셨는데 사진이 잘 못 나왔네요. 


예약해 둔 테이블에 앉아 입구 리셉션 쪽을 찍어봅니다. 약간 흐리고 가끔 빗방울도 뿌리는 날씨였어요.


메뉴판입니다. 딱 보면 나오지만 푸아그라가 가장 장기인 식당. 헝가리는 프랑스에 이어 전세계 2위의 푸아그라 생산국이고 그래서 거위나 오리의 생산량도 많답니다. 가격이야 당연히 프랑스보다 싼 거고.

9만원짜리 풀 코스 메뉴가 있지만 저희는 단품으로 갑니다. 맨 아래 써 있지만 와인리스트도 나름 이 집의 자랑입니다.


빵. 안 먹어서 맛은 모릅니다. -_-;;


서비스 아뮤즈 부쉬. 뭐였더라..


헝가리 와서 굴라쉬를 한 번도 못 먹어봐서 굴라쉬를 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먹은 게 헝가리에서 먹은 유일한 굴라쉬.

나름 고급식당이라 건더기만 접시에 담아 낸 후 자리에서 수프를 부어줬는데 수프 부은 후에 사진을 찍었네요.


대충 요런 건더기가 들었습니다. 굴라쉬의 풍미를 내는 파프리카 자체가 우리 고추랑 친척인지라 한국 음식과 비슷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맛은 맵지 않은 고추장 찌개 맛? 발효 단계가 없기 때문에 그런 맛도 없습니다.

호기심에서 이거 맵게도 되냐고 하니 엄청 매울 거라며 빻은 물고추 비슷한 걸 조금 주셔서 섞어봤습니다. 농담으로 '죽지 말라'고 하던데 정말 맵긴 맵더군요. 매운 맛을 더하니 발효된 장맛이 없는 차이가 좀 더 확실해집니다.


오늘 페어링은 모두 토카이 글라스로 했습니다. 드라이한 푸르민트도 마시고 좀 더 단 아쑤도 마시고 했는데 사진으로 남긴 것은 이 사모로드니. 아쑤는 100% 귀부포도 (세균으로 말라붙은 포도) 로 만들고 사모로드니는 아쑤와 일반 와인을 섞는다는데 사모로드니 중 좋은 것은 가성비가 아쑤보다 월등하다고 하네요.


태극기 아니고요.. 나름 272 병 중에 고유넘버 92번.


푸아그라 셀렉션 22유로. 이 4가지가 모두 푸아그라입니다.

각각의 조리법으로 나온 푸아그라의 맛도 맛이지만 천상 궁합인 토카이와 만나니 입 안에서 맛이 폭발합니다. 뭐라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핑크' 라고 표현한 정도로 나온 오리 가슴살. 제가 먹어본 오리 중 가장 훌륭한 뀌숑. 


테이블 바로 옆에 줄지어 있는 토카이들. 보통 로컬 주류의 경우 면세점보다 현지 샵이 더 비싼데 헝가리 사람들은 토카이도 해외 나갈때 면세점에서 산다네요. 가지고 들어오는 건 자기 능력 -_-;;


혹시라도 토카이 와인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푸아그러, 혹은 미식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부다페스트에서 꼭 들러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일단 프랑스에 비해 말도 안 되게 저렴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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