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위군 - 망원동 망리단길의 작지만 만만찮은 이자카야
예전 망리단길 모임에서 못 갔던 이자카야 위군에 다녀온 이야기.
정확히 망리단길이 어디를 얘기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재밌는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은 양화대교 북단 남경호텔에서 시작하는 포은로입니다. 이 가게도 포은로에 있지요.
낡은 건물에 비해 천지양꼬치가 워낙에 화려하긴 하지만 거기가 목적지는 아니고.
진 미용실 옆에 있는 작은 가게 입니다.
魏 는 삼국지에 나오는 위 나라의 한자죠. 우리나라 성씨 중에도 저 한자를 쓰는 위 씨가 있습니다. 사장님이 위 씨일 가능성도 당연히 있겠죠?
영업시간. 사장님 혼자 하시는 작은 가게라 딱딱 안 맞을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도 평일 저녁에 왔다가 닫아서 못 들어간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인스타 (@WIGOON)도 있고, 거기에 오늘의 횟감 같은 거 올리시니 참고하고 가셔도 될 듯.
가장 안 쪽으로 4명 겨우 앉을 테이블 자리 있고 나머지는 모두 다찌입니다. 가운데가 긴 ㄷ 자 형태이지만 안쪽으로는 잘 안 앉는 듯 하고 대략 15명 안 쪽만 들어올 수 있는 가게. 아 그리고 5명 이상은 아예 안 받으신다고.
가게가 워낙에 좁아서 덕트에 신경 많이 쓰셨습니다. 가게 규모나 분위기에 비해 화장실이 깨끗한 편인 것도 강점.
메뉴는 오늘의 사시미 + 해물 등 사이드 메뉴들 + 준 레귤러인 수육과 김치 정도로 보시면 될 듯. 생맥주는 없고 희석식 소주 대신 대장부가 있습니다. 위스키도 팔..
사케 일본소주 칵테일 등도 따로 메뉴가 있습니다.
운 좋게 3명이 테이블에 자리잡았습니다. 촛불 멋지고 기물 예쁩니다.
오토시랄까 기본안주인 조림. 대방어인지 참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맛있습니다. 무우도 정말 맛있다능.
오늘의 특별메뉴인 이시가리 = 줄가자미 = 사메가레이 (40,000원). 경상도 지방에서는 죽고 못 사는 세꼬시 횟감이죠.
색깔 영롱합니다. 보통 넓고 길게 세꼬시해서 죽죽 펼쳐 내는데 이 집은 약간 불규칙하게 썰어서 모아 냈습니다.
이시가리 한 10년만에 먹는 것 같은데 고소하고 오돌하고 쫄깃하고 참 좋습니다. 양도 보기보다 많이 주셨..
맥주와 대장부 홀짝거리다 보니 다 먹고 새로 시킨 광어. (36,000원)
이거 아주 걸물이네요. 엔삐라 보시면 아시겠지만 씨알도 굵고 숙성도 좋습니다. 칼솜씨도 이 정도면 훌륭.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광어회입니다.
살집 좋은 광어를 두툼하고 널찍하게 잘 썰어주셨습니다. 한 점 한 점 두께가 일정한 것도 중요하고 한 점 안에서 두께가 일정한 것도 중요한데 그 두가지 모두 만족만족.
광어회 맛집 위군입니다.
어찌어찌 늦게까지 마시고 다른 손님들이 다 빠진 후 (저희가 늦게 가기도 했고 아주 추운 날이었습니다) 라 그런지 방어 가맛살 남은 걸 좀 썰어주셨습니다.
말해 뭣하나요.
재료가 아무래도 많이 남으신 듯. 꼬치고기 = 카마스 구이.
일반 생선과 민물장어의 중간 어딘가에 있는 특이한 맛. 일본에서는 이게 그렇게 고급 식재료라죠.
혼자 하시는 이자카야로서는 거의 최적이자 최고의 조합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러고 며칠 후 또 방문했다지요. 예전에 포스팅한 1식당과 비교해 차이점은 있지만 두 곳 다 훌륭한 게 사실입니다. 망리단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