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맨날 길거리 곱창케밥만 먹고 다닌 건 아니고요. 이스탄불의 동네 중 하나인 니샨타슈에 있는 이스켄데르 1867 이라는 유명한 케밥집에도 다녀왔습니다.

니샨타슈는 이스탄불의 가장 발전된 동네인 신시가 유럽 쪽에서도 고급지고 분위기 좋기로 유명한 동네라고 합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탁심에서는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되고 신시가 유럽의 중심지라 할 베식타슈의 바로 북쪽입니다. 아예 먹고놀자 분위기의 동네는 아니고 주거와 사무실과 가게들이 섞여있는, 도쿄로 치면 다이칸야마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11시 반에 가게에 들어가니 처음으로 맞아주는 온전한 되네르 케밥 덩어리.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되네르 케밥들과는 크기도 포스도 다릅니다. 터키의 왠만한 고기 굽는 요리는 다 케밥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 중에서도 이렇게 수직으로 세워서 돌리는 걸 되네르 케밥이라고 합니다. 고기의 질감도 다른 곳과는 전혀 달라요.


인테리어도 나무랄 데 없고, 이런 홀이 가게에 서너군데쯤 되는 듯. 입구에서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가게가 넓고 현대적입니다.


이 가게의 원조이자 이 음식의 발상지인 부르사는 이스탄불에서 100킬로 정도 떨어진 터키 제 4의 도시로 이 가게의 원조집과 두개의 분점이 부르사에 있습니다. 부르사 밖에 있는 유일한 지점이 바로 이스탄불 니샨타슈의 이 가게. 

홈페이지에 있는 분점들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이스탄불 지점은 2017년에 오픈했다고 하네요.


http://www.iskender.com.tr/iskender-kebap-subeleri.html 


훌륭한 분들이랍니다. https://namu.wiki/w/%EC%9D%B4%EC%8A%A4%EC%BC%84%EB%8D%B0%EB%A5%B4%20%EC%BC%80%EB%B0%A5

간단히 말하자면 되네르 케밥의 일종인 이스켄데르 케밥을 만들어낸 것이 이 가게와 창업주란 말씀.


메뉴는 애피타이저/디저트/음료도 있지만 메인은 매우 단순해서 1인분-곱배기-고기많이-고기많이곱배기라는 마치 하동관스러운 구성. 가격은 이스탄불 물가 치고도 좀 높은 편으로 적어도 만원돈은 합니다. 가격이 가격이라 그런지 차이는 무료, 술은 안 팝니다.


음식 나왔습니다. 얇은 빵위에 토마토소스를 바르고 되네르케밥을 얹은 후 버터소스를 뿌려 요구르트와 함께 나옵니다. 이게 바로 이 가게의 전매특허 (실제로 관련 상표권이 살벌하게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스켄데르. 멀리 올라가면 피자와도 친척관계가 있어보이죠.


빵과 토마토 소스 보이시죠? 그건 그렇고 고기의 질과 구운 솜씨가 장난 아닙니다. 터키 사람들 고기 굽는 거에 목숨 거는 경향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 집은 훌륭한 집이니 말 다 했죠. 이번 터키 여행에서 먹은 가장 훌륭한 한 끼였습니다.


'터키 패스트 푸드' 라는 그네들 표현이 맞긴 하지만 매우 훌륭한 음식입니다. 관광객들이 다니는 곳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이 니샨타슈 동네의 분위기와 이스켄데르는 꼭 경험해 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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